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사 사유재산도 이렇게 방치할까?
신도시홍보관 2년 방치
경북도청신도시 곳곳에 혈세낭비 시설 수두룩
경북 안동시 풍천면 호수공원 인근에는 특이한 외관의 건물이 눈길을 끈다. 영상실 사무실 카페 식당 전망대 등을 갖춘 이 건물은 경북도청이전사업을 맡은 경북도개발공사가 지난 2016년 12월 문을 연 경북도청신도시홍보관이다. 신도시를 찾는 관람객과 이용객의 편의를 위해 만들었지만 목적과는 달리 2년째 방치돼 있다. 치밀한 계획 없이 졸속으로 지은 탓이다. '업적과시용'이라는 비판이 쏟아지는 이유다.
경북도청신도시에는 이처럼 혈세를 들여 번듯하게 지어놓고도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시설물이 곳곳에 널려 있다. 경북도가 청사이전과 함께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100억원이 넘게 투입해 지은 시설물이 당초 목적대로 제때 활용되지 못해 수년째 방치되고 있다. 방치된 건물을 다시 다른 용도로 재활용하는 방안을 찾는 과정에서 추가 예산이 투입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건물이 경북도청신도시홍보관이다. 신도시홍보관은 안동의 하회마을과 예천의 회룡포가 마을을 감싸 돌아 집들이 유기적으로 이어져 있는 전통마을의 동선을 형상화한 건물로 한국건축문화대상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이 건물은 2년째 폐쇄돼 있다. 개관 후 약 2년여 동안 홍보관으로 운영되다 관람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문을 받았다. 약 2년 6개월여 동안 2만여명이 방문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연간 운영비로 2억원을 투입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하자 결국 경북개발공사가 문을 닫았다. 경북도가 지난해 1월 청년예술인 창작·창업센터로 활용하려고 시도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도는 또 추가공사비 15억원과 운영비 15억원(5억원씩 3년간)을 지원해 한국예술종합학교와 손잡고 재활용하려 했지만 이 역시 흐지부지 됐다. 도는 지난 10월 행안부로부터 특별교부세 용도변경 승인을 받아 가칭 '경북종합예술센터'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한옥마을 조성을 촉진하기 위해 지은 한옥시범주택은 수년째 비어 있다. 한옥시범주택은 경북도개발공사가 도청신도시 한옥지구 내 한옥주택용지 분양촉진을 위해 지난 2017년 17억5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지은 한옥 3채다. 경북도개발공사가 한옥체험장, 문화프로그램 운영센터 등으로 활용하기도 했으나 올해 들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문을 닫은 상태다. 지난 2018년에는 특정 공무원에게 숙박용으로 제공해 특혜시비가 일어 도 감사를 받기도 했다.
경북도개발공사 관계자는 "관리인력 부족으로 상시개방이 어렵고 시설물 유지보수에 지속적으로 비용이 발생해 매각을 검토 중"이라며 "외부 초청인사가 많은 경북도가 매입해 활용하는 방안이 최선책"이라고 말했다.
경북지역 11개 시·군의 생활폐기물을 소각 처리하는 '맑은누리파크'에 108억원을 들여 설치한 전망대도 1년 이상 방치돼 있다. 지난해 10월 완공했으나 현재 민간위탁운영방침만 결정해두고 내년부터 민간운영자를 공모할 계획이다. 하지만 폐기물소각장 굴뚝에 설치된 전망대 운영에 민간이 쉽게 나설 지는 의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경북도 관계자는 "신도시건설 초기 대규모 시설을 동시에 짓고 조기에 정착시키려는 과정에서 장기적인 검토를 소홀히 한 채 벌인 사업으로 보인다"며 "전문가와 도민 의견을 수렴해 조기에 활성화하는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