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차별 폭행당한 베트남 아내 비극 없도록”

2019-07-16 11:04:09 게재

결혼이주여성들의 눈물

출입국관리법 개정 · 차별금지법 제정 등 요구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이 남편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한 사건과 관련해 이주여성 인권단체들이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관련법 개정과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이주여성 인권 보장하라"│15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열린 '이주여성의 권리 보장과 인종차별을 포괄하는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한국 이주여성연합회,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등 인권단체들은 이날 오후 경기도 과천시 정부 과천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행 출입국관리법의 개정과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했다.

단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최근 남편으로부터 무차별 폭행을 당해 사회적 분노를 야기한 베트남 이주여성의 비극은 우리 사회가 이주여성 국내 유입 초기에 비교해 나아진 것이 없음을 보여준다"며 "수많은 이주여성이 폭력 속에서 결혼생활을 견디다 못해 자살하거나 남편에게 살해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주 여성들이 이런 폭력에 자주 노출되는 이유는 가족 결합권뿐만 아니라 가족 초청까지 어렵게 만드는 출입국관리법 때문"이라며 "결혼 이주민들의 가족이 자유롭게 한국을 방문, 머물기 쉬운 환경을 조성한다면 불평등한 관계가 개선될 여지가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이주여성들은 일부 한국인 배우자들이 체류연장 동의 등을 악용해 폭행 등 가정폭력을 일삼는 현실을 증언했다.

원옥금 재한 베트남교민회 회장은 "(베트남 여성 폭행) 사건의 원인이 한국인 남편에게 종속될 수밖에 없는 법 때문”이라면서 "신원보증제는 폐지됐지만 출입국사무소에서는 배우자 동의를 받아야만 체류연장을 해준다"고 지적했다. 그 외에도 가정폭력을 신고해도 소홀하게 취급되는 경우가 많다거나, 언어장벽 등으로 폭행 증거를 제대로 제출하지 못하는 등의 애로점도 언급됐다.

이들 단체들은 소수에 대한 차별적 인식이 이주여성에 대한 박해를 정당화하고 있다며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제정도 촉구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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