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시간 우려낸 돼지사골 국밥, 전통시장 활성화 기여

2018-12-20 11:47:47 게재

대구 두류돼표국밥

담백한 국물 인기

돼지국밥은 서민들이 즐겨찾는 음식이다. 돼지국밥은 한국전쟁으로 먹을 것이 부족한 피난민들이 미군부대에서 나온 돼지뼈로 우려낸 육수에 밥을 넣어 먹으면서 시작됐다는 슬픈 사연을 가지고 있다.

전국 어느 지역이나 유명한 돼지국밥 식당이 있다. 막창과 매운갈비찜이 대표 음식인 대구지역에서도 최근 맛집으로 떠오른 국밥집이 있다.
두류돼표국밥 이대겸 대표가 20시간 우려낸 돼지사골로 만든 국밥을 자랑하고 있다. 사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제공

바로 '두류돼표국밥'이다. 두류돼지국밥은 20시간 우려낸 담백한 사골국물이 일품이다. 대구 달서구에 위치한 두류종합시장내 청년몰 '두유청춘'에 입점해 있다.

지난해 5월 문을 연 청년몰에는 두류돼표국밥 이외에도 정통 수제 돈까스를 판매하는 '민영이네돈까스' 합리적인 가격과 맛으로 승부하는 닭 요리점 '고운화' 고급 로브스터를 대중화 한 '대구바닷가재' 등 네곳의 음식점이 성업 중이다.

두류돼표국밥은 37세 청년 이대겸 대표가 창업했다. 이 대표는 건강한 국밥을 만들고자 노력한 끝에 콜레스테롤을 잡아줘 혈관을 깨끗하게 해주고 면역력을 키워주는 표고버섯과 돼지고기 궁합을 생각해 냈다. 이 대표는 "실제 만들어 먹어보니 표고버섯 향과 사골의 어울림이 좋았다"고 19일 밝혔다.

최근 청년창업이 늘어나는 추세지만 돼지국밥은 쉽게 선택할 창업아이템은 아니다. 어머니의 등뼈해장국은 이 대표의 돼지국밥 창업으로 이어졌다.

이 대표 모친은 시장에서 등뼈 해장국 식당을 운영했다. 어느날 저녁으로 모친이 만들어 준 해장국을 먹으면서 '등뼈를 발라 먹는 불편을 없애고 국물 맛에 바로 고기를 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은 곧 행동으로 이어졌고, 끊임없는 노력을 더했다. 처음에는 빨간 국물의 '돼표 해장국밥'으로 시작했다. 이후 이 대표의 연구로 하얀 국물의 '돼표 사골국밥'이 나왔다.

지금은 돼표국밥의 메인메뉴가 된 사골국밥. 담백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잡내를 잡기 위해 된장 양파와 같은 부재료를 쓸법하지만, 이곳의 국물은 오로지 돼지사골과 등뼈로만 맛을 낸다.

비결은 정성이다. 12시간을 물에 담가 피를 빼고, 더 확실하게 핏물을 제거하기 위해 끓는 물에 한 번 더 데쳐 꼬박 8시간 고아 만든단다. 특히 재료 구입부터 손질, 만들기까지 모두 이 대표가 직접 만드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비록 소소한 국밥 한그릇을 만들지만 국밥 한그릇에 그의 생각과 표현, 삶의 방식이 다 들어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제대로 된 국밥을 만들 줄 아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대표는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스스로 노력하는 게 제일 중요하고, 작은 것 하나에도 정성을 다하는 것이 성공비결"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전통시장 청년상인 육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전통시장 활력 제고 및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다. 전통시장 내 공간을 확보해 개별창업을 지원하는 사업과 20개 이상의 청년점포를 지원하는 청년몰 조성사업으로 나눠 진행하고 있다.

2015년부터 시작된 전통시장 청년상인 육성사업은 2018년 7월 말 기준으로 전통시장 71곳에 773명의 청년상인을 배출했다. 독특한 양식과 먹거리, 볼거리 등이 장점인 청년상인들은 전통시장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2월 26일까지 청년몰 지원사업 추가 공고를 진행 중에 있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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