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읽는 경제│부동산공화국 경제사
'불로소득 지향사회'로 전락한 대한민국
뭔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온 나라가 부동산 광풍에 휩싸이고 모든 국민이 부동산으로 '대박'을 노리는 사회라니. 어른들은 상대적 박탈감과 불안 속에 떨고 있고, 새 희망을 꿈꿔야 할 우리 아이들은 조물주보다 더 높은 자리에 있는 건물주를 동경한다. 평등지권 사회에서 불로소득 지향사회로 전락한 대한민국의 민낯이다.
지난 27년간 꾸준히 토지정의를 설파해 온 이 책의 저자 전강수 교수는 과거 박정희 정권의 무분별한 도시개발이 국민들 마음속에 부동산 불패신화와 강남을 부러워하는 몹쓸 탐심을 심어놓았다고 진단했다.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투기 광풍, 날로 심해지는 불평등과 양극화, 땅값 상승이 초래하는 기업의 투자 부진, 가계부채 누적에 따른 내수 부진 등은 한국경제 저성장의 근본원인이 됐다.
이 책은 1945년 해방 이후 농지개혁으로 '평등지권'(모든 사회 구성원이 토지에 대해 평등한 권리를 가짐)을 이뤄 토지 분배가 가장 평등한 나라에 속했던 한국이 어쩌다 불로소득 지향 사회, 부동산공화국으로 전락했는지 역사적으로 살펴본다.
해방 후 실시했던 대한민국의 농지개혁은 토지 자체를 균등하게 분배해서 일시적으로나마 평등지권 사회를 구현한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당시 농지개혁은 자녀들의 교육 투자로 이어졌고 역사상 유례없는 경제성장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도시 토지와 임야 등이 개혁 대상에서 빠졌고, 토지 소유의 불평등을 방지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지 못했다. 그런 상태에서 공업화와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돼 토지 문제의 중심은 농지에서 도시 토지로 옮아갔고, 1960년대 후반부터 무분별한 부동산 개발이 이루어졌다. 이런 가운데에 박정희 정권이 밀어붙인 무분별한 강남개발이 부동산 공화국의 문을 여는데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저자는 부동산공화국을 해체하기 위해서는 부동산에 대한 근본 철학부터 재정립해야한다며 부동산 불로소득을 차단하고 환수하는 일이 급선무라고 강조한다. 또 '촛불민심'을 등에 업고 출발한 문재인 정부가 반드시 성공하기 위해 취해야 할 구체적인 정책 제안까지 담았다. 지지부진한 개혁에 점차 민심이반이 일어나고 있는 이때가 마지막 기회일지 모른다는 간절한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