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아직도 권력에 취한 한국당
2019-08-09 11:28:07 게재
2주일 전, 한국당 의원실의 한 보좌관은 "김재원 국회 예결위원장이 요즘 당내서 화제야. 자기한테 예산민원을 보내면 다 해결해준다는데. 예결위원장이 되니 대단한 권력을 잡았다는 생각이 드는 모양이지? 우리 당(한국당)만 해도 의원이 100명이 넘는데 어떻게 다 해결해주려나 몰라"라며 혀를 찼다.
김 예결위원장이 취합한 '예산민원'은 사실 예결위 간사의 몫이었다. 예결위 간사가 행사해온 '권력'이었다. 그런데 이번엔 갑자기 김 예결위원장이 먼저 나선 것이다. 지난 2주간 기자가 궁금했던건 "왜일까"였다. 복수의 의원과 보좌진에게 탐문했다. "친박이 비박 몰아내고 당직을 독점했다는 비판이 나오니 떡고물 좀 나눠주려는 것 아닐까" "김 위원장이 선출 투표에서 부진했잖아. 다른 위원장들보다 (찬성표가) 훨씬 덜 나왔거든. 이번 기회에 인심 좀 얻으려고 그랬겠지" "오랜만에 권력 잡았으니 폼도 잡고 생색도 내고 뭐 그런거 아닐까"
친박은 박근혜정권을 창출했고, 권력을 공유했다. 당정청 요직을 독식했다. 당연히 박근혜 탄핵에 대한 책임도 클 수밖에 없다. 박 전 대통령의 책임이 절반이라면 나머지는 친박 몫이다. 그런데도 친박 가운데 책임을 통감하고 정치은퇴를 선언하거나 의원직을 사퇴한 경우는 없었다. 단 한명도 "내 책임"이라며 물러나지 않았다. 이미 징역살이를 하는 최경환 전 부총리만 "박 전 대통령께서 탄핵을 당한 그 순간부터 저는 영원한 정치적 죄인으로 생각하고 스스로를 유배시켰다"고 했을 뿐이다.
대부분 친박은 반성은커녕 황교안체제 이후 '제1야당 권력'을 만끽하고 있다. 황 대표를 대표자리에 올린 친박은 당직을 쓸어담고 있다. 요직을 꿰찬 친박은 손에 쥔 권력을 한껏 과시하고 있다. 국민은 여전히 친박에게 탄핵의 책임을 묻고 있는데, 권력의 단 맛에 중독된 친박은 알량한 '제1야당 권력'을 쟁취하고는 그 권력을 만끽하느라 정신이 없는 꼴이다.
더욱이 알량한 '제1야당 권력'을 길게 누리고 싶다보니, 친박은 '셀프공천'을 할 태세다. 여론이 요구하는 물갈이에는 귀를 닫고 있다. 야권연대에는 냉랭하다. 연대하려면 내 몫(공천)을 내놔야하는데 그걸 반길리 없다. 기껏해야 초록이 동색인 공화당과 코드를 맞출 뿐이다.
상황이 이렇게 된 데는 황 대표 책임도 있다. 황 대표는 친박의 부활에 힘을 실어줬다. 자신은 "우리 당이 '친박 70%, 비박 30%'라고 하더라. 당직에 친박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많을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라고 해명했지만, 여론은 '도로 친박당'이란 비판에 더 주목한다.
황 대표는 '내 사람'이라고 생각해서였을까, 김 예결위원장이 '음주 추경심사'로 거센 비판을 받았을 때도 '엄중주의'를 주고 끝냈다. 황 대표조차 제1야당 대표라는 권력에 취한 때문인지 가장 중요한 인사에서 공명정대함을 찾기 어렵다.
한국당이 국민의 품으로 돌아가려면, 권력의 중독을 끊고 민생의 현장에 뛰어들어야 한다. 국민의 아픈 곳을 감싸고 국민을 위해 땀을 흘리면 국민은 그들의 대표로 한국당을 인정해줄 것이다. 국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권력'으로만 보고 폼잡고 잇속챙기는데만 이용한다면 한국당에 더이상 미래는 없다.
김 예결위원장이 취합한 '예산민원'은 사실 예결위 간사의 몫이었다. 예결위 간사가 행사해온 '권력'이었다. 그런데 이번엔 갑자기 김 예결위원장이 먼저 나선 것이다. 지난 2주간 기자가 궁금했던건 "왜일까"였다. 복수의 의원과 보좌진에게 탐문했다. "친박이 비박 몰아내고 당직을 독점했다는 비판이 나오니 떡고물 좀 나눠주려는 것 아닐까" "김 위원장이 선출 투표에서 부진했잖아. 다른 위원장들보다 (찬성표가) 훨씬 덜 나왔거든. 이번 기회에 인심 좀 얻으려고 그랬겠지" "오랜만에 권력 잡았으니 폼도 잡고 생색도 내고 뭐 그런거 아닐까"
친박은 박근혜정권을 창출했고, 권력을 공유했다. 당정청 요직을 독식했다. 당연히 박근혜 탄핵에 대한 책임도 클 수밖에 없다. 박 전 대통령의 책임이 절반이라면 나머지는 친박 몫이다. 그런데도 친박 가운데 책임을 통감하고 정치은퇴를 선언하거나 의원직을 사퇴한 경우는 없었다. 단 한명도 "내 책임"이라며 물러나지 않았다. 이미 징역살이를 하는 최경환 전 부총리만 "박 전 대통령께서 탄핵을 당한 그 순간부터 저는 영원한 정치적 죄인으로 생각하고 스스로를 유배시켰다"고 했을 뿐이다.
대부분 친박은 반성은커녕 황교안체제 이후 '제1야당 권력'을 만끽하고 있다. 황 대표를 대표자리에 올린 친박은 당직을 쓸어담고 있다. 요직을 꿰찬 친박은 손에 쥔 권력을 한껏 과시하고 있다. 국민은 여전히 친박에게 탄핵의 책임을 묻고 있는데, 권력의 단 맛에 중독된 친박은 알량한 '제1야당 권력'을 쟁취하고는 그 권력을 만끽하느라 정신이 없는 꼴이다.
더욱이 알량한 '제1야당 권력'을 길게 누리고 싶다보니, 친박은 '셀프공천'을 할 태세다. 여론이 요구하는 물갈이에는 귀를 닫고 있다. 야권연대에는 냉랭하다. 연대하려면 내 몫(공천)을 내놔야하는데 그걸 반길리 없다. 기껏해야 초록이 동색인 공화당과 코드를 맞출 뿐이다.
상황이 이렇게 된 데는 황 대표 책임도 있다. 황 대표는 친박의 부활에 힘을 실어줬다. 자신은 "우리 당이 '친박 70%, 비박 30%'라고 하더라. 당직에 친박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많을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라고 해명했지만, 여론은 '도로 친박당'이란 비판에 더 주목한다.
황 대표는 '내 사람'이라고 생각해서였을까, 김 예결위원장이 '음주 추경심사'로 거센 비판을 받았을 때도 '엄중주의'를 주고 끝냈다. 황 대표조차 제1야당 대표라는 권력에 취한 때문인지 가장 중요한 인사에서 공명정대함을 찾기 어렵다.
한국당이 국민의 품으로 돌아가려면, 권력의 중독을 끊고 민생의 현장에 뛰어들어야 한다. 국민의 아픈 곳을 감싸고 국민을 위해 땀을 흘리면 국민은 그들의 대표로 한국당을 인정해줄 것이다. 국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권력'으로만 보고 폼잡고 잇속챙기는데만 이용한다면 한국당에 더이상 미래는 없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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