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안 가리는 '개발공약' 쏟아내기
'21분 콤팩트도시' '전철 지하화' '재건축 층고제한 철폐'
강원도 정치권 "오색케이블카 허용해야" 여야 한목소리
그런데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여야후보들은 하나같이 '재개발·재건축 규제완화 등 부동산 공급 확대'를 공약으로 들고나온다.
◆ 박영선 '21분 콤팩트 도시' =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1월 26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며 '21분 콤팩트 도시'(21분 도시)를 공약했다.
21분 안에 모든 것이 해결되는 콤팩트 도시로 서울을 재구성하는 '대전환'을 이루겠다는 것이다.
'21분 도시'는 인구 50만명 기준의 자족적인 21개의 다핵 분산도시로 전환하고, 권역별로 21분 내 모든 이동이 가능한 생활권을 조성하겠다는 내용이다. 여의도를 예로 들면 국회의사당에서 동여의도로 향하는 도로를 지하화하고, 그 위에 공원과 수직정원, 스마트팜, 1인가구텔을 조성하는 것이다. 여의도는 이미 일자리와 주거 등 자족 기능을 다 갖추고 있다. 여기에 21분 도시를 만들겠다는 것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박 전 장관은 여기에 국회의사당 이전을 가정해 의사당을 세계적 콘서트홀로, 의원회관은 청년창업 주거지로, 소통관은 창업허브로 바꾸겠다는 뜬구름 잡는 공약까지 제시했다. 서울시는 2019년에 이미 '10분 동네 생활SOC' 13개 시범사업을 선정해 발표했다. 앞으로 서울의 생활권이 10분에서 21분으로 늘어난 이유를 두고 공허한 논쟁이 전개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서울 서대문갑·4선)은 1월 31일 "1호선 지상구간 지하화로 강남북으로 단절된 서울의 균형발전을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우상호 '1호선 지상철 지하화' = 우 의원은 이날 오후 2시 광운대역 역사관 옥상에서 '1호선 지상구간 지하화' 정책발표회를 열었다.
정책발표회에는 기동민(성북을) 김성환(노원병) 박용진(강북을) 박홍근(중랑을) 안규백(동대문갑) 우원식(노원을) 국회의원 6명을 비롯해 이승로(성북) 오승록(노원) 유덕열(동대문) 이동진(도봉)등 4명의 구청장 등이 참석했다.
우 의원은 "시장 후보로 출마하면서 이 문제부터 제일 먼저 해결해야겠다고 결심했다"며 "총 공사비용은 약 8조에서 9조 사이로 추산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은 "최근 역세권 주변 용적률이 700%로 상향되면서 역 주변에 복합용도 건물을 고층으로 올릴 수 있게 됐다"며 "아파트와 상업건물, 창업센터와 각종 문화센터가 들어서게 되면 강북지역이 훨씬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국가소유 토지라서 비용이 저렴하고 인허가에 시간에 절약되기 때문에 빠른 시간에 단절된 마을을 잇고, 공원과 문화복합시설, 주택공급도 해결되는 1석3조의 효과를 볼 수 있는 공약"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1호선 지상구간 지하화를 동북권에서 시작하는 건 강남북 균형발전을 위해서 의미 있는 일"이라며 힘을 모으겠다고 약속했다.
◆나경원 '재건축 층고제한 해제' = 유동인구가 많은 1호선 구간을 지하화할 경우 악화될 지하철 내 공기질 문제, 안전사고 문제, 향후 경원선 고속철도 건설 문제 등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청량리역이나 왕십리역처럼 지상구간을 이용해서도 얼마든지 복합상가를 지을 수 있다는 대안도 고려되지 않았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1월 27일 강남 은마아파트를 찾아 "용적률을 높이고 35층 층고제한도 풀겠다"고 약속했다. 14층 아파트를 50층 아파트로 재개발하려는 주민들을 찾아가 이런 공약을 제시한 것이다.
◆"여야 구분 없이 강원도당 같은 대응" =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환경영향평가 재보완' 지시가 떨어지자 최근 강원도 여야 의원들이 보이는 모습도 '초당적'이다.
국민의힘 강원도당은 "문재인정부는 오색케이블카 뿐 아니라 평창올림픽 시설 사후활용 방안 등 강원도의 생존현안에 대해 딴죽걸기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강원도당도 "원주환경청의 '추가 보완' 요구는 법적 권한과 절차를 넘어서는 권한남용"이라고 비판했다.
권성동(국민의힘·강릉) 의원 등은 한정애 환경부 장관과 간담회를 추진해 오색케이블카 문제를 직접 풀겠다는 뜻까지 밝힌 상태다.
한 네티즌은 "강원도는 사회적 합의인 가리왕산 복원 약속부터 지켜야 할 것"이라며 "환경 문제에 대해서는 강원도 정치권은 야야 구분 없이 온통 강원도당 같은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김동언 서울환경운동연합 생태도시팀장은 "14층 아파트를 헐어 50층으로 올리면 그 다음 재개발 땐 도대체 몇층으로 올리겠다는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서울시장 후보들은 부동산 광풍 조장 공약을 즉각 중단하고, 기후위기의 최전선인 서울의 그린 인프라 확보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