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잠룡들 "PK 잡아야 대선 승리"

2020-07-03 13:05:08 게재

본격적인 지역 구애 시작

민주당 대선주자들의 PK(부산울산경남) 짝짓기가 본격화됐다. PK의 중요성은 노무현 전 대통령부터 정립된 '호남+수도권진보+PK개혁세력'이라는 민주당 대선필승전략의 일환으로 영남후보론의 근거가 돼 왔다. 이번에는 지역 내 대선주자 윤곽이 명확치 않아 PK 표심을 노리는 대선주자들이 구애하는 양상이다.

여권 내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는 이낙연 의원은 재선의 최인호 의원과 손을 잡고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25년 만에 다시 호남 집권을 노린다. 최 의원은 참여정부 청와대 언론비서관을 지냈고 PK 내 기반이 가장 탄탄하기로 유명하다. 이 의원이 서울 종로에서 당선돼 수도권에 여유가 생긴 것과 달리 PK 표심에는 애타 왔다는 점에서 최 의원이 공략의 핵심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이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대거 PK 총선 출마자들의 후원회장을 맡기도 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이재강 전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상근감사위원을 평화부지사로 임명했다. 부산 서동구에 출마해 낙선한 이 부지사는 대표적인 친문인사로 불려와 이 지사의 PK 교두보 활용과 함께 친문 연결고리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총선 기장군에서 낙선한 최택용 지역위원장을 정무수석으로 임명했다. 최 정무수석은 2018년 박 시장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지역상생본부 공동본부장을 맡기도 했다. 박 시장은 PK 방문일정을 잡을 때 일부러 기장에 들러 강연 연사로 나서기도 했다.

김부겸 전 의원은 박재호 의원이 PK 교두보 역할을 맡고 있다. 두 사람은 서로 친구 사이기도 하다. 박 의원은 통합당 이언주 전 의원과 현역 맞대결 속에 총선에서 승리해 주가가 높다. 김 전 의원은 민주당 최대 취약지인 TK에서 기반을 다져온 만큼 PK를 기반으로 영남후보론 기치를 올릴 예정이다.

PK는 '노무현·문재인'이라는 상징성 외에도 800만 인구가 모여 수도권에 이어 최대 표밭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까지 3명의 대통령을 배출해 5.16 이후 5명의 대통령이 나온 TK(대구경북)와 함께 대선을 양분했다. 호남과 TK가 진보와 보수 양대진영 몰표로 엇비슷한 상황에서 역대 민주당 대선주자는 PK 득표율 가능성 여부에 따라 좌우해 왔을 정도다.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은 지난 총선에서 고배를 마신데다 김경수 경남지사는 드루킹 재판으로 PK 출신 대선주자 윤곽이 명확치 않은 상황이다. 김두관 의원이 김포에서 양산으로 지역을 옮겨 당선되며 잠룡으로 분류되지만 아직은 관심이 낮다. 민주당 대선주자들이 내심 PK 표심을 등에 업고 대선으로 직행하려는 움직임과 무관치 않다.
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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