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생활실험 '리빙랩 길잡이'

생활문제, 당사자·전문가·공공 함께 해결

2019-04-23 11:13:08 게재

지역악취 안전장비 등 골칫거리 해결방법 제시

다양한 한국 사회문제를 함께 연구 논의하고 해결하는 방법을 담은 '리빙랩 길잡이'가 나왔다.

리빙랩은 '열린 생활 실험'이라는 의미로, 시민 기업 단체들이 직접 자신의 문제를 찾고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공공이 지원하는 등 협력으로 문제 해결을 시도한다.

# 대전 대덕구 오정농수산물도매시장. 2000여명 상인의 생활터전으로 대전과 충청의 큰 물동량을 자랑한다. 하지만 시장이 큰 만큼 소음과 악취 등 불편과 민원도 빗발쳤다.

대전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리빙랩시범사업을 시도했다. 사업은 2017년 7월부터 11월까지 5개월 동안 대전대 산학협력단과 현동조합 세상속의 과학이 함께 수행했다.

먼저 연구팀은 상인, 시설관리그릅, 시장 이용자 등을 직접 만나 문제점을 확인하고 악취문제를 해결하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시장 내부 쓰레기에 대한 종량제 분리수거를 시행, 폐기농수산물 발효기를 시범 도입, 소규모 저온저장고 시설을 착공, 무료 주차시간 시간 연장 등 변화가 일어났다. 초기에 반발했던 구성원들도 점차 공감대를 형성해 자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고양시 고양초등학교는 비정형화된 도로와 소규모 상업지역이 밀집된 원도심 지역으로 교통 사고율이 높았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양초등학교 학부모회를 중심으로 위험지역을 파악하고, 총5회 이상 주민참여 워크샵을 통해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모았다.

이후 학교 주변 보행로에 스마트 안전 시설물을 설치해 과속 경고, 음성 알림 등으로 차량 감속을 유도하고 스마트 앱을 통해 차량의 접근 정보를 화면에 드러나게 해 학생들의 교통사고를 방지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차량 통과 속도는 평균 약 30% 줄어들었고 92% 지역민이 만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자 입장에서 이용자의 의견과 욕구를 충분히 확인하고 그들의 참여 속에서 전문적인 실험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들이 담겨있다.

이런 리빙랩 방식을 치안현장의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하기 위한 시작도 진행되고 있다. '폴리스랩'사업은 치안현장의 문제를 과학기술과 ICT를 기반으로 해결하고 실증하는 문제해결형 연구개발 사업으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100억원 사업비를 들여 시행된다. 경찰용 소형드론이나 치매노인·미아 신원확인시스템도 개발된다.

또 위급한 재난 현장에서 소방관들과 국민의 안전을 보장할 실용적인 장비 개발에도 리빙랩방식은 도입되고 있다.

개발한 기술제품 서비스를 최종적으로 사용하는 현장대원들의 설문조사 등을 통해 여론수렴부터 개발과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참여하고 있다.

성지은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박사는 "다양한 사회문제를 당사자와 전문가가 머리를 맞대고 기업이나 공공의 참여로 해결하는 새로운 도구인 리빙랩의 확산을 위해 가이드라인을 냈다"며 "직면하고 있는 고령사회문제를 리빙랩으로 해결해 보자고 정책연구자, 공무원, 현장활동가 그리고 시민들에게 제안한다"고 말했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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