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가 주도 탄소배출권 거래 공식 시작

2021-02-02 12:19:31 게재

2월 1일부터 '탄소배출권 거래관리법' 시행

시장 참여 확대, 합리적 가격 형성 등 숙제

지난해 유엔 총회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2060년 탄소 중립' 목표를 밝힌 가운데 중국의 국가 주도 탄소배출권 거래시장이 정식 운영에 들어갔다. 1일 중국 21세기경제보도는 올해 1월부터 2225개 발전산업 중점배출 사업장이 포함된 탄소시장 첫번째 이행주기가 시작됐으며 2월 1일부터는 '탄소배출권 거래관리법'이 실시됐다고 보도했다.
중국 시진핑 주석은 지난해 9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5차 유엔총회 화상 연설에서 2030년 전까지 탄소 배출량을 감소세로 전환하고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신화=연합뉴스


신문은 "2017년 말 가동 이후 인프라 구축 기간과 모의 운영 기간을 거쳐, 전국 탄소시장이 실제 현물거래 단계에 들어간다"고 평가하며 "발전업종 외에 철강, 시멘트, 화학, 전해 알루미늄, 제지 등의 산업도 오랜 준비 작업을 거친 만큼 조만간 탄소시장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2011년 중국에서 탄소시장 시범사업이 시작된 이후 2020년 11월까지 탄소시장 누적 거래량은 약 4억3000만톤으로 누적 거래액은 100억위안에 이른다. 이 거래량만으로도 중국은 이미 세계 2위의 탄소 시장으로 부상했지만 베이징중창탄소투자기술의 탕런후 대표는 중국 GDP가 100조위안이 넘는 것에 비하면 시범시장 거래액은 매우 작은 규모라고 평가했다.

시 주석이 공언한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탄소시장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탄소시장 활성화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U 탄소시장의 경우에도 초과 할당으로 인해 탄소 가격이 낙관적이지 않은 상황을 경험한 바 있다. 중국의 시범 탄소시장도 저탄소 가격 문제를 보였었다. 시범 시장 운영 중이었던 2019년 베이징의 탄소 가격은 톤당 약 83위안으로 평균 거래 가격이 가장 높았던 반면 충칭의 탄소가격은 톤당 6.91위안에 불과했다.

합리적인 가격 형성 등을 포함해 여러 가지 풀어나가야 할 숙제가 남아 있다. 이와 관련해 선전탄소배출권거래소 거싱안 대표는 탄소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조건으로 세가지를 꼽았다.

첫 번째는 시스템 설계가 시장 지향적이어야 하고, 두 번째는 시장 개방 정도가 투자기관이나 투자자의 인정을 받아 이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야 하는 것이고 세 번째는 쿼터 총량과 배출량 감축 목표 설정 단계에서 쿼터의 초과 공급을 막는 것이다.

탄소 시장은 정부 주도 시장이기 때문에 탄소 시장에 대한 정부 영향력은 다른 시장보다 훨씬 크다. 업계에서는 시장에 대한 정부의 불합리한 개입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시장 자체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샤먼대 중국에너지정책연구원 린보창 원장은 "예를 들면 배출 쿼터를 할당한 이후 정부는 더 이상 가격을 유도하지 않고 시장에 넘겨야 하며 정부가 할 일은 규칙을 정하고 엄격하게 모니터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존의 탄소배출권 거래방법에 관한 '의견 초안'은 생태환경부가 일정량의 배출 쿼터를 남겨 놓고 시장 규제, 주요 프로젝트 건설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했는데 '시행법'에서는 배출 쿼터를 유보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 삭제됐다. 이는 탄소배출권 거래 및 관련 활동이 시장지향적이어야 한다는 원칙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탕런후 베이징중창탄소투자기술 대표는 "정부가 해야 할 일은 향후 탄소 가격이 점점 더 높아질 것이라는 확고한 신호를 시장에 보내는 것"이라면서 "이와 함께 탄소배출량의 측정·모니터링·검증 등 데이터의 정확성을 최우선시하고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한 처벌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발전사업 외에 가능한 한 빨리 더 많은 업종을 편입시켜야 하고, 참여자에 따라 시장에 대한 이해가 달라야 활발한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자산운용기관, 금융기관 등 더 많은 참여자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쩌우지 에너지재단 대표는 "어떤 시장이든 효과적인 배분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금융 시장과의 연결이 필수적"라면서 "그렇지 않으면 탄소 시장의 규모, 역할, 가격 실현에 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국 탄소시장은 탄소금융과 자본시장이 서로 연결될 수 있는 일정한 접점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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