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전쟁, 불가능한 시나리오 아냐"

2020-08-10 11:42:40 게재

호주 전 총리, SCMP·중국 관영지 편집장 잇단 경고

미국 도널드 트럼프의 대 중국 공세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세계 1, 2위 강대국의 전면전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편집국장 욘덴 라투는 9일 '중국에 전쟁 도발하는 트럼프, 상상 못했던 일 벌어질까'(Trump's America is provoking a real war with China; will the unthinkable happen?) 제목의 칼럼에서 "자칭 세계의 경찰이라는 미국이 최근 분별 없이 홍콩 국가보안법을 이유로 홍콩과 중국 본토 지도자들에게 제재를 내렸다"며 "미국의 일부 바보를 제외하고 모든 이들은 알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는 홍콩의 인권을 보호하는 것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중국의 가장 약한 고리인 홍콩을 공격하면서 중국을 자극하는 목적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다가오는 대선에서 질 것으로 보이자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를 뒤집으려 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을 지독하게 모욕하고 공개적으로 도전한다. 주권국 내부 문제에 정치적으로 간섭하고 남중국해에서 군사적으로 도발하고 있다"며 "중국이 다른 옵션을 다 소진해 결국 절벽을 등지고 실제 보복에 나설 때까지 얼마나 오래 참고 절제할지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은 이런 상태로 가다가 결국 전면전으로 갈 것인가. 이제는 더 이상 상상불가능한 시나리오가 아니다"라며 "지구상 모든 이들에게 진지하게 들어야 한다. 미중 전쟁으로 무사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선 4일 호주 총리를 지낸 케빈 러드 국제평화연구소(IPI) 이사회 의장은 포린어페어스 기고 '아시아에서 8월의 총성을 주의하라 - 미중 갈등이 전쟁으로 비화하는 것을 막는 법'(Beware the Guns of August in Asia : How to Keep U.S.-Chinese Tensions From Sparking a War)에서 11월 미 대선까지 남은 석달 동안 미중 강대국이 무력충돌할 리스크가 급격히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러드 전 총리는 "전 세계 각국이 조용하면서 초조하게 묻고 있다. 이 상황이 어떻게 끝날 것인가. 미중간 실제 무력충돌은 한때 상상도 못할 시나리오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제 1950년대 한국전쟁 이후 처음으로 양국의 무력충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달리 말하면, 우리는 새로운 냉전뿐 아니라 열전(hot war)에 직면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중 양국은 무엇을 진정 원하는지 조심스럽게 살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향후 석달은 향후 30년 동안의 국제평화와 안정을 격침시킬 것이다. 강대국 간의 전쟁은, 설령 의도치 않게 일어난다고 해도 모든 이들에게 안좋은 결과를 가져온다"고 지적했다.

중국 관영지 환구시보 총편집장 후시진은 7일 '중국과 미국이 전쟁하면 누가 이길까'(If war breaks out between China and the US, which side will have the upper hand?)라는 제목의 글에서 "미국은 중국 해안에서 불장난을 하지 말라. 대만문제로 갈등을 촉발하지 말라. 남중국해에서 지나치게 행동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후시진 편집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재선에 도움을 얻으려는 목적으로 미·중 긴장감 조성만을 원한다면, 중국과의 군사적 결전을 위해 정말 준비되지 않았다면, 앞으로 몇달간은 조심하라. 너무 많이 나아가지 말라"고 지적했다.

그는 "확실히 중국은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중국이 먼저 발포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선제공격에 대해 중국은 적극 대응할 준비가 충분하다고 자신한다. 핵심 이익이 걸린 부문에서 중국은 결코 물러서지 않는다"며 "중국은 전 세계 평화를 위해 상황을 통제할 의지와 지혜, 능력을 갖췄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를 시험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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