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미세먼지 대응, 우리 다함께

2019-09-03 05:00:13 게재
권오철 한국동서발전㈜ 기술본부장

요즘은 남동풍 같은 계절적 요인으로 비교적 맑은 공기를 누릴 수 있지만, 지난 3월 수도권에서는 7일 연속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가 발령되는 등 많은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고, 이제는 미세먼지 농도 확인이 일상이 되었다.

이에, 정부는 미세먼지를 사회재난으로 간주하고, 환경기준을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하는 것과 더불어, 추경을 편성하는 등 감축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17년과 2018년에 각각 미세먼지 종합대책 및 비상·상시 저감대책을 공개하였고, 올해에는 특별법 제정과 동시에 더욱 강력한 미세먼지 관리 종합계획을 겨울철 이전에 수립할 예정이다.

에너지의 효과적 사용이 우선되어야

사실 수도권에서는 대기오염 총량제, 천연가스 버스 보급 확대 등 적극적인 개선정책으로 서울시의 초미세먼지(PM2.5) 연평균 농도는 1980년대 대비 1/4 수준, 2000년대 초반과 비교 시 절반 가까이 줄었다. 또한 발전공기업은 환경설비 개선, 친환경연료 확대 등을 통해 2018년에는 2015년 대비 대기오염물질은 43%, PM2.5는 34%를 감축하는 등 정부정책을 적극적으로 이행하고 있다. 한편, 필자가 몸담고 있는 동서발전은 2030년까지 2015년 대비 70% 이상의 감축을 목표로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2013년부터 국내 미세먼지 농도는 정체되기 시작하여 강화된 환경기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2018년 기준으로 PM2.5가 조사대상국 73개국 중 27위에 머무르고 있다(Air Visual). 이에 향후 미세먼지 저감과 관련하여 몇 가지 사안들에 대해 필자의 생각을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병을 예방하려면 평소 생활관리가 중요하듯이, 미세먼지 발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에너지의 효과적 사용이 우선되어야 한다. 대중교통의 적극적 이용, 공회전 금지, 냉난방기의 효율적 사용 등이 그것이다. 경유차에서 나오는 미세먼지의 독성은 발전소 석탄재의 100배이며,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에서 기인하는 2차 생성물질 대비 4만 배 이상임을 감안할 때(광주과기원 박기홍 교수팀), 또 그것이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 발생하여 가장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고려할 때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와 경유차 운행축소는 우선적으로 실천해야할 항목이다. 깨끗한 공기와 우리 모두의 건강을 위해 조금의 불편함은 기꺼이 감수할 수 있는 함께 하는 시민의식이 필요하다.

둘째, 감축수단별 비용대비 효과를 정량화하고 우선순위에 따른 정책시행이다. 예를 들어 봄철 노후 석탄화력 가동중지와 상한제약 운전, 석탄화력 환경설비 성능개선, 노후 경유차 폐차 및 친환경차 보조금, 신재생에너지 확충 등 다양한 감축방안별 한계저감 비용, 감축잠재량 및 소요기간 등을 체계적으로 계량화하고 평가요소별 가중치를 부여하여 투자대비 최고의 효과를 가져오는 감축옵션부터 우선적으로 시행하는 정책이 바람직해 보인다.

이와 연계하여 마지막으로, 미세먼지 배출량 통계의 시의성과 적절성 확보이다. 2019년 8월 현재 파악할 수 있는 최근 자료는 2016년도 배출량 기초자료이다. 방대한 양의 자료수집과 검증 때문일 것이라 짐작하나 오차가 크지 않다는 가정 하에 잠정 배출량을 산정하여 다음 연도에 공개하는 것이 정책효과 검토 및 계획수립에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한편, 연도별 배출량 통계를 보면 PM10의 경우 2000년 대비 2016년의 배출량이 약 4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그 동안의 연평균 농도감소와 비교해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이에 대한 적절한 확인 및 분석이 필요해 보인다.

미세먼지 배출량 통계의 시의성과 적절성 확보 중요

미세먼지의 국외영향은 약 50%로 추정되는데, 이것은 국내 발생분 50%는 스스로 감축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서풍, 황사, 대기정체 및 난방수요 등이 겹치는 시기가 특히 문제이기는 하지만 우리가 할 일을 먼저 해야 국제공조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미세먼지라는 병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의 효과적인 정책과 에너지를 다량 사용하는 기업들의 적극적 감축과 함께 시민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