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암산(관악산 줄기) 자락에 '금천구' 담은 숲길공원
서울둘레길 진입구간 쉼터로 정비
무장애길 연장, 안양천에는 하천숲
'녹색기반시설'로 주민 삶의질 높여
"900여평 호암산 자락뜰에 금천구를 담았습니다. 호암산성을 상징하는 산성벽천 한우물… 인근 들과 산에서 수집한 자연석과 자생종이 어우러진 자연의 뜰로 수 놓았습니다."
서울 금천구 시흥3동 서울둘레길 관악산 구간 진입부에 금천구를 담은 숲길공원이 들어섰다. 금천구는 공원을 시작으로 지역 주요 산·물줄기인 호암산 안양천 녹지를 연결, '녹색 기반시설'로 주민 삶의 질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시흥3동은 금천구와 경기도 안양시 경계선이라 주민들 외에도 서울둘레길을 찾는 등산객까지 시민들 발길이 붐비는 곳이다. 하지만 서울둘레길로 들어서는 진입부는 무단 경작지로 활용돼 산길을 드나드는 이들이 쉬어갈 공간도 없고 쓰레기까지 쌓여 도시미관을 해쳐왔다.
금천구는 민선 7기 들어 개인 소유인 일대 부지를 확보, 정비를 준비해왔다. 중앙정부와 서울시에서 총 30억원을 지원받아 지난해 10월 부지를 확보하고 1년에 걸쳐 작업을 진행했다. 지난달 주민들에 공개된 숲길공원은 3000㎡ 남짓으로 규모는 작지만 '금천을 담았다'고 표현할 만큼 구와 주민들 자부심은 크다.
수도권 전철 석수역에서 시흥대로 육교를 건너 5분쯤 걷다 보면 3.3m 높이 벽천이 우선 눈길을 끈다. 삼국시대 신라시기에 조성된 호암산성을 본뜬 작품이다. 벽천 아래쪽에는 호암산 정상부에 있는 한우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수조를 설치해 벽에 부딪쳐 떨어지는 물을 품도록 했다. 용보(龍洑)라는 별칭으로도 불리는 한우물은 가뭄때면 기우제를 지내고 전시에는 군용으로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벽천 안쪽 숲길과 맞닿은 공간은 정적인 분위기로 꾸몄다. 고즈넉한 정자와 마루, 완만한 산지를 따라 조성된 곡선 산책로, 잔디마당과 암석원 초화원을 배치했다. 구에 따르면 도시에서 숲으로 바뀌어가는 과정을 표현했다. 박성애 시흥3동 통장은 "숲길공원이 들어서면서 밝아지고 깨끗해졌다"며 "등산객이나 외부인들 평가도 좋아 동네 이미지도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호암산숲길공원은 그야말로 '시작'이다. 금천구는 관악산 줄기인 호암산과 한강 제1 지류인 안양천을 끼고 있는 배산임수의 지형특성을 십분 활용, 주민 삶의 질을 높일 '녹색 기반시설'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산과 내를 중심으로 다양한 녹지를 확보하고 수변 공간을 재구조화하는 동시에 도심 내에는 공원을 추가로 확보하는 형태다.
호랑이 형상을 한 호암산은 순환형 치유길 중심에 있다. 금천구는 지난 14일 서울둘레길 5구간인 무장애길 '호암늘솔길'을 연장해 주민들에 공개한데 이어 내년에는 치유의 숲과 산복터널을 잇는 1.85㎞를 개통한다. 2021년 이후 잔디광장까지 나머지 1.25㎞ 구간을 연결하면 '순환형 무장애 숲길'이 완성된다.
금천구 주민들이 한내천으로 부르는 안양천은 자연·주민친화형 하천으로 거듭난다. 바람 이동통로라는 하천 본연의 기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도로변과 둔치, 제방 산책로에 맞춤형 숲을 조성하는 '바람길 숲' '하천 숲' 사업이다. 뚝방길 자전거도로와 보행로 조성, 낡은 장미원을 활용한 금천한내장미원, 천연잔디 '파크골프장' 등도 계획 중이다. 걸어서 10분 거리에 공원이 없는 가산동에는 846㎡ 생활권 공원을 조성, 불균형을 해소할 예정이다.
유성훈 금천구청장은 "서울 서남권 시작점에 금천구 역사를 담은 호암산숲길공원을 조성하고 무장애 숲길인 호암늘솔길을 연장해 주민과 보행약자 산림복지서비스를 증진시킬 수 있게 됐다"며 "지역 어느 곳에든 집 가까이 공원과 숲이 있는 '녹색으로 행복한 도시'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