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공항과 함께 '지역관광' 살린다

2019-12-04 11:32:49 게재

관광·항공협력포럼 … 국제선 운항 확대, 음식점·면세점 질 개선 필요

#베이징에 사는 20대 A씨. 한국문화에 관심이 많고 맛집 탐방, 한국 예능프로그램 시청이 취미인 그는 어느 날, 한국의 전라도로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전라도에서 여행을 시작하고 싶었지만 베이징에서 무안국제공항까지는 직항편이 없다. 그는 상하이에서 무안 국제공항까지 직항편이 있다는 것을 확인, 상하이 친척집에서 하루 머물고 여행을 시작한다.

무안공항에 도착한 그는 공항에 1개뿐인 식당이 전라도 음식점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시내로 나간다. 버스터미널 근처의 한 식당에 들어섰지만 외국어 표기가 병행돼 있는 메뉴판이 없어 사진을 보고 겨우 음식을 시킨다.

음식을 먹으며 앱으로 숙박시설을 예약하던 그는 목포와 광주 지역에 집중돼 있어 다른 지역에서는 숙박이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앱을 통해 확인한 담양 도예체험이 재미있어 보인 그는 담양에 가려고 하지만 버스터미널에 외국어 표기가 없어 어려움을 겪는다. 담양으로 향하는 버스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된 그는 지역에 외국인을 상대로 한 여행사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나선다. 그렇지만 자신이 이용할 수 있는 여행사를 찾기 어렵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토교통부는 한국관광공사, 한국공항공사와 3일 서울 블루스퀘어 카오스홀에서 '제2회 관광·항공 협력 포럼'을 열었다. 박양우 문체부 장관의 축사 모습. 사진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3일 '관광·항공 협력으로 지방관광의 길을 찾다!'를 주제로 열린 제2회 관광·항공협력포럼(포럼)에 소개된 외국인 A씨의 사례다.

그는 전라도를 여행하기 위해 무안국제공항에 도착했지만 이후 식당 이용, 숙박시설 예약, 교통수단 이용, 지역 여행사 이용 등에 어려움을 겪는다.

포럼에서는 지역 관광을 보다 활성화하기 위해 '지역 관광항공 협력 생태계 구축방안' '최근 관광-항공 시장의 변화와 대응' 등이 논의됐다. 포럼에 따르면 지방공항은 2014년부터 김해와 제주공항을 중심으로 활성화가 시작됐으나 2016년 이후 성장세가 주춤하다.

◆지역 관광·항공협력기구 필요 = 정란수 대안관광컨설팅 프로젝트 수 대표에 따르면 지역권역별 외국인 관광객 수에 가장 영향을 주는 요인은 △국제선 운항편수 △양질의 음식점 △면세점과 쇼핑매장 등이다.

정 대표는 "지역을 여행하는 외국인 관광객 수를 늘리기 위해서는 국제선 운항편수를 확대해야 하며 음식점은 숙박에 비해 보다 많이, 직접적으로 외국인 관광객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음식점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면서 "사후면세점 제도, 품질인증 쇼핑가능지역 등을 강화해 지역에서 쇼핑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관광과 항공은 '관광 관심-예약-항공(이동)-공항-지역교통-숙박·식음-관광지-관광 이후'로 연결되는 관광 이전부터 관광 이후까지의 접점에서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 관광과 항공의 협력을 위해 보다 구체적으로 정 대표는 △지방공항 입국 외국 관광객 대상 관광행태 조사를 통한 동기와 요구사항 파악 △상설화된 지역 관광·항공 협력 기구 구축 △다양한 형태의 노선 증진 △공항 내 지역안내소 활성화 및 지역특화 체험·상품 판매 강화 △공항연계 교통 쇼핑 숙박 음식에 대한 사업 강화 △지방공항 중심 동서남해안발전기획단 및 테마여행 10선 등의 연계협력사업 발굴 △모바일 안내정보 제공 및 예약 시스템 구축 등을 제안했다.

이휘영 인하공업전문대학 항공경영과 교수는 "항공 리조트 호텔 면세점 요식업체 등을 연계한 모빌리티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하고 관광진흥기금을 활용한 관광·항공 협력사업을 개발할 수 있다"면서 "지방공항 노선을 확대하며 중장기 관광·항공협력체 운영 계획과 항공사 지원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지마케팅 강화 = 포럼에서는 항공 노선 구축과 외국인 관광객 확대 성공 사례가 발표됐다. 김석완 티웨이항공 전략마케팅담당 상무는 대구 국제공항의 타이완 관광객 유치 사례를 밝혔다.

티웨이항공은 현지 마케팅을 위해 △대표지점 개설 △판매 대리점 확대 △온라인 판매 강화 △현지 지방자치단체와 협업 △노선 다양화 △브랜드 강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김 상무는 "현지 마케팅 활동으로 올해 한-대만 문화교류향연 후원, 타이중 마라톤 대회 개최, 영업 지점장의 현지 라디오 프로그램 출연, 타이베이-대구 관광 설명회 개최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면서 "대구 도심 관광, 대구-경북지역 연계관광, 의료관광·체험관광·수학여행 유치 등 지자체와 연계한 관광상품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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