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공기업 신년사 키워드 각양각색

2020-01-06 11:24:13 게재

한전 전기요금, 가스공사 수소경제·셰일가스, 석유공사 재무구조 개선

에너지공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각사가 처한 상황이 다른 만큼 신년사를 통해 올해 우선과제를 다르게 제시했다.


한국전력은 전기요금 체계의 근본적인 혁신을 요구했고, 가스공사는 수소경제와 셰일가스 개발, 석유공사는 재무구조 개선과 자원개발을 통한 미래 먹거리 확보를 언급했다. 한국수력원자력과 지역난방공사는 각각 원자력과 집단에너지사업 등 고유사업 중요성을 호소했다.

김종갑 한전 사장은 "원가를 반영하는 투명하고 예측가능한 '전기요금 체계' 도입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라며 "요금의 인상·인하 문제가 아니다. 원가를 적기에 반영하는 요금제도는 한전 경영뿐만 아니라 국가 전기소비자 투자자 모두에게 장기적 이익이 된다"고 강조했다.

전력그룹사 전체 이익 최적화 도모, 재무건전성 확보, 지나친 상사모시기 관행 등 기업문화 개선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김 사장은 "지역과의 상생발전,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감축, 한전공대 설립, 에너지전환과 디지털변환 등 우리 앞에는 어렵고 복잡한 문제들이 많다"면서 "공익성과 기업성이 꼭 대립하는 이슈는 아니다. 이를 균형있게 달성하기 위해 정부는 물론 소액 투자자와도 적극적인 소통을 하자"고 말했다.

채희봉 가스공사 사장은 "신성장사업은 대부분 비규제 사업"이라며 "친환경 에너지 신사업과 해외사업을 통해 미래성장동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수소경제 견인에 앞장서고, LNG 벙커링사업 활성화·대형 LNG화물차 보급 확대를 위해 투자를 넓혀 나갈 방침이다.

채 사장은 "올해 미주지사를 설립해 북미 셰일가스를 활용한 LNG 개발·도입과 신규 사업기회 발굴을 추진하고, 그동안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러시아와 전략적 협력을 통해 PNG사업, 극동지역·북극권 유망 LNG 사업 발굴도 추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중국시장 진출방안도 구체화하면서 한중일 3국간 LNG 도입 협력을 강화해 공급안정성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양수영 석유공사 사장은 "올해 가장 중요한 과업은 재무구조 개선"이라며 "자산매각과 재무적투자자 유치를 상반기 중 마무리짓고, 해외 부실자산 정리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궁극적으로는 탐사사업을 성공해야 회사 자산가치를 증대시켜 회사를 회생시킬 수 있다"면서 "석유개발과 연관된 사업에도 활발히 진출해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겠다"고 덧붙였다. 부유식 해상풍력사업은 타당성조사를 실시해 사업을 구체화시키고, 각종 해양사업과 탐사·생산 자산 철거사업도 발굴할 계획이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올해도 우리가 처한 현실은 녹록지 않다"면서 "우리가 보유한 다수 원전은 현재 정비 중이고, 해외 사업은 무한 경쟁이며, 신재생에너지도 실질적으로 수익을 가져오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원전사업을 흔들림 없는 반석 위에 올려놓고 이를 바탕으로 수력, 신재생사업, 해외사업 등 다양한 사업포트폴리오를 통해 세계 최고 종합에너지기업으로 발돋움하자"고 격려했다.

아울러 "원자력의 안전성과 효율성 향상을 바탕으로 직원들의 꿈을 키워 나갈 수 있는 건전한 기업으로 거듭나자"고 강조했다.

황창화 지역난방공사 사장은 "대부분의 집단에너지사업자가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경영 악화가 심화되고 있다"면서 "기존 핵심사업의 고도화·효율화를 강화함은 물론 신사업 발굴과 추진역량 확보에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태양광, 바이오매스, 미활용 열에너지 등을 활용한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본격화하고, 해외사업은 수익성을 면밀히 검토해 전략적으로 추진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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