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정형우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
"중·장년층 고용서비스 전담기관 역할하겠다"
숙원사업인 인건·운영비 예산통합 … "통합 10년, 정체성에 맞는 독자사업 시작할 때"
"올해부터 '한국형 실업부조'라고 불리는 국민취업지원제도가 시행된다. 그간의 노사발전재단의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경험과 전문성을 살려 부족한 고용서비스 전달체계에 기여하고 싶다."
지난해 4월 취임한 정형우(59) 노사발전재단(재단) 사무총장의 말이다. 재단은 2011년 국제노동협력원과 노사공동고용지원사업단, 노사발전재단이 하나의 조직으로 통합해 출범했다. 하지만 화학적 결합이 이뤄지지 않아 '한지붕 세가족'이라 불렸다.
정 사무총장은 30년 공직생활 경험을 바탕으로 13개 사업비별로 있던 인건비와 운영비를 하나의 예산으로 통합해 기관 운영의 안정성을 확보했다. 또한 임의의 지역조직을 정식 직제화해 지역밀착 종합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했다.
그는 "재단은 종합 고용노동서비스 전문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면서 "이제 재단 정체성에 맞는 독자사업으로 정책제안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7일 서울 마포 소재 재단본부에서 정 사무총장을 만났다.
■ 코로나19 사태로 재단의 대면사업 운영에 어려움이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
대면 위주로 진행되던 교육, 워크숍, 회의 등을 비대면(on-line) 방식으로 전환해 진행했다. 비대면 방식을 활성화하기 위해 온라인 강의 시스템과 국제회의, 세미나까지 할 수 있는 영상회의 시스템도 구축했다.
노사상생, 일터혁신, 중장년일자리 사업 등은 필요한 경우 방역을 철저히 하면서 대면 컨설팅과 온라인 교육을 병행했다. 지난해 컨설팅의 경우 전체 수행물량 80곳(223개 영역) 가운데 34곳(77개 영역)을 코로나19 대응 지원유형으로 진행했다.
특히 국제노동교류 협력사업은 코로나19 관련해 변화된 한국의 고용노동정책과 노동법·제도 등을 담은 '한국노동초점(Korea Labor Focus)'을 영문으로 신규 발행해 국제노동기구 및 단체, 미국, EU 등 주요국 관계자들에게 매주 메일링 서비스를 하고 있다.
■ 그동안 통합 이후 조직 내부갈등으로 몸살을 앓았다.
재단은 1997년 설립된 국제노동재단, 2006년 생긴 노사공동고용지원사업단(현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2006년 창립한 노사발전재단으로 따로 있다가 2011년 하나의 조직으로 통합됐다.
그러나 '한지붕 세가족'이다보니 구성원의 근속기간, 직급체계 등이 다 달랐다. 10여년간 물리적 통합은 이뤘지만 화학적 결합이 안됐다. 또 정부의 보조금과 위탁사업비로 운영되다보니 사업별로 칸막이 구조였다. 정체성 혼란에 사기, 자존감도 낮은 상태였다.
지난해 8월 재단 종합발전계획을 세우고 재단 설립 주축인 한국노총 한국경총뿐만 아니라 고용노동부 기획재정부 등 정부와 국회를 설득해 인건비와 운영비, 예산을 통합했다. 또 조직개편을 통해 조직 내 융합과 협업체계를 강화, 효율적 인력 운영의 단초를 마련했다.
또한 노사공동 '반부패 청렴실천 협약'을 체결하는 등 내부 소통과 다양한 청렴시책으로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그 결과로 지난해 12월 국민권익위원회의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2등급을 달성했다. 특히 내부청렴도가 2019년 4등급에서 2등급으로 2단계나 상승했다.
■ 재단 숙원사업인 예산통합을 이룬 소회는
고용부 산하에는 지난해 10월 출범한 '한국고용노동교육원'을 포함해 12개 기관이 있다. 이 가운데 정부 출연금을 못 받는 기관은 노사발전재단뿐이다.(건설근로자공제회는 건설공제 적립금으로 운영) 재단은 정부 보조금이나 위탁사업비를 받아 운영했다.
사업별로 칸막이 예산 구조여서 한쪽 사업이 여유가 있어도 다른 쪽이 빡빡하면 전체적으로 임금을 낮은 쪽에 맞추게 된다. 이런 구조 때문에 재단 인건비가 고용노동부 산하기관 중 꼴찌다.
취임해 기관 재정 운영의 효율화를 위해 제일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예산통합이었다. 지난해 예산을 통합했고 이제 탄력적인 운영이 가능해졌다.
■ 조직개편에 대해서도 설명해달라.
먼저 재단 정보화 혁신을 주도할 팀장급 인력을 확보했다. 또 중장년고용전략본부의 커리어컨설팅 직군을 기존 3직급 체계에서 4직급으로 확대하면서 2명의 3급 팀장(3급)을 신설해 다른 직군과 차별요소를 없앴다.
또 조직진단을 통해 기존 4본부 11팀을 5본부 13팀으로 개편했다. 노사상생혁신본부를 '노사상생본부'와 '일터혁신본부'로 분리했다. 비정규직·여성 등 취약계층 차별해소를 위한 '차별개선팀'도 개편했다. 전문적 사업 운영을 위해 '정보화기획팀'과 대내외 소통·홍보 강화를 위한 '소통홍보팀'을 신설했다.
또한 임의조직이었던 지역의 13개 '중장년 일자리희망센터'와 6개 '차별없는 일터지원단'을 13개 지역센터와 6개 지역사무소로 정식 직제화했다. 앞으로 본부의 다양한 기능을 지역에서도 진행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본부 중심에서 지사 중심으로 통합·개편해 지역 밀착형 종합서비스 조직으로 기능을 확대하려고 한다.
■ 재단 사업운영에 개선할 점이 있다면
일터혁신사업은 예전엔 우리 재단만의 사업이었다. 현재는 8개 민간기관과 경쟁체제다. 재단 인건비가 낮다 보니 경력자들이 민간단체로 옮기는 등 이직률이 높았다. 인적 구성의 허리가 약해지고 전문성 확보가 어려웠다.
경쟁체제는 물량 채우기, 보고서 쓰기에 급급하게 만들었다. 재단은 민간기관이 아니라 고용부 산하기관이자 기재부가 지정한 기타공공기관이다. 우리는 단순 서비스 제공이 아니라 총괄 관리기관으로 전문적인 서비스, 사후관리까지 제공해야 한다.
또 1개의 중소기업에 임금체계 개편, 근로시간 개선 등 일터혁신 컨설팅은 물론 중장년일자리 안정화 지원, 노사파트너십 프로그램 등을 연계해 챔피언(대표)기업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종합 고용노동서비스 전문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
■ 임기 중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은
올해부터 국민취업지원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전문적인 공공고용서비스 전달체계가 중요하다. 독일은 전체 인구 8400여만명에 고용서비스 전문인력이 9만5000명이다. 우리나라는 인구 5200만명인데 6000여명에 불과하다.
공무원 수를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 재단에는 오랜 경험을 가진 중장년본부가 있고 지역의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가 있다. 기존 중장년 재직자와 퇴직자 중심에서 이직자에 대한 서비스를 더해야 한다. 재단이 중장년 고용서비스를 전담한다면 고용센터에 여력이 생긴다. 현재 고용부에 제안해놓은 상태다.
또한 노동분야 국제협력을 강화하고 싶다. 예전엔 독일 등에서 우리나라에 자문관을 파견해 근로기준과 산업안전에 대해 자문을 해줬다. 이제 우리나라도 코이카(KOICA) 공적개발원조(ODA)사업처럼 동남아 등에 고용과 노동 분야에 대한 자문을 할 때가 됐다.
해외에 나가려는 우리 기업에게 미리 그 나라의 노동법과 제도, 노사관계, 문화 등에 대해 알려주는 서비스를 통해 현지 기업 운영 중 낭패를 보는 일이 없도록 지원하려고 한다.
■ 2020년 재단 노사상생사업 중 인상적인 것을 소개한다면
대표적으로 군산 상생형 지역일자리다. 전북 군산시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중단,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로 고용·산업위기 지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2019년 1월 군산시는 노사민정협의회를 통해 신산업 육성과 주력산업 고도화에 나섰다.
재단은 그해 4월부터 '노사상생형 지역일자리 컨설팅 지원사업'을 전개했다. 공동화된 군산·새만금 산업단지를 활용해 5개 기업(완성차 4개, 부품 1개)이 참여한 전기차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있다.
특히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모두 참여해 노사가 현 임금체계를 직무·직능·성과 중심의 동일가치 노동, 동일임금을 실현하기로 합의했다. 또 원·하청 수평 계열화 방안도 마련했다. 2024년까지 5172억원을 투입해 28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직접 일자리 1700여개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 올해 재단 통합출범 10주년이다.
그간의 현장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재단만의 독자사업을 만들어야 한다. 정책수행 사업만이 아닌 독자적인 명품사업을 개발하고 역으로 정책제안도 할 수 있어야 한다. 정책제안을 할 능력이 없다면 우리가 일을 잘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예산통합과 조직개편으로 그 기반도 만들어졌다.
향후 5년을 이끌어나갈 비전과 미션을 담은 '중장기 신경영전략체계'를 수립해 재단의 미래 사회가치를 실현해나갈 계획이다.
■ 노사발전재단 = 노사정 사회적 합의를 거쳐 참여와 협력적 노사관계를 조성하기 위해 설립된 고용노동부 산하기관이다.
재단은 △노사상생을 위한 재정지원 및 교육사업 △일터혁신컨설팅 및 일문화개선 지원 △신중년의 인생3모작 지원 △노동 분야 국제교류협력을 지원하는 기타공공기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