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골목부터 조선 왕릉까지 공연장 변신

2019-10-04 12:01:54 게재

강남구 '2019 강남페스티벌'

도시변화상, 문화로 풀어내

대모산 숲속 가족음악극, 내 집 앞 세계 영화제, 선정릉 문화축제, 양재천 반려동물의 날…. 서울 강남구가 주민들 주거지 인근 골목부터 주요 도로는 물론 조선시대 왕릉까지 지역 전체를 공연장으로 바꿨다. '센세이션 2019 강남!'을 기치로 내건 강남페스티벌 현장이다. '필(必)환경' '글로벌 비즈니스 도시' '미래형 매력도시' 등 민선 7기 도시변화상을 문화로 풀어낸 점도 눈길을 끈다.

올해로 8회째를 맞는 강남페스티벌은 지난달 26일 시작, 5일까지 이어진다. 주민과 민간단체 예술가들이 주도하는 참여형 잔치로 기획, 4개 분야 35개 행사가 잇따라 펼쳐지고 있다.

강남페스티벌이 열리는 5일까지 강남구 전역이 공연장 미술관 체험공간으로 변신한다. 압구정 로데오거리에서는 주부들에 입소문이 난 만물장터 '띵굴시장'이 열렸다. 정순균 강남구청장 부부가 띵굴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강남구 제공


세계적인 문화예술 도시를 표방하는 만큼 도시 전체가 극장과 공연장으로 탈바꿈했다. 3일과 4일 야외 뮤지컬 '성종, 왕의 노래-악학궤범'이 펼쳐질 삼성동 선릉이 대표적이다. 조선 9대 왕 성종과 계비 정현왕후 무덤인데 조선왕릉 유네스코 등재 10주년을 기념해 선릉 정자각을 무대로 택했다. 음악도서 악학궤범과 조선시대 최고의 법전인 경국대전을 중심으로 무덤 주인인 성종 업적을 그려낸 작품이다. '교육과 문화의 도시, 강남'의 근본을 일깨운다는 취지도 있다.

지난 27일에는 코엑스 케이팝(K-POP)광장이 오페라 무대로 변신했다. 특히 전문 기관과 손잡고 전직 성악가나 오페라에 관심 있는 주민들이 공연뿐 아니라 제작 전 과정에 참여하도록 했다. 주연급 조연 18명과 합창 47명이 바리톤 고성현, 소프라노 김수민 등 유명 오페라 가수들과 호흡을 맞췄다.

거리는 패션쇼 현장이자 그림판이 됐다. 축제에 앞서 지난달 21일 압구정 로데오거리와 청담사거리,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깜짝 거리패션쇼가 진행됐고 가로수길은 28일 주민과 관광객들이 자유롭게 꾸미는 낙서판이 됐다. 도심 곳곳에 걸린 전광판에는 지역 내 갤러리 등에서 전시·소장하고 있는 유명 작가의 미술작품 44점이 내걸리고 있다. 가로수길은 축제 마지막날인 5일 천연잔디로 꾸민 소풍 공간이 된다. 거리를 찾은 관광객들이 '가을동화같은 소풍'을 즐기도록 한다는 취지에서 마련한 행사다. 오전에는 세계적인 명상 대가가 '한류 명상'을 선보이고 오후에는 록과 재즈 인디밴드 등 공연을 준비한다.

이밖에 대모산 자연학습장에서는 숲속 가족음악극이 열렸고 대치동 늘벗공원과 양재천 영동5교 등에서는 '내 집 앞 세계영화제'가 진행됐다. 영동전통시장과 세곡동 주택가, 수서 SRT역사 등도 5일까지 작은 공연장으로 변신한다.

민선 7기 정순균 구청장이 취임하면서 내세운 '기분 좋은 변화'를 축제현장에서도 느낄 수 있다. 지난달 29일 코엑스 앞 영동대로에서 열린 '차 없는 거리 케이팝 퍼레이드'가 그 중 하나. 친환경을 넘어 필환경을 주창하는 만큼 영동대로 복합개발 사업을 착공하기 전에 차 없는 거리를 먼저 체험하도록 도심에서 차량을 없애고 주민과 기획사 예술가 관광객들이 거리행렬을 함께 꾸몄다.

5일 코엑스 앞 특설무대에서 펼쳐질 '영동대로 케이팝 콘서트'나 3~5일 지역 주요 거리를 달굴 해외 거리공연(인터내셔널 프린지)은 세계적인 비즈니스 도시 강남 면모를 보여줄 예정이다. 축제 시작부터 끝까지 코엑스 동문쪽을 지킨 'G-컬쳐 페스타'는 '미래형 매력도시' 강남을 대표한다. 연예기획사부터 미용실 갤러리 예술가 등이 참여해 강남이 갖고 있는 다양한 문화관광자원을 7개 주제에 담은 전시·미디어아트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도시 전체가 극장이 된 강남 전역에서 즐거운 변화와 품격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강남페스티벌을 '문화적 자산이 되는 축제'로 한단계 발전시켜 강남을 관광객 1000만명이 찾는 국제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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