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듐 가격, 최대치 경신 이어져
23일 국내 원자재시장 분석기관 코리아피디에스에 따르면 이달 17일(현지시간), 중국 기준 바나듐 펜톡시드 플레이크 98% 가격은 전일 대비 1만2000위안 상승한 톤당 46만1500위안을 기록하며 21일 연속 상승했다. 역대 최고치 경신 행진이다. 같은 날 로테르담 바나듐 펜톡시드 98% min (High) 가격은 19일 연속 상승하면서 0.3달러(1.18%) 상승한 lb 오산화바나듐(V2O5)당 25.8달러를 기록했다.
최은지 코리아피디에스 책임연구원은 바나듐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먼저 중국의 건축용 철근 기준 강도가 상향된 점을 꼽았다. 바나듐은 강철에 소량(전체 중 평균 0.5% 미만) 들어가 강도를 높이는 데 쓰인다.
최 연구원은 오산화바나듐 플레이크 가격 상승 랠리는 제품의 강도를 높이는 데 쓰이는 합금철인 페로 바나듐 가격 급등이 선행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중국 페로 바나듐 가격은 지난 8월 10일 이후 2개월 남짓 동안 단 하루도 하락한 적 없이 보합 및 상승세가 유지되어 왔다. 유럽에서도 페로 바나듐 가격은 지난주 13년 만에 최고치인 118달러를 넘어섰다.
최 연구원은 "중국은 고강도 철근 사용 기준 강화로 인해 연간 1만톤 가량의 추가 수요 확대가 이뤄질 것으로 추정된다"며 "중국에서의 신규 철근 기준에 부합하는 시장 성장세는 2005년 이후 10년간의 추세에 비춰 볼 때, 향후 10년간 30% 이상의 중국 바나듐 수요 확대를 이끌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전체 바나듐 수요의 91%가 철강 산업에 투입되기에 향후 조강 생산량 증가세가 꾸준히 유지될 것이라는 장기 전망이 나온다. 중국은 올해 11월부터 지진에 따른 건축물 피해를 막기 위해 신축 건물의 표준 철근강도를 높일 예정이다.
가격 급등세의 두 번째 원인은 에너지 저장 기술 발달에 따른 수요 확대다. 바나듐 레독스 흐름 전지(VRFB)는 용량 손실 없이 15년 이상 수명과 불연성을 지니고 있다. VRFB의 전해액은 대부분 물로 이루어져 있고, 상온에서 작동하기에 화재나 폭발 염려가 없어 안전하다. 또 동시에 충전 및 방전을 할 수 있어 전기 그리드에 연결될 때 태양 및 바람과 같은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으로부터 대규모 저장에 매우 적합하다는 특징이 있다. 다만 이런 우수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바나듐 생산지가 4개 국가에 한정되어 분포하고 있고, 그 양이 매우 제한적이다.
최 연구원은 "세계 곳곳에서 앞 다투어 마천루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지진, 해일 등과 같은 자연 재해가 속출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강도 철근재의 필요성은 물론 이산화탄소 저감과 에너지 이용 효율 향상에 큰 기여할 수 있는 에너지 저장 기술의 발전은 향후에도 지속될 수밖에 없다"며 "보다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소재 및 기술이 연구 개발되어 상용화 단계에 들어서기 전까지 장기적인 바나듐 가격의 상승세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