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사고' 민관조사단 요구

2020-03-05 11:51:34 게재

30년 노후 시설 주요 원인

충남 서산시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폭발사고에 대해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민관공동조사단 구성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해 이 지역에서 발생한 한화토탈 유증기 분출사고 이후 기업들이 약속했던 안전·환경 투자에 대한 철저한 검증도 주장했다.

서산시민사회환경협의회 민주노총세종충남본부 등 9개 단체는 5일 서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롯데케미칼 폭발사고 2차 피해방지와 피해당사자가 참여하는 민관공동조사단을 구성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한화토탈 폭발사고 1주년이 두 달여 남은 3월 4일 새벽, 이번엔 롯데케미칼에서 대형 폭발사고가 발생했다"며 "이번 폭발사고의 책임은 최소한의 안전조치조차 무시한 롯데케미칼에 있으며 더 이상의 폭발사고가 없도록 재발방지대책을 철저하게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체들은 "이미 노동자 주민들은 폭발사고로 인해 극심한 피해를 입었으며 폭발사고가 재발될까봐 공포에 떨고 있다"며 "이번만큼은 노동자 주민의 피해가 최소화되고 억울하게 피해 받은 이들이 구제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조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고용노동부는 롯데케미칼에 대한 작업중지와 특별근로감독, 안전보건진단을 즉각 실시하고 △환경부는 화학사고 규정에 따라 제대로 대응했는지에 대한 조사와 건강피해여부를 파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노동자와 주민들에 대한 치료와 보상, 후속조치 마련 △노동자 주민이 참여하는 민관합동 공동조사단 구성 △한화토탈 사고 대책으로 구성된 대산4사 안전·환경 투자 합동검증단에 대한 서산시의 내실있는 운영을 촉구했다. 이번 롯데케미칼 폭발사고는 다행히 화학물질 유출이 없었지만 주변 상가나 주택이 파손되는 등 큰 피해를 입혔다.

서산시 대산공단 사고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미 롯데케미칼은 이 지역에서 지난 2018년 1월 벤젠을 누출시키기도 했다.

서산 대산공단은 1985년 이후 현대 삼성 등 대기업 석유·화학기업이 앞장서 자체적으로 조성한 산업단지다. 지역에선 최근 급증하는 사고 원인을 30년 넘은 노후시설과 급격한 증설로 보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한화토탈 롯데케미칼 LG화학 등 대산공단 석유화학 4사는 지난해 한화토탈 유증기 분출 사고 이후 8070억원 규모의 안전·환경 투자를 약속했다. 서산시는 지난 1월 28일 합동검증단 위촉식을 갖고 1차 회의를 진행한 바 있다.

서산시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부상 피해를 접수한 주민은 4일 오후 6시 기준 209명이다. 중상은 2명이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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