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홍길 축산관련단체협의회장
"축산바로알리기에 자조금 사용 확대"
대체육시장 한계 있어
국내 26개 축산관련 단체들이 모인 '축산관련단체협의회'는 지난달 26일 이와 같은 성명서를 발표하고, 요구사항이 이행되지 않으면 단체행동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김홍길 (58)회장이 만장일치로 신임 회장에 선출된 후 하루만에 발표한 조치였다. 실용화재단이 농촌현장창업보육집담회를 열면서 황 윤 영화감독을 강사로 초청한 데 대한 대응이었다. 축단협에 따르면 황 감독은 3월 14일 열린 집담회에서 축산업을 비판하는 것을 넘어 지구상에서 사라져야 하는 암적인 산업이라며 축산업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을 부추길 수 있는 강연을 했다.
지난 15일 서울 서초구 제2축산회관에서 만난 김 회장은 "우리는 채식주의자나 비건(엄격한 채식주의자)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각자 판단할 문제이기 때문"이라며 "축산업을 육성·보호해야 할 곳에서 편협한 강의를 진행한 것에 대해 강하게 항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실용화재단은 축단협에 사과의 뜻을 전했다. 김 회장과 축단협 임원들은 최근 실용화재단에서 황 감독 및 동물복지단체 대표들과 만나 황 감독 발언에 대해 강하게 이의를 제기하고 재발방지도 요구했다.
김 회장은 "축산업은 2017년 기준 생산액이 20조1000억원으로 농업생산액(48조1000억원)의 41.7%를 차지하고 있다"며 "사료, 동물약품, 육가공 등 전후방 산업규모가 58조원에 달하고 축산·수의분야 대학 교수, 연구진까지 56만명이 종사하는 큰 산업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축산업계 책임도 강조했다. 악취 등 축산환경에 대해 부정적인 국민여론을 없애려면 농가에서 지속적으로 사육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도축장도 축산선진국처럼 깨끗하게 관리해야 한다"며 "정부가 축산업을 규제하려면 농가와 축산계의 노력을 지원하면서 병행해야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축산바로알리기운동도 축산학계를 넘어 보건·의료전문가와 소비자단체 등이 함께 할 수 있도록 축산자조금 등을 사용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국내 축산업을 밑둥치부터 흔들 것이란 일부 전망도 나오는 대체육(식물성 원료 등으로 만든 고기)에 대해선 느긋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걱정도 되지만 식물 등으로 만든 '가짜고기'가 '진짜고기'를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축단협은 오는 9월까지 미허가축사를 26개 관련법에 맞게 적법화하는 과정에서 농가가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정부는 대상 농가 중 일부를 제외하고는 적법화 작업을 마무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지만 축단협은 현행 제도 아래에서는 절반 이상이 불법으로 내몰릴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김 회장은 "법에 맞게 축사를 고치겠다고 해도 불합리한 제도를 풀지 않으면 어렵다"며 "대책을 세워달라고 국회 청와대 등에 건의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