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중견-대기업 리모델링 대결

2018-10-22 11:05:39 게재

2020년 41조5천억원 시장 전망

한샘 퍼시스 대림바스 활발

현대백·LG하우시스 본격화

국내 인테리어·리모델링시장을 놓고 중소·중견기업과 대기업간 대결이 치열해지고 있다.

성장정체에 빠진 가구업계는 인테리어·리모델링시장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적극 투자했다. 시장이 확대되자 현대백화점 유진그룹 신세계 등 대기업들이 앞다퉈 뛰어들었다. 중소중견기업이 만든 시장을 대기업이 먹으려고 덤비는 모양새다.
홈인테리어·리모델링시장에 대기업이 뛰어들면서 시장을 주도하던 중소·중견기업과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한샘디자인파크용산의 건자재 샘플존. 사진 한샘 제공


22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인테리어·리모델링시장은 지난해 28조4000억원에서 2020년 41조5000억원으로 크게 성장할 전망이다. 지난해 기준 건축한 지 20년이 넘은 노후주택은 797만호로 파악되고 있다. 여기에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리모델링시장 수요를 더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홈쇼핑에서도 리모델링 서비스상품이 성황리에 판매될 정도다.

2008년 시작한 한샘의 리모델링사업은 전체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2013년 1455억원이던 매출은 2016년 한샘리하우스로 사업부를 변경해 공격적으로 사업확장에 나서면서 3623억원으로 훌쩍 뛰었다. 지난해는 4112억원으로 전체 매출 2조원을 달성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한샘은 리모델링 패키지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패키지사업은 가구뿐만 아니라 욕실 창호 바닥재 등 공간디자인과 시공을 한번에 해결하는 서비스다. 이를위해 가구 생활용품 중심의 '한샘플래그샵'에 리모델링 전시가 추가된 '한샘디자인파크'로 전환하고 있다. 기존 리모델링 제휴점을 대리점으로 전환해 시공품질과 서비스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한샘의 지난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줄었지만 지난 3달간 한샘이 판매한 리모델링 패키지상품은 월평균 200세트로 지난 상반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에넥스 퍼시스 등 가구업체들도 한샘 뒤를 이어 인테리어·리모델링사업에 진입했다.

퍼시스는 사무실 리모델링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 '오피스 컨설턴트'(OC) 신규채용을 작년보다 3배 늘렸다. OC들이 사무공간에 쓰일 가구들을 추천하고, 디자이너들과 협업해 리모델링 설계를 진행한다. 대부분 업체들이 홈 리모델링에 주목할 때 사무실 리모델링시장을 선점하려는 전략이다.

에넥스도 맞춤 주방인테리어서비스 '키친 팔레트 시리즈'에 이어 아파트 리모델링시장에 도전할 계획이다.

최근 욕실기업 대림바스도 올 2월 홈인테리어 브랜드 '대림 디움'을 출시했다. 욕실전문기업으로 쌓은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부분 경쟁력과 유통망, 시공 전문성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시장이 커지자 대기업들이 뛰어들었다. 건자재업체들도 수익성이 하락하자 새로운 돌파구로 노후주택 리모델링과 인테리어시장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5일 종합건자재기업인 한화L&C를 3680억원에 인수했다. 이번 인수로 현대백화점그룹은 창호 바닥재 인조대리석 등 건자재 사업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게 됐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리빙·인테리어 부문을 유통 및 패션 부문과 더불어 그룹의 3대 핵심사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LG하우시스도 브랜드 '지인'을 앞세워 재건축 및 리모델링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KCC도 서울 서초동 본사를 비롯해 전국 11곳에 홈씨씨인테리어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유진그룹은 2년전 인테리어앤리모델링 브랜드 '유진홈데이'를 출시했다.

한샘 관계자는 "리모델링사업은 주택매매거래 감소라는 현재 시장상황에 구애받지 않고 안정적인 수요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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