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진' … 중국 임대시장 회복 더뎌

2020-06-12 11:26:44 게재

외래유동인구, 대졸자 등 줄어든 탓

코로나로 임대주택 관심도도 떨어져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었지만 중국 임대주택 시장에는 '여진'이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임대주택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경제 회복에도 시간이 걸리면서 임대시장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모습이다.

11일 중국 21세기경제보도에 따르면 중국 18개 중점도시의 6월 첫째주 임대주택 거래량이 5월 마지막주보다 5.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료는 5월보다 4.3%, 전년 동기보다 5.2%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9일 중국 베이징에서 마스크를 쓴 행인이 모아이 석조 조형물을 지나고 있다. 그들 뒤편으로 아파트 공사가 진행 중이다. EPA=연합뉴스


보통 춘제(중국 설 명절)가 끝난 후가 임대시장의 성수기지만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거래가 2월 내내 정체됐다가 3월이 돼서야 겨우 살아나기 시작했다. 코로나로 수요가 지연되면서 5월 임대시장이 활기를 띠었지만 예년 같지는 않았다.

베이커연구원 통계에 따르면 18개 중점도시의 5월 임대 주택의 평균 거래성사기간은 48.37일로, 4월보다는 줄었지만 작년보다는 9일이 연장됐다. 4~5월 소유주가 제시한 임대료는 지난 2년래 가장 낮은 액수였다.

도시마다 방역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시장 회복 속도도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베이커연구원에 따르면 18개 중점도시 중 15개 도시의 임대거래 규모가 4월에 최고점에 도달했다가 5월에 다시 떨어졌다.

18곳 중 베이징, 우한, 난징 3곳은 예외였다. 베이징과 우한은 방역이 중요한 지역으로, 코로나19 예방 및 통제 정책이 상대적으로 엄격해 임대 수요가 다른 도시보다 더 지연됐다. 5월에 이 두 도시의 임대 거래 규모는 전달보다 각각 27.28%, 25.28% 늘어났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볼 때 최근의 거래만으로는 수요 부족분을 메우기 힘든 상황이다. 많은 도시에서 올해 1~5월 임대 거래 규모는 작년 같은 기간의 70~80%에 불과했다.

임대시장 활성화는 고용 환경과도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주거부동산데이터연구센터는 "대기업이 적극적으로 조업을 재개하고 있지만 코로나 영향으로 직원을 줄이고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 일반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업률은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고 이로 인해 임대시장도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20년 4월 현재 31개 대도시 도시의 조사실업률은 5.8%로, 2018년 이래로 가장 높았다.

베이커연구원 임대주택분석가 황후이는 시장의 임대수요는 대학 졸업생의 임대수요, 외래유동인구의 임대수요, 현지 호적인구의 임대수요 등 세 가지로 나뉜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외래유동인구의 임대수요가 50% 이상을 차지한다. 춘제 이후의 전통적인 임대 성수기 역시 이 수요에 의한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가 발생하면서 외래유동인구 임대수요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한 집주인은 "원래 들어오려던 사람이 코로나 때문에 입주 시기를 계속 늦추다가 결국에는 계약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코로나로 임대시장의 수요공급도 조정됐다. 대부분의 도시에서 임대료 협상 여지가 작년보다 높아졌고, 임차인이 임대 거래에서 더 많은 주도권을 가지게 됐다. 베이커연구원은 18개 중점도시에서 5월 거래 제시가격 평균이 1㎡당 43.7위안(약 7450원)으로, 4월과 비슷했고 지난해 같은달보다는 7%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 신문에 따르면 지난 2개월 동안 공실 기간이 길어지면서 즈루, 샹유 등의 대형 임대 대행사들이 부분적으로 임대료를 낮췄다.

임대주택분석가 황후이는 2019년 중점 도시의 임대주택 거래성사기간은 약 38일이었고 성수기에는 일반적으로 30~40일이 걸렸다고 밝혔다. 올해 2월 이후 코로나 영향으로 인해 거래성사기간이 60일 이상으로 늘어났다가 그 이후 줄어들기는 했지만 5월 거래성사기간은 48.37일을 기록했다.

신문은 한 부동산전문가를 인용해 "대학 졸업시즌은 보통 임대시장의 또 다른 호기지만 코로나로 인해 졸업이나 구직이 늦어지고 있고 기업들도 채용규모를 줄이고 있기 때문에 성수기가 더 늦어질 수 있고 거래 규모도 전년도에 비해 줄어들 수 있다"고 전했다.

수요가 줄어들면 임대료 수준뿐만 아니라 전체 임대산업 흐름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업체 워아이워쟈는 1분기에 낸 자료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주택 임대 수요의 일부가 주택 소유 수요로 전환될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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