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량수입 파우치(2차전지 핵심부품) 국산화 성공

2019-07-31 11:51:39 게재

산학공동연구 법인회사 ㈜탑앤씨 … 중국·한국업체 샘플테스트 통과

일본으로부터 전량 수입에 의존해온 2차전지(배터리) 핵심부품을 국산화한 기업이 있어 관심이다.

2차전지 핵심부품·소재는 일본의 추가 경제도발시 타깃으로 예상되는 품목이다.
탑앤씨 연구원이 파우치생산용 장비를 점검하는 모습. 사진 (주)탑앤씨 제공


산학공동연구 법인회사인 ㈜탑앤씨는 2차전지 핵심부품인 파우치필름 개발에 성공, 중국 배터리업체 6곳과 한국 배터리업체 1곳의 샘플 검증테스트를 통과했다고 31일 밝혔다. 중국 F사와는 상호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M사·H사와는 기밀유지협약(NDA)을 체결했다.

파우치필름은 배터리 내부에서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재료를 감싸주는 알루미늄·플라스틱 복합소재다.

기존 리튬2차전지는 원통형 또는 각형으로 액체상태의 전해액을 사용한다. 수급이 용이하고, 내구성이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전해액 누액에 따라 배터리가 손상되거나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 2018년 3월 전기자동차 테슬라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충돌사고 후 차량폭발로 운전자가 사망한 사건이 있었는데 이 차량은 원통형 배터리를 장착했다.

김동수 탑앤씨 대표는 "반면 리튬이온폴리머전지는 파우치형으로 고분자 전해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형태가 겔이나 졸상태로 존재한다"며 "따라서 전해액 누액발생이 없고, 큰 충격을 받아도 폭발하지 않고 찢어지기 때문에 2차 사고(사망)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현대기아차를 비롯, GM 르노 포드 볼보 폭스바겐 닛산 등이 전기차에 파우치형 배터리를 적용하고 있다.

현재 파우치필름의 대표기업인 일본 DNP는 압출적층방식을 적용해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지만 공정이 복잡하고 제조비용이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탑앤씨는 이러한 제조공정을 개선하고 소재와 공정기술을 개발해 DNP에 버금가는 고품질 제품을 생산할 뿐만 아니라 제조비용도 낮췄다.

탑앤씨가 개발한 공정기술은 그라비어 코터를 적용한 것으로, 신문찍는 인쇄기계와 같이 오목인쇄방식을 택했다. 오목하기 때문에 코딩두께와 표면거칠기가 균일하다는 장점이 있다.

국가공인시험기관인 인쇄전자기술지원센터 물성 평가결과 접착강도(알루미늄박/폴리올레핀)와 열융창강도, 성형성에서 일본 DNP제품보다 뛰어난 것으로 인증받기도 했다.

탑앤씨 파우치필름의 또다른 장점은 7개 핵심소재(나일론 알루미늄 우레탄접착제 올레핀접착제 시피피필름 유무기표면처리제 표면처리제) 모두 국산제품만 사용한다는 점이다. 최근과 같은 외부상황에 흔들리지 않는 구조다.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전세계 파우치형필름 시장규모는 2018년 3조원에서 2020년 6조원 규모로 급증할 전망이다. 현재 일본 DNP와 쇼와덴코, 중국 신륜과기 등 3개사가 세계시장의 약 90%를 점유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일본 DNP와 쇼와덴코 제품을 전량 수입한다.

김동수 대표는 "탑앤씨는 파우치필름 관련 특허 20건과 국내외 학술지에 논문 10편을 출판한데 이어 중국업체와 계약을 체결해 공급 준비 중"이라며 "국내 양산시설 구축을 위해 투자유치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탑앤씨는 파우치필름 용도를 기능성 필름, 포장재 및 생산장비 등으로 확대하고, 글로벌시장 진출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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