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도 신용카드나 페이팔로 받는다

2020-05-07 11:39:38 게재

긱 경제 확대 영향 … 개인→기업(C2B)에서 기업→개인(B2C), 개인→개인(C2C) 결제 '새 흐름'

해외여신금융동향

국내에서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이 신용·체크카드 포인트 등으로 지급되기로 결정된 가운데 해외에서는 임금을 페이팔(간편결제·송금 솔루션)이나 신용카드로 지급하는 새로운 대금결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단기 계약직 또는 일시적 형태로 인력을 고용하는 '긱 경제' 규모가 확대되면서 나타난 결과다.

여신금융연구소가 낸 해외여신금융동향 '미국 내 긱 경제 확대에 따른 기업과 개인 간(B2C) 대금결제 시장의 부상 및 시사점' 보고서는 긱 경제에 참여 중인 긱 근로자들의 근로에 대한 빠른 대금 정산 및 지급 결제방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업과 개인 간(B2C) 대금결제 시장에 새로운 결제흐름이 생겨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보고서는 "긱 근로자들은 단기 계약직과 같은 유연한 형태의 고용에 따른 임금의 가변성에 대한 부담을 완화하고 재정관리의 유연성을 제고시키는 데 대금결제의 정시성과 더불어 신속성을 중요한 요인으로 인식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페이팔, 자동이체, 직불·선불카드에 대한 선호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직불카드는 플랫폼 내 등록된 직불카드와 연계된 은행계좌에 대금이 즉시 이체되는 방식이며 선불카드의 경우에는 해당 금액만큼 선불카드에 충전돼 선지급되는 방식으로 주로 활용된다.

우버나 에어비앤비 등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단기 계약 형태로 노동을 중개하는 긱 경제 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기업과 개인 간(B2C) 대금결제 부문은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마스터카드에 따르면 글로벌 긱 경제에서 창출되는 거래액 규모는 2018년~2023년 연평균 17.4%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이미 글로벌 카드사들은 대금지급의 신속성 또는 대금지급 관리의 유연성 제고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결제솔루션을 출시하는 등 기업과 개인 간(B2C) 대금결제 시장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마스터카드는 지난 2018년 1월 실시간 송금 네트워크 '마스터카드 센드'(Mastercard Send)를 통해 긱 경제에 참여 중인 기업과 긱 근로자 간 신속하면서도 원활한 대금지급을 지원하는 등 결제시장의 포용성 확대를 위한 '인클루시브 퓨처 프로젝트'(Inclusive Futures Project) 추진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비자는 지난 2019년 4월 자사의 실시간 송금 네트워크인 비자 다이렉트(Visa Direct)에 기반해 중소기업들이 카드를 통해 긱 근로자에 대한 대금지급을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카드 페이아웃'(Card Payouts)' 파일럿 프로그램 운영 계획을 발표했다.

보고서는 "고용형태의 변화에 따라 나타나는 근로자들의 대금지급 방식에 대한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미국 내 결제시장 참여자들의 신속성 및 효율성 등을 제고시킨 결제 솔루션 출시를 통한 기업과 개인 간(B2C) 대금결제 시장 진입 움직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비자, 마스터카드와 같은 카드사들은 고객과 가맹점 간(C2B) 카드결제를 넘어 기업과 개인 간(B2C) 대금결제, 고객 간(C2C) 송금 등의 부문에서도 카드에 기반한 새로운 결제흐름을 창출하기 위한 노력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내 카드사들도 결제시장 내 고객의 다양한 잠재적 니즈를 파악하고, 이를 충족시키기 위한 혁신적인 결제솔루션 도입 노력을 지속한다면 카드에 기반한 새로운 결제 흐름 발굴과 더불어 결제시장 내 고객편의성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에서는 신한카드가 개인간(C2C) 송금 서비스인 '마이송금'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 4월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 1차로 선정된 '마이송금'은 계좌에 잔액이 없어도 신용카드를 통해 개인간 송금이 가능한 서비스로, 체크카드의 경우 통장 잔액에서 즉시 차감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지난해 10월 1일 서비스 출시 약 7개월 만인 지난달 말 송금 누적액이 100억원을 돌파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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