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산업, 기업중심 재편될 수 있어"

2019-08-07 10:51:17 게재

GS&J분석

한우산업이 기업중심의 육계산업처럼 변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국내 대표적 농업·농촌경제연구소 GS&J(이사장 이정환)는 6일 '한우산업, 왜 가치사슬 경영이 절실한가'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분석하고, 생산자 협동조합인 축협의 가치사슬 경영을 촉구했다. 가치사슬경영은 한우를 직접 기르는 사육 뿐만 아니라 사료 등 투입재부터 가공·유통·소비까지 한우산업 전 과정을 관리하는 경영을 말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우산업은 2013년 이후 계속 호황국면을 보이고 있으며 농가 중심에서 기업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한우가격은 상승하고 있지만 자급률은 떨어져 수입쇠고기가 국내 쇠고기시장의 60% 이상을 잠식하고 있다. 수입·유통기업 비중이 커진 것이다.

한우는 대체재인 돼지고기나 닭고기에도 시장을 빼앗기면서 기업에 시장을 내주고 있다.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총 소비량 중 쇠고기 비중은 2000년 26.6%에서 2017년 23.0%로 하락했다. 국내 닭고기 시장은 하림 등 계열화기업들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돼지고기도 이들 기업들이 축협과 시장을 반분하고 있다.

한우가격(도매 1kg 기준)이 2013년 1만3000원대에서 올라 현재 1만7000원 중반대를 유지하면서 투자 수익을 목적으로 한 일반기업의 사육 진출 사례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2010년 축산법 개정으로 대기업의 사육업 진출을 가로막는 장벽이 제거됐고, 13개 기업 85개 농장에서 3만7000여 마리를 사육(2017년 기준)하고 있다.

보고서는 "일반기업의 한우 사육업 진출은 초기단계이고 은밀히 진행되고 있지만, 앞서 시작한 양돈산업 진출이 완료되면 속도가 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사이 한우농가의 주축이자 번식기반이었던 소농의 순수익은 2011년 적자로 전환됐고, 이후 소농의 대거 탈락이 진행됐다. 이정환 이사장은 "순수익 적자 상태에서도 일부 농가가 유지되고 있는 것은 자가 노동과 자산의 기회비용을 낮게 평가하면서 경영을 계속하기 때문"이라며 "지속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GS&J는 한우산업이 기업 중심으로 재편되는 것을 막으려면 축협이 도축·가공·판매 등을 통합하며 한우산업 전체 차원의 경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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