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보유국 지위 요구하며 도발"
아산연 2020 정세전망
대타결보다 갈등관리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이 내년 국제사회로부터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기 위해 미국과 한국을 향한 강도 높은 도발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신 센터장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려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내년 한반도 정세가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하고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하며 "협상을 통해서도 미국의 양보를 얻어서 사실상 핵보유로 가기 위한 전략을 전개하고 있는 것이고 그것이 안 통한다면 무력시위를 통해서 한국을 지치게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 센터장은 2010년 연평도 포격 도발과 2017년 북한의 대미 고강도 도발을 예로 들며 다양한 도발 시나리오 제시했다. 특히 북한이 미국을 향해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그리고 남한을 향해선 해안포 공격 등 국지도발을 꾀하는 대남대미 고강도 도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신 센터장은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 방안을 내놓기 전에는 국제사회가 결코 제재를 완화해서는 안 된다"면서 "북한의 '잃을 게 없다'는 주장과 달리 김정은 위원장이 전면전을 감수하려 하지는 않을 것이기에 한국은 북한의 도발을 감수하더라도 북한의 핵 보유 시도를 강력하게 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지영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올 한 해 동안 북한의 비핵화에 실질적인 진전이 전혀 없었다"고 평가한 뒤 "국제사회는 얻은 것도 없이 북한이 생각보다 진전된 핵기술을 갖고 있다고 인식하면서 북핵에 대해 실질적으로 기술적 평가 등을 상향 수정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지적했다.
다만 박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앞서 6차례 핵실험을 통해 필요한 기술을 확보한 이상 추가 핵실험보다는 조용하고 신속하게 핵무기의 수량을 늘리거나 해킹과 같은 정보전을 벌이는 등 눈에 띄지 않는 활동으로 우회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차두현 경희대 평화복지대학원 교수도 북한의 도발 선택지가 ICBM이 아니더라도 다양하다는 분석을 제기했다.
차 교수는 "지금 방사포가 300~400킬로미터 정도 날아가는데 이미 한반도 전역이 사정권"이라면서 "일본 근해까지 닿을 수도 있는 초대형 방사포를 선보인다면 난리가 나겠죠. 북한의 대안은 굉장히 많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차 교수는 내년 북미협상 전망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여전히 북한 포섭에 대한 미련을 버리려 하지 않을 것이지만 동시에 자신이 생각하기에 가장 유용한 압력 수단인 제재 카드를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빅딜'과 같은 대타결보다는 서로가 '새로운 길'이나 군사조치 같은 극단적 길을 피하면서 갈등을 관리하는 수준에서 비핵화 협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