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간 경쟁 통해 모험자본 공급 확대"

2019-04-18 11:39:25 게재

금융투자업계·학계 곳곳에서 대체거래소 설립 요구

플랫폼 개발 완료 … 상반기 중 컨소시엄 구성 계획

대체거래소(ATS) 설립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대체거래소 시스템 개발도 완료됐다. 올 상반기 중에는 금융투자회사, 금융 IT 전문기업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만들어질 계획이다. 금융투자업계와 학계, 금융당국 관계자들은 거래소간 경쟁을 통해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유럽 주식 40%, ATS에서 = 한국증권학회가 17일 개최한 '2019 자본시장 정책과제' 세미나에서 박정훈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정책관은 "올해 자본시장정책 방향은 △모험자본 공급저변 확대 △금융투자산업 혁신촉진 △자본시장 신뢰성 및 투명성 제고 △자본시장 리스크 상시점검 대응체계 마련 등"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모험자본 공급확대를 위해서는 기업의 자금조달 규제를 완화하고 코넥스·코스닥 시장 활성화, IPO·인수제도 개선, 사모펀드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대체거래소 설립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대체거래소는 기업의 상장 기능은 없고 매매 계약에 특화된 거래소다. 미국과 유럽 등은 이미 복수의 ATS를 운영하며 자본시장 거래를 분산시켜 왔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의 경우 전체 주식거래의 40% 가까이 ATS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강경훈 동국대학교 교수는 "한국거래소의 민영화 및 거래소 간 경쟁을 통한 모험자본 공급저변 확대의 필요성이 공론화되고 있다"며 "그런데 금융위원회 발표에서는 이 사항이 언급도 안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거래소 주도의 IPO 시장의 자율성과 책임성 미흡하다고 평가하면서 대체거래시스템 도입을 통한 거래소 경쟁도입을 자꾸 미루는 것은 문제라는 비판이다. 강 교수는 "해외 거래소 경쟁 사례 및 효과에 대한 검토 필요하다"며 "대체거래시스템의 역할도 정립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인형 자본시장연구원 부원장은 증권거래세가 인하되는 시점이 대체거래소 시스템 도입의 적절한 타이밍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원장은 "거래세 인하에 따른 여러 가지 거래행태 변화가 예상되고 궁극적으로 거래세가 없어지면 시장조성자도 확대되고 다양한 매매행태가 나타날 것"이라며 "이에 맞는 다양한 주문 서비스를 맞춰줄 수 있는 거래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거래소에 경쟁 구조를 도입해 시장 환경에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자본시장에 의미있는 변화로 작용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차별화된 주문서비스 제공 = 증권가 전문가들은 "대체거래소가 도입되면 거래 관련 비용이 낮아지고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질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대체거래소의 국내 도입은 매매체결 시설 간 경쟁을 통해 자본시장의 질적 도약을 이룰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ATS의 취급 상품을 ETF 등으로 폭넓게 인정하고, 정규 거래 시간보다 확대된 거래 시간을 통해 다양한 거래 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고, 차별화된 주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남 자본시장실장은 "대체거래소 설립의 법적근거가 만들어진지 6년이나 지난 지금까지 단 1개도 설립되지 않은 점은 국제적 흐름과 동떨어진 면이 있다"며 "늦은 면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매매체결 서비스의 경쟁을 통한 자본시장의 질적 도약을 도모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대체거래소는 지난 2013년 법 개정으로 설립이 가능해졌다. 2016년에는 ATS 거래량 한도를 시장 전체는 15%까지, 개별 종목은 30%까지 세 배씩 확대하는 등 거래량 제한을 완화하도 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하나의 ATS도 설립되지 못했다. 수차례 대체거래소 설립추진이 있었지만 부산 시민 단체 등의 강력한 반발로 매번 보류되어 왔다.

지금도 부산지역 시민단체들의 반대는 여전하다. 당장 대체거래소가 등장하면 본사를 부산에 둔 한국거래소 수익이 크게 줄어들고 이는 부산금융중심지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부산 경제살리기 시민연대는 지난달 성명을 내고 "한국거래소는 각종 규제로 묶여있는데 대체거래소에는 자율을 보장하면 불공정 게임이 될 수밖에 없다"며 "대체거래소 설립 시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대체거래소 시스템 개발 = 한편 홈트레이딩시스템(HTS) 개발 업체 네오프레임은 지난 11일 대체거래소 플랫폼 개발을 완료했다며 상반기 중 대체거래소 설립을 위한 컨소시엄 구성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네오프레임은 증권사 및 금융투자사, 금융IT전문기업 및 언론사 등으로 구성된 자본금 200억원 규모의 컨소시엄 구성을 완료하고, 하반기 중 예비인가 취득을 통해 대체거래소 시범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김성룡 네오프레임 대표이사는 "현재 네오프레임이 개발 완료한 대체거래소 시스템은 현 한국거래소와 동일한 구조로 개발돼 주식 거래에 필요한 모든 기능을 수행할 수 있으며, 자체적인 시스템 단순화와 유연화를 통해 처리속도까지 효율적으로 개선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구상중인 대체거래소는 사용자들에게 기존 대비 수수료 절감 효과를 비롯해 초고속 대량 주문용 API 제공 등 매매 기능 등을 제공해 기존 거래소와 차별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이사는 "이미 미국과 유럽 등의 해외 선진 시장에서는 대체거래소의 시장 점유율이 40%를 넘어서고 있다"며 "대체거래소가 도입되면 주식시장의 발전에 큰 반향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는 지난해 하반기 6개 대형 증권사와 함께 '자본시장혁신과제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한 후 대체거래소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TF에 참여한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미래에셋대우, 키움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이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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