3번째 정상회담 … 서울 자치구도 들썩

2018-09-20 11:17:01 게재

"평화정착 노력 지원" "평화가 경제·복지"

주민들과 감동 공유 … 통일사업에 눈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이 평양에서 3번째 정상회담을 진행, 한반도 평화시대를 공언하면서 박원순 시장을 대표 수행원으로 보낸 서울도 들썩이고 있다. 구청장들은 주민들과 감동을 공유했고 자치구 차원에서 진행 중인 교육 축제 등 평화통일 관련 사업도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김 위원장 만난 박원순 서울시장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평양 옥류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오찬을 마친 뒤 박원순 서울시장과 악수하고 있다. 박 시장은 지자체간 교류로 중앙정부간 교류협력을 지원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평양 = 연합뉴스


"대통령이 '북녘의 동포 여러분, 남녘의 국민 여러분, 해외동포 여러분'이라고 말하는 대목에서 '이제야 우리 한반도와 한민족이 진정으로 하나되는 평화로운 세상이 열리는구나' 싶어 뜨거운 감동이 솟구쳤습니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두 정상이 9.19선언을 한 직후 사회적관계망에 장문의 글을 띄웠다. 그는 "오늘의 감동을 주민들과 함께 하고 (나누고) 싶다"며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정착 노력이 성공할 수 있도록 관악구에서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각오를 새삼 다지고 있다"고 밝혔다.

유동균 마포구청장과 김선갑 광진구청장도 새로운 시대에 대한 기대감을 주민들에 전했다. 유 구청장은 "평화가 경제이자 생명"이라며 "평화보다 앞서는 복지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통일비용보다 대결과 분단비용이 더 크다"며 "73년 분단과 갈등의 역사를 끝내고 평화의 시대,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김 구청장도 "전 세계 앞에서 핵 없는 한반도, 평화의 시대를 공언했다"며 "경제협력 강화와 남북교류 확대를 통한 새로운 공존의 시대를 모색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어렵게 이루어낸 평화의 길인 만큼 한민족 모두 강한 의지와 실천으로 결실을 이루어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단체장들의 높은 기대감만큼 각 자치구에서 진행 중인 평화통일 관련 사업에도 눈길이 쏠린다. 중구는 21일 저녁 남산 팔각정과 봉수대에서 한반도 평화와 국민 통합을 기원하는 남산봉화식을 연다. 평화통일 기원문 낭독, 평화의 타종, 평화의 노래 합창 등이 기다리고 있다. 서양호 중구청장은 "주민들과 함께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의 완전한 평화정착을 소망하는 마음을 담아 횃불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중구는 정상회담 기간 서울 프레스센터가 지역에 위치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설치된 점에 착안, 외신기자들을 통해 중구를 세계에 알리는 노력을 해왔다. 지역에 거주하는 실향민 영상으로 평화와 통일에 대한 바람을 전하는 동시에 동네 소식지 '중구광장'을 영문 특별판으로 제작해 비치했다. 냉면 어복쟁반 만두 등 북한 음식 맛집, 숭례문 남산 남대문시장 등 주요 명소 정보를 담았다.

마포구는 추경예산에 남북교류협력기금 1억원을 편성했다. 정부 협력사업이 재개될 때 구 차원에서도 신속히 기금을 투입, 사업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당장 개성공단이 재가동되면 마포에 전용 매장을 마련하고 북쪽과 교류하는 소상공인 지원을 할 계획이다.

성산동에 위치한 마포중앙도서관에는 남북문화와 평화 관련 특별서가 '평화로 가는 길'도 꾸며졌다. 도서관 4층 자료열람실 일부에 북한과 통일 평화 관련 도서 170권을 비치하고 열람객 대상 강연을 이어가고 있다. 분기별로 만남·재회·하나·함께·미래 등 주제를 바꿔가며 관련된 언론보도와 기록 등을 책과 함께 소개할 계획도 있다.

노원구는 다음달 13일 중계동 등나무근린공원에서 '희망의 화합 대축제'를 연다. 통일을 희망하는 노력을 돌아보고 가족 기관 합창단 주민 등 300여명이 '우리가 만드는 통일' 대합창을 한다. 각종 체험공간에서 얻은 쿠폰을 통일화폐로 바꿔주는 이색 환전소도 마련된다.

동작구는 '부모와 자녀가 함께 하는 세대공감 통일원정대'를 꾸려 29일 경기도 파주 임진각 일대를 방문한다. 평화의 종 타종, 도라전망대 통일염원 깃발제작 등 세대공감교육은 지난 1일에 이어 두 번째다. 구는 10월에는 20일 보라매공원에서 실향민 북한이탈주민 등과 함께 북한음식 만들기 체험을 진행한다. 두부 밥, 인조고기 만두 등 북한음식을 체험할 수 있어 '음식으로 만드는 작은 통일'이라 이름 붙였다.

용산구는 용산공예관에 입주한 한복장인이면서 북쪽 서도소리 이수자인 명창 박정욱 선생을 초청, '용산풍류'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27일 용산아트홀 대극장 미르에서 영변가 해주산염불 개성난봉가 등을 들려주며 서도소리를 그리워하는 실향민과 가족들을 달래고 한반도 평화분위기를 확산시킨다는 취지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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