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임원인사와 조직개편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강화 … 바이오 등 발탁
박정호·유정준 부회장 승진
거버넌스위원회 등 신설
3일 단행한 SK그룹 2021년도 임원인사와 조직개편 특징은 '안정속 혁신'으로 요약된다. 올해 대부분의 그룹 인사 특징과 유사하다. 주요 계열사 CEO를 유임하는 대신 ICT와 에너지에 강조점을 두고 바이오 소재 배터리 등 성장사업에서 인재를 발탁했다.
부회장 승진이 2명 나왔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SK하이닉스 부회장직을 겸하게 됐다. ICT 전문가인 박정호 부회장과 인텔 출신 반도체 전문가인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의 시너지를 기대하는 인사다.
유정준 SK E&S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유 부회장은 풍부한 경험과 글로벌 감각을 바탕으로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솔루션 등 성장사업 글로벌 확장을 이끌게 된다. 도시가스 지주회사로서 LNG밸류체인을 완성했고 앞으로 재생에너지와 에너지솔루션 수소사업 등 미래 친환경 에너지 영역까지 '그린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염용섭 SK경영경제연구소 소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염 사장은 2017년부터 연구소를 이끌어 오며 행복경영과 딥 체인지 등 SK 변화에 밑거름 역할을 해왔다는 평이다. 염 사장은 앞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 방향을 제시하고 과제를 발굴하는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젊은 인재의 과감한 발탁도 눈에 띈다. 추형욱 SK(주) 투자1세터장이 SK E&S 사장으로 선임됐다. 추 신임 사장은 1974년생으로 소재와 에너지 사업 확장에 기여했다는 평을 받았다. 이번에 유 부회장과 함께 SK E&S 공동대표를 맡는다. 1일 출범한 SK 수소사업추진단장도 겸임한다. 추 사장은 임원 선임 3년만에 사장 자리에 오르게 됐다. 연공과 무관하게 능력과 성과를 중시하는 SK 인사철학이 반영됐다. SK그룹은 지난해 임원관리제도 혁신을 통해 상무 전무 등 임원 직급을 폐지했다.
그룹 CEO들로 구성된 협의체인 수펙스추구협의회에 시대변화가 반영된 새로운 위원회가 설치된다.
거버넌스위원회를 신설해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고 계열사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가속화한다. 기존 에너지ㆍ화학위원회를 없애고 환경사업위원회를 신설해 사회적 화두가 되고 있는 환경 이슈를 본격적으로 다루게 된다. 이밖에 바이오소위원회와 AI소위원회 DT소위원회를 관련 위원회 산하에 운영하게 된다.
신설되는 거버넌스위원회 위원장에 수펙스추구협의회 자율ㆍ책임경영지원단장과 법무지원팀장을 맡고 있는 윤진원 사장이, 환경사업위원회 위원장에는 김 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이 선임됐다. ICT위원회 위원장은 박정호 부회장이 맡는다.
이번 인사 규모는 지난해보다 다소 줄었다. 신규 선임 103명에 부회장과 사장 승진 4명을 더해 모두 107명의 승진 규모였다. 지난해는 신규 선임 108명에 사장 승진 9명을 더해 117명이었다.
SK그룹은 "코로나 등 경영환경을 고려 예년에 비해 신규 선임 규모가 소폭 감소했으나 바이오 소재 배터리 등 신규 성장사업에 능력 있는 인재들을 과감히 발탁했다"고 밝혔다.
여성 인재는 예년과 같이 7명이 신규 선임된다. 전체 여성임원 규모는 34명으로 증가하게 된다.
SK그룹 관계자는 "각 회사가 ESG경영을 기반으로 고객 투자자 시장 등 이해관계자에게 미래 비전과 성장전략을 제시하고 신뢰와 공감을 쌓는 이른바 '파이낸셜 스토리'를 본격 추진하는데 초점을 뒀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ESG경영 완성을 위해 성장전략인 '그린밸런스 2030 목표'의 구체적인 방향인 '그린 에너지와 그린소재'를 각 사업 관점에서 실행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기술혁신연구원을 '환경과학기술원'으로 확대 개편한다. 산하에 차세대배터리연구센터와 환경기술연구센터를 각각 신설했다. 화학연구소를 친환경제품솔루션센터로 개칭하고 배터리연구소를 배터리연구원으로 확대한다.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SV(사회적 가치)담당조직을 ESG전략실로 확대 개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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