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급 상장에 훈풍 부는 IPO 시장

2021-03-04 12:28:41 게재

매월 상장기업·공모금액 최고 수준 기록

청약제도 변경으로 공모주펀드 관심집중

기업공개(IPO) 시장에 봄바람이 불고 있다. 연 초부터 활황세를 보이던 IPO 시장이 3월 들어 대어급 상장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더욱 활기를 띨 전망이다. 상장기업 수와 공모금액, 시가총액 등에서 전년 동월대비 역대 최고치를 보였던 1~2월에 이어 이달에도 IPO 시장은 대규모 상장이 예상된다.


4일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2월 상장기업은 총 13개로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별로는 코스피시장 2곳, 코스닥시장 11곳이다. 상장유형별로는 씨이랩(빅데이터플랫폼)과 피엔에이테크(OLED소재) 등 2개 기업이 코넥스에서 이전 상장했고, 나머지 11개 기업이 신규 상장했다. 2월 공모금액은 8421억원으로 15년 만에 동월 최고치를 기록했다. 2월 공모가 대비 첫날 시초가 수익률은 64.9%의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3월에도 IPO 시장 호황은 지속될 전망이다. 3월 상장 예정 기업은 최소 10개에서 최대 12개로 21년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 예상된다. 3월 IPO 시장 예상 시가총액은 5조5000억원에서 7조원 수준으로 2010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희망공모가를 기준으로 한 시가총액은 3조7485억원~4조9725억원이다.예상 공모금액은 1조4000억원~1조8000억원대를 형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2010년 3월 2조535억원 이래 11년 만에 최고치다. 공모금액 최고치 경신은 SK바이오사이언스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어급 기업이 등장함에 따라 공모주 시장에서 단기 수급 쏠림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중소형 기업들 중에서도 전방 산업 성장 모멘텀 수혜가 기대되는 기업들의 신규 상장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는 상반기 SK바이오사이언스와 SK아이이테크놀로지를 시작으로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지 등 카카오 계열사의 IPO가 예정돼 있다. LG에너지솔루션도 하반기께 상장을 앞두고 있다. 크래프톤,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야놀자, 쏘카, 티켓몬스터 등 유니콘기업들도 IPO를 준비 중이다.

다만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공모주 투자에 조금 더 신중해질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연초부터 시장의 풍부한 유동성과 함께 올해 대어급 신규 상장 기업들이 등장함에 따라 IPO 시장 흥행은 이어지겠지만, 강한 유동성이 뒷받침 될 때 항상 고평가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주의를 당부했다.

공모주 청약 관련 제도가 변경되면서 공모주 진입장벽이 낮아진 점도 IPO 열풍에 힘을 보태고 있다. 정부는 올해 일반 청약 물량을 기존 20%에서 25%로 확대했다. 청약시 절반 이상은 균등배정으로 배분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균등배정은 최소 청약 증거금 이상을 낸 모든 청약자에게 동등한 배정 기회를 주는 것을 말한다. 가령 최소 청약 물량이 10주인 경우 증거금을 100만원 넣든, 1000만원을 넣든 동일하게 1주씩 배정 받는다. 인기 공모주 청약 당시 1억원을 넣어도 단 몇 주밖에 받지 못했던 점을 고려하면 문턱이 대폭 낮아졌다.

균등배정 방식 도입으로 개인투자자는 증거금의 부담을 덜었다. 기존에는 증거금이 크면 클수록 당첨 확률이 올라갔다. 이에 일부 청약 종목의 경우 증거금 1억을 넣어 1주를 배당받는 일이 발생했고 공모주를 위한 대출, 마이너스통장 자금 또한 발생했다.

공모주 펀드에도 자금이 몰리기 시작했다. 공모주 펀든느 공모펀드뿐만 아니라 사모펀드도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일반투자자의 사모펀드 최소투자금액이 1억원에서 3억원으로 상향 조정되면서 오히려 큰손 입장에서는 물량 배정에 유리해지면서 공모주 펀드에 눈길을 돌리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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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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