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에 스마트폰만 보는 아이 눈 건강은?

2021-01-21 14:49:52 게재

후천적 사시에 시력 저하까지 자녀 눈 건강 요주의

대다수 학교가 방학에 접어들면서 자녀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낸다. 그만큼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간도 늘어나 이래저래 눈 건강에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디지털 기기의 과사용은 시력 저하 등 몇몇 눈 질환 발생을 부추기는 원인이 되며, 최근에는 스마트폰 등에 의한 후천적 사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후천적 사시란 무엇인지, 스마트폰과 연관이 있는지, 그리고 사시와 시력 저하의 상관관계 등에 대해 전문의의 의견을 들어봤다.
도움말 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 박유경 원장(안과 전문의), 연세본안과 민경협 원장(안과 전문의)

선천적 사시? 후천적 사시?
사시에 대해 바로 알기

사시의 정의(국가건강정보포털 의학 정보 참조)를 살펴보면 ‘사시란 두 눈이 서로 다른 지점을 보는 시력 장애’를 말한다. 흔히 사시의 원인을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한다.  
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 박유경 원장(안과 전문의)은 “사시는 대부분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으며, 질병이나 주변 환경에 의해 나타나는 후천적 사시와 가족력을 동반한 선천성 사시로 나눌 수 있다. 정상적인 눈은 눈동자가 같은 쪽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사시가 있으면 양 눈동자가 서로 다른 지점을 바라보게 된다. 사시도 여러 종류(Tip 참조)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 원장은 또, “국내 사시 유병률은 1.5% 정도이며, 소아에게만 잘 생기는 병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 여러 원인에 의해 어른들에게서도 사시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보통 소아 100명 중 2명에게서 발견될 수 있으며, 유형에 따라 다르지만 3세 이전의 어린이에서도 발생할 수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Tip  사시의 종류
- 외사시 : 한 눈이 정면을 바라볼 때 다른 한 눈의 눈동자가 바깥으로 나간 경우 
- 내사시 : 다른 한 눈의 눈동자가 안으로 들어간 경우
- 상사시 : 다른 한 눈의 눈동자가 위로 올라간 경우
- 하사시 : 다른 한 눈의 눈동자가 아래로 내려간 경우

“우리나라 어린이들에게 가장 흔하게 보이는 사시는 간헐 외사시로 눈이 항상 돌아가 있지 않아 발견이 어려운 것이 특징이다. 피곤하거나 멍하게 있을 때, 감기 등으로 아플 때 눈이 바깥쪽으로 치우치며 눈부심에 약하다는 증상이 있다.”

후천적 사시, 정확한 원인 밝혀지지 않아
스마트폰에 의한 사시 사례 보고 있어 

그렇다면 사시는 왜 나타날까? 최근 각종 언론 매체를 통해 스마트폰으로 인한 후천적 사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 이에 대해 연세본안과 민경협 원장(안과 전문의)은 “스마트폰이 사시를 유발한다는 직접적인 원인이 밝혀지진 않았다. 다만, 전남대병원 허환 교수팀이 국제학술지 <BMC 안과학(BMC Ophthalmology)>에 게재한 연구 논문에 ‘급성 내사시로 내원한 청소년 12명 중에 스마트폰 시간을 줄인 9명이 사시가 호전되었고 나머지 3명은 수술을 한 사례’를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순전히 스마트폰의 영향으로 없던 사시가 갑자기 생겼거나 혹은 자연 회복되지 않는다는 정확한 학회의 보고가 없어 스마트폰이 사시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 없지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는 있다”고 밝혔다.
박유경 원장도 “보통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는 자세를 똑바로 하지 않고 전자 기기와 눈과의 거리를 20~30cm 정도에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스마트폰을 가까운 거리에서 장시간 사용하게 되면 눈이 모인 상태가 유지되면서 눈 안쪽 근육인 내직근이 강화돼 내사시를 유발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옆으로 누워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눈을 움직일 때 사용하는 바깥쪽 근육인 외직근과 안쪽 근육인 내직근이 평소와 다르게 움직이면서 받는 부담이 늘어나 사시 발생률을 더 높일 수 있다는 것.
박 원장은 또 “옆으로 누워서 스마트폰을 볼 때 베개에 눈이 가려져 한 쪽 눈만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 밝은 화면에 노출되는 시각과 뇌 신호가 일치하지 않게 되어 사시 발생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초점이 흐리거나 시선을 잘 맞추지 못한다?
자녀의 사시 여부 부모가 잘 살펴야 

그렇다면 유아부터 청소년기까지, 자녀의 사시 상태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집에서 부모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안과 전문의는 이렇게 말한다.
민경협 원장은 “3~4m 이상 떨어진 물체를 아이가 주시하도록 한다. 그다음 한쪽 눈씩 번갈아 가며 보게 해 초점이 다르게 맺히면서 안구가 움직이면) 사시를 의심해볼 수 있다. 하지만 부모가 감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자녀의 눈을 봤을 때 ‘멍하게 응시한다거나 초점이 흐린 느낌, 혹은 시선을 잘 맞추지 못한다거나 가끔 물체가 2개로 보이는(복시) 증상’이 있다면 안과에서 정확한 사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안과에서 이루어지는 어린이?청소년 사시 검사 방법에 대해 박유경 원장은 “검사실을 들어오는 순간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이의 전신적 생김새와 걸음걸이, 얼굴 모양 등을 모두 관찰한 이후 정밀 검사를 시행한다. ‘시력검사’를 통해 동반된 시력 저하와 약시 유무 등을 진단하고, ‘굴절검사’로 시, 난시, 원시 등의 유무와 정도를 파악하며, ‘사시각 검사’로 한 눈을 가렸다가 떼면서 눈의 움직임이 있는지 살핀다. ‘안구운동 검사’는 눈 운동의 제한이나 기능항진이 있는지를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박 원장은 “입체시 검사, 세극등 현미경검사, 안저검사 및 시신경검사 등이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 CT나 MRI 등의 검사가 추가적으로 필요할 수 있다”며 사시를 방치하지 말 것(Tip 참조)을 재차 강조했다.

Tip  사시를 방치하면 안 되는 이유

외관상의 이유 뿐 아니라 시력 발달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
양쪽 눈 속 망막에 맺히는 상의 위치가 달라지면서 입체감을 느끼는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약시(안경을 쓰고도 시력이 안 나오는 상태) 발생 위험이 커져요
시력은 보통 만 6~8세까지 발달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시 기능이 완전히 완성되기 전에  사시를 치료해야 재발 없이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사시가 있으면 아이 스스로 위축돼 정서적인 문제도 발생할 수 있어요
자녀가 성장 과정에서 트라우마나 의기소침한 태도 등 정서적인 문제도 함께 겪을 수 있다.


안과 전문의가 알려주는 사시 궁금증

사시 치료는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박유경 원장   “첫째, 안경 착용이 있습니다. 조절내사시인 경우는 안경 착용만으로도 사시가 교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둘째, 약시 치료 방법입니다. 사시로 인한 약시는 눈을 사용하지 않아서 발생하는 것이므로 건강한 눈을 가려줌(가림 치료)으로써 약시안을 강제로 사용하게 해 시력을 회복시켜줍니다. 셋째, 사시의 가장 근본적인 치료 방법인 수술이 있습니다. 한 쪽 눈 또는 양쪽 눈 모두에 할 수도 있지만 한쪽 눈에만 수술하는 경우에는 똑바른 눈이나 돌아간 눈의 어느 쪽에 수술해도 결과의 차이는 없으며, 이러한 수술의 결정은 사시전문 안과의사가 여러 가지 환자의 상태를 고려해 결정합니다.”

사시가 시력을 나쁘게 만들기도 하나요?
민경협 원장   “간헐사시가 생겼을 때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시력 저하의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사시의 종류 중에 간헐사시는 시력을 개선하면 사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데, 드림렌즈 착용은 근시 진행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시력을 교정하는 효과가 있어서 간헐사시의 경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간헐사시를 방치하면 항상사시로 굳어지는 경우도 있으므로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사시를 방치하면 성인이 됐을 때 미치는 영향이 있을까요?
민경협 원장   “눈의 기능적 문제보다 외향적인 부분 즉, 대인관계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더 큽니다. 가령 사회생활에서 ‘집중을 안 한다’ 등의 오해를 받을 수 있는데요. 보통 어릴 때 나타나는 항상사시는 대부분 발견해 치료가 이루어지지만, 어릴 때는 잠복사시로 있다가 간헐사시를 거쳐 항상사시로 발전하는 것을 부모가 미처 알아채지 못하면 성인이 되어서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성장기 자녀의 눈 건강을 잘 살피는 것이 중요합니다.”

후천적 사시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박유경 원장   “만 3세가 되면 안과에 가서 검사를 받는 것이 좋고, 평소 부모가 아이와 시간을 보낼 때 아이의 시선이 잘 고정되지 않거나 밝은 빛에 유난히 눈부셔 하고 눈을 자주 찡그리는 경우, 사물을 볼 때 고개를 자주 기울이면 사시를 의심해보고 안과 검진을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 육안으로 아이의 눈에 문제가 없더라도 시력이 완성되는 8세까지는 일 년에 한 번씩 안과 검진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성인이나 청소년이라면 이미 안구 성장과 시력이 결정된 상황이므로 후천적 사시의 원인이 되는 행동을 하지 않는 것(스마트폰 사용 시 한 번에 30분 이상 지속해서 사용하거나 하루 4시간 이상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기, 옆으로 누워서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기 등)이 바람직합니다.”

피옥희 리포터 piokhee@naver.com
내일신문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