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 사법개혁 과제 실종"
법조일원화 미완성 … 상고심 개선 무소식
'서오남' 공식은 깨져 … 인적구성 다양화 바람직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이 2주년을 맞았지만, 사법개혁 논의는 본격적으로 시작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는 법조계의 지적이 일고 있다.
2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 2년, 사법개혁 어디까지 왔나' 토론회에서 김지미 변호사는 "무엇이 대법원장을, 행정부를, 국회를 주저하게 하는지 알 수 없다"며 "개혁의 골든타임이 오늘도 지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상고심제도 개선 로드맵 완성해야" = 김 변호사는 김 대법원장이 상고심 개선에 대해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사법개혁위원회의 다수의견은 최종적인 법령해석을 통해 법적 가치와 기준을 제시하는 대법원 기능을 보다 강화하고, 개별사건에 대한 심리를 충실히 하기 위해 고등법원 상고부의 설치를, 소수의견은 대법원의 최종판결을 받고자 하는 국민들의 의식을 존중하고 대법원 구성의 다양성을 구현하기 위해 대법관 증원을 제시했다.
김 변호사는 "대법원장이 상고심 제도 개선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정책을 추진하려고 하는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대법원장이 추진하려고 하는 제도가 어떤 것인지, 이후 정책 추진을 위한 로드맵은 무엇인지 전혀 알려진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1994년부터 심리불속행 제도를 두고 있음에도 상고사건이 계속 증가해 1년에 3만 여건이 넘어서는 이유는 사건 당사자들이 1, 2심 재판에 만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상고심 제도의 개선은 상고심의 사건 수를 줄일 수 있는 방안도 함께 모색돼야 하고 곧 하급심 강화로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후관예우' 개선 논의 필요 = 김 변호사는 '사회경험이 풍부한 법관이 재판을 진행하게 되고 법관의 관료화를 방지한다'는 측면에서 법조일원화가 어느정도 실현됐다고 보면서도, 이른바 '후관예우'에 대한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법관으로 임용되는 법조경력자의 대부분이 법무관이나 재판연구원, 대형 로펌 출신이어서 법관 임용 과정에서 충실하게 법조경력을 쌓으면서 다양한 사회적 경험을 가진 지원자를 가려내는 선발과정의 문제에 대한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것이 김 변호사의 주장이다.
그는 법원에서 선호할 수 밖에 없는 재판연구원 출신이 판사로 임용되기 위해서 임기를 마친 후 몇 년 더 변호사로서의 경력을 쌓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 대형 로펌에서 재판연구원 출신들을 채용 후 관리하는 이른바 '후관예우'에 대한 우려가 있어 이에 대한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합판결서 치열한 논의 가능해져 = 대법관의 인적 구성이 다양화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임지봉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에 따르면, 김 대법원장 체제에서 노정희 대법관의 임명으로 여성 대법관 수가 4명으로 늘어 역대 가장 많아졌고, 순수 재야 노동 전문 변호사 출신인 김선수 변호사가 대법관이 됐고 서울대 출신 대법관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등 '서오남(서울대·50대·남성 판사)' 공식이 깨지고 있다.
임 교수는 "인적 구성 변호가 긍정적인 것은 대법관의 다양화가 판결성향에 있어서 '보수와 진보간의 수적 균형'으로 이어지고 실제 판결들로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보수와 진보간의 수적 균형'은 대법관들 사이에 사건에 대한 치열한 논의를 가능하게 하고, 내일의 다수의견이 될 수 있는 반대의견의 활발한 개진의 토대가 된다는 것이 임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김 대법원장 임명 이후 전합판결에서 만장일치 판결의 비율이 줄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