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갯벌 생태계, 세계자연유산 능가

2020-03-03 10:23:29 게재

650종 서식생물확인

해양생태계종합조사

한국의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네덜란드 와덴해(Wadden Sea) 갯벌보다 생물다양성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양수산부와 해양환경공단이 2일 발표한 '2019년 국가 해양생태계 종합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갯벌의 약 90%가 있는 서해와 남해서부 해역의 서식생물은 650종에 이른다. 2015년부터 진행 중인 해양생태계 종합조사는 서해·남해서부, 동해·남해동부·제주 등 2개 권역을 격년제로 진행한다.

해양수산부(장관 문성혁)와 해양환경공단(이사장 박승기)은 지난해 우리나라 갯벌의 약 90%가 있는 서해·남해서부 해역에 대한 해양생태계 종합조사를 실시한 결과, 우리나라 갯벌의 서식 생물이 총 650종에 이르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는 와덴해 갯벌(400종) 보다 1.6배 높은 수치로 우리나라 갯벌의 생물다양성 수준이 매우 높음을 나타낸다.

전체 갯벌 퇴적물의 평균 입자 크기가 모래와 점토의 중간크기 정도이고, 2015년 이후 거의 변화가 없다는 것도 확인됐다. 갯벌을 대표하는 저서동물 3개 분류군(다모류, 갑각류, 연체동물)도 2015년, 2017년, 2019년 세 차례 조사에서 일정한 비율로 나타나 갯벌이 안정된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게 확인됐다. 암반생태계에 출현한 생물 종수도 502종으로, 2015년(544종)과 2017년(497종)에 비해 큰 변화가 없었다.

갯벌과 같이 염분이 있는 곳에 서식하는 염생식물의 출현종수는 65종으로 2015년(61종), 2017년(60종)에 비해 크게 늘었다. 염생식물 분포면적도 이전 조사에 비해 증가했다. 지난해 강수량이 적어 칠면초 군락이 성장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됐고, 건조한 기후로 모새달 군락이 확장되면서 면적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해조류 출현 종수도 2015년 99종, 2017년 114종, 2019년 122종으로 꾸준히 증가추세다. 따뜻한 바다를 선호하는 홍조류가 증가한 게 원인으로 분석됐다.

이번 조사에서는 33종의 해양보호생물 서식지와 분포편황도 확인됐다. 갯벌무척추동물 7종, 바닷새 6종, 암반무척추동물 18종, 해조류 2종 등이다. 제주 문섬과 거문도에서는 산호류의 신규 서식지가 발견돼 향후 해양보호구역 확대와 해양보호생물 관리를 위한 근거 자료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해수부는 조사결과를 연구기관 등 전문가들에 제공하고, 카드뉴스와 소식지 등으로 제작한 후 '해양환경정보포털' 누리집(www.meis.go.kr)에도 게재할 예정이다.

한편, 해수부는 올해 종합조사에는 동해·남해동부·제주 해역과 생태학적 중요해역 678개 정점을 조사한다고 밝혔다. 이재영 해수부 해양생태과장은 "건강한 우리 바다를 만드는 것은 해양생태계 진단에서 시작된다"며 "지속적인 종합조사로 해양생태계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해양생물 다양성을 체계적으로 보전·관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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