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민주화 도운 오글 목사 별세

2020-11-18 12:07:18 게재

콜로라도에서 향년 91세

인혁당 사건 조작 폭로

박정희 정권에 의해 추방

민주주의 유공포상 받아

박정희 정권이 조작한 인민혁명당(인혁당) 사건 피해자를 돕는 등 한국 민주화운동에 기여한 조지 오글 목사가 지난 15일 미국 콜로라도에서 향년 91세로 소천했다.

17일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 따르면 오글 목사는 한국전쟁 전후 한국에서 선교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1974년 인혁당 사건 조작을 폭로하고, 피해자를 돕기 위한 공개기도회를 열었다가 박정희 정권에 의해 추방됐다.

오글 목사는 또 미국과 캐나다 출신 선교사들 중심으로 월요모임을 만들어 민주화운동을 도왔다. 이외에도 인천도시산업선교회를 설립하는 등 노동자 인권보호에도 앞장섰다가 유신정권의 감시를 받았다. 인천도시산업선교회는 공장을 중심으로 전도활동을 하면서 노동자 인권 보호를 지원한 단체다.

이런 활동으로 1998년 김대중 대통령 취임식에 초대됐다.

특히 지난 6월 제33주년 6.10민주항쟁 기념식에서 ‘민주주의 발전 유공 포상’ 국민포장을 받았고, 그의 자녀가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 정부에 감사의 뜻을 보내기도 했다.

지선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오글 목사는 한국 민주화운동을 해외에 알린 중요한 인물”이라며 “한국 민주화에 기여한 목사의 업적과 뜻을 정리하고 기릴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인혁당 사건은 1964년 8월 14일 김형욱 당시 중앙정보부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의 지령을 받고 국가변란 목적으로 인민혁명당을 만들었다고 발표하면서 세상에 처음으로 알려졌다.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2002년 9월 중앙정보부에 의해 피의자 신문조서와 진술조서 등이 모두 조작됐다고 밝혔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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