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서울스타트업 스케일업’ 원년될 2021년
2021년 하얀 소의 해가 밝았다. 농경사회에서 소를 가장 귀한 자산으로 꼽았던 이유는 풍요로운 가을의 추수를 위해, 묵묵하게 밭을 갈아 봄을 맞이하는 ‘소’의 천성 때문일 것이다. 한해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소의 우직한 발걸음은 성장의 동력이 되어 미래 먹거리를 만드는 스타트업의 혁신과 닮았다.
전세계를 움츠러들게 만들었던 2020년, 하지만 변화를 포착하고 현장에 기술력을 도입하는 속도는 그 어느 때보다 빨랐다. 사회적 거리두기, 비대면이란 단어가 만든 삶의 방식 속에서도 빠른 검사와 신속한 진단, 의료진의 안전과 교육격차 등의 문제 해결책을 찾기 위해 산업간 칸막이는 낮아졌다. 낮아진 칸막이 속에서 다양한 융합 시도가 이뤄졌다. 혁신의 최전선에서 민첩하게 움직이며 기술변화의 척도가 되고 있는 스타트업 생태계는 ‘코로나19의 극복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스타트업 활약의 원동력은 지난 10년간 시도한 혁신창업생태계 발전을 위한 꾸준한 투자에서 찾을 수 있다. 2012년부터 시작된 대규모 공공기관 지방이전으로 발생한 공간을 활용해 혁신창업 거점으로 조성했다. 홍릉의 서울바이오허브, 양재의 AI혁신허브, 여의도의 서울핀테크랩 등 거점마다 서울의 미래 먹거리이자 우리나라의 산업을 선도할 스타트업이 성장 중이다.
전세계 인정받은 서울 창업생태계
서울 창업생태계의 경쟁력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글로벌 창업생태계 분석기관인 스타트업 지놈(Startup Genome)이 매년 발표하는 글로벌 창업생태계 순위에 따르면 ‘서울’이 전세계 270개 도시 중 20위를 차지했다. 서울 창업생태계의 가치(Ecosystem Value)는 47조로 평가됐다.
구글 페이팔 같은 글로벌 혁신기업을 키워낸 미국 실리콘밸리 최대 글로벌 투자사인 ‘플러그앤플레이’(Plug and Play)는 서울의 유망 창업기업 해외진출과 서울의 창업 생태계 발전을 위한 협력을 약속하고 서울에 지사를 설립했다.
이렇게 10년간 성장한 창업생태계도 코로나19 장기화로 전례 없는 충격을 받았다. 서울은 창업생태계가 후퇴하지 않도록 인재, R&D 등 분야별로 과감한 지원을 결정했다. 코로나 보릿고개를 이겨내고 예비 유니콘, 유니콘 기업으로까지 성장할 수 있도록 성장 잠재력이 풍부한 바이오, 비대면 유망 분야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인건비 500억원을 지원해 기술인력 1만2000명 이상의 일자리를 지켰다.
제품화 R&D 인력고용 판로개척 등 기업이 필요한 부분을 맞춤지원하는 ‘성장촉진종합패키지’를 100개 기업에 각 1억원씩 총 100억원을 지원해 기업의 성장동력을 지켰다.
서울시는 위드코로나 포스트코로나의 시간인 2021년을 ‘서울창업생태계의 글로벌 스케일업’의 원년으로 만들 채비를 하고 있다.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스타트업이 코로나19 어려움 속에서도 중단없이 커 나가도록 장기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4800억원의 펀드를 조성해 1월부터 투자를 시작했다. 이름도 규모(scale)를 확대(up)한다는 뜻의 ‘스케일업 펀드’다.
장기 스타트업 지원할 4800억 펀드 조성
이렇게 발굴하고, 투자해서 키운 우리 스타트업의 혁신적인 서비스와 기술이 해외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글로벌·대기업과 네트워킹도 구축 중이다. 우리 스타트업이 우직하게 멀리 걸어갈 수 있도록 ‘서울’이 혁신가를 위한 동반성장플랫폼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