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수영 이제는 필수다 ③

"수영 등급제로 익사자 줄이고 교육 효율성 높여야"

2018-10-10 14:29:25 게재

입수 횟수·시간만으로 교육이수 판단은 문제

교사 전문성 키우고 정규교육과정으로 도입 필요

세월호 참사 이후 한국사회에 생존수영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대통령, 사회부총리, 시도교육감, 행자부장관까지 나서 생존수영을 강조했다.

충북교육청이 추진한 생존수영교육. 청주시 옥포초등학교 학생들이 조립식 수영장에서 수중사고 대비 훈련을 하고 있다.


초등학교 3~4학년을 '생존수영 의무교육'으로 지정했다. 일부 시도교육청은 1~6학년까지 전 학년 생존수영 의무교육을 추진했다. 교육부는 생존수영 교육 확대에 나섰다. 획일적 교육에서 벗어나 위기상황에 대처능력을 키우는 현장형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2016년 143개 교육지원청(35만명)에서, 2017년은 177개 교육지원청(80만명)으로 확대했다. 올해는 학생 110만명이 생존수영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시도교육청별로 수백억원씩 생존수영 교육비 예산을 세웠다.

사고대비 호흡법을 배우는 학생들.

교육부는 생명을 살리는 공감대를 학교에서 일반국민으로 확산시켜 나가는데 주력하겠다며 시도교육청과 협의에 나섰다. 특히, 이동식 수영장 교육을 수영장이 없는 농산어촌지역 학생들에게 우선 적용하도록 했다.

하지만,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도, 효율성은 떨어진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학교는 아이들을 수영장에 보내기만 하면 끝이다. 교육 내용은 신경 쓰지 않는다. 수영장 강사는 "사고만 안나면 된다. 구명조끼를 입히고 교육하면 안 되는 줄 알지만, 교육청과 학교에서 사고우려 때문에 구명조끼 착용을 강요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에서 생존수영을 강조하다보니, 수영장 입수 횟수와 교육시간으로 생존수영 교육이수 여부를 판단한다. 올해 전국 시도교육청에서 추진한 생존수영 강사로 활동한 이동영(가명. 42. 수영/스쿠버 강사)는 "솔직히 수영장에서 물에 뜨는 연습 몇 번 했다고 생존수영을 이수했다고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실습 서너 번 한 경험으로 현장(강/바다)에서 사고를 당하면 몇 명이나 살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과자봉지 안고 누워 뜨기


전국 대부분 학교는 생존수영으로 총 10시간짜리 운영계획표를 짠다. 2시간은 이론, 나머지는 수영장 실습이다. 물에서 걷기, 누워뜨기, 엎드려 뜨기 등 스스로 물에 뜨는 훈련을 한다. 대략 50%정도가 혼자 물에 뜨고, 나머지는 잡아줘야 뜨거나 허우적거리다 30초도 못 버티고 가라앉는다는 게 수영강사들의 증언이다.

수영장 수영강사들에게만 아이들을 맡기는 것도 문제다. 강이나 호수, 바다의 상황을 잘 모르는 수영강사들보다 현장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스쿠버강사들이 지도하는 생존수영 효과성이 높다는 게 수중전문가와 체육교사들의 주장이다.

실제 내일신문과 (사)대한문화체육교육협회는 7~9월 전국 농산어촌과 관심지역 생존수영 교육장을 찾아다니며 생존수영 효율성을 조사했다. 충북지역 한 초등학교 체육담당 교사는 "10시간으로는 부족하다. 아이들이 물에 대해 관심을 갖고 적응력이 생길 때쯤 교육이 끝난다"며 "가까운 곳에 지속적인 생존훈련을 할 수 있는 종합시설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물병안고 뜨기

◆익사 원인 파악하고 예방대책 세워야= 선진국의 경우 학생들의 재능에 따라 '자가 생존법→영법교육→ 타인구조'까지 이어지는 교육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타인구조가 가능한 단계까지 교육과정을 운영하는데, 이수하지 못하면 졸업을 할 수 없도록 한 학교도 있다. 스쿠버의 경우 14세부터 자격증을 따면 입수가 가능해 등급제 운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스킨스쿠버 강사들은 "어린이 청소년 '안전요원 제도'를 통해 익사자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미 독일, 영국, 프랑스, 호주 등은 수영 등급제를 실시하고 있다.

생존수영이 효율성이 떨어지는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전국 공통 매뉴얼이 없다는 것이다. 장동립 (사)대한문화체육교육협회장은 "학교 뿐 아니라, 일반성인과 공공기관 등에 배포하고 공유할 동영상이나 매뉴얼이 없다"며 생존수영 공통 매뉴얼 제작·보급에 나서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충북교육청의 경우 학부모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면서 학부모 스스로 '내 아이가 익사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지도'하는데 자신감을 얻었다"며 학부모 생존수영 필요성을 강조했다. 생존수영을 학생뿐 아니라, 평생교육의 개념으로 설정하고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실제 강이나 호수에서 익사하는 성인들의 수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도 충북을 비롯한 강원 전남 등 내륙지역 강에서 '다슬기채취'와 낚시 사망자가 속출했다. 소득자원으로 물고기나 다슬기 등 내수면 자원 사업이 늘어나면서 익사사고로 이어지고 있다. 다슬기를 잡는 연령층은 대부분 노인들이다. 갈수기 때 강바닥에서 자갈 등 골재를 채취하고 그대로 방치해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게 물에뜨는 양탄자


◆ 생존수영 체험훈련장 신설 시급= 충북의 경우 전국 광역단체 중에서 유일하게 바다가 없다. 해양스포츠를 하려면 서해나 동해까지 가야 하는데 시간상 무리라는 게 학교장들의 하소연이다. 따라서, 파도 조류 기온 등을 고려한 '생존수영 종합체험장'을 충북지역에 설치해야 한다는 게 지역 교사와 학부모들의 주문이다.

최근 5년 동안 익사(溺死)로 목숨을 잃은 국민은 3133명이나 된다. 연 평균 620여명이 넘는 숫자다.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침몰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은 익사자 숫자에 잡히지 않았다. 선박사고로 분류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생존수영을 평생교육 개념으로 설정하고 전문 교육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남부호 교육부 교육과정 정책관은 "생존수영교육 활성화를 위해 정규교육과정(체육, 창의적체험활동)안에 수영실기교육 10시간 이상을 편성·운영하도록 시도교육청과 협의해 나가겠다"며 "학생 청소년들의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도록 올바른 긴급구조 방법, 지형지물을 활용한 구조법 등을 몸에 익힐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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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장동립 (사)대한문화체육교육협회장] "생존수영, 학생 넘어 평생교육 개념으로"

전호성 기자 hsje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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