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속 따뜻한 온정
취약계층에 도시락·우유 배달
"경로식당의 급식이 중단되면서 지난해 3월부터 간편식과 반찬을 마련해 지역 어르신 115분께 나눠드리고 있다."
은행종합사회복지관 이우창 과장의 말이다. 이 과장은 "많은 어르신들이 복지관을 찾아오셔서 음식을 받아가시지만 거동이 불편한 분은 복지관 직원들이 가정을 방문해 전달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저소득층 독거노인과 노숙인 등 저소득 취약계층 복지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감염 우려 때문에 노약자를 한곳에 모으는 일 자체가 부담이기 때문이다. 경로당이나 복지관 등 노인복지 시설이 폐쇄되고 무료급식도 중단됐다.
1992년부터 전국 26곳에서 독거노인 1만5000여명에게 주 3회 무료식사를 제공해온 천사무료급식소도 급식을 중단했다. 대신 지난해 7월부터 독거노인 1000여 가구를 대상으로 매일 아침 '사랑의 우유'를 배달한다.
이현미 기획팀장은 "다음날 우유가 그냥 있으면 어르신을 직접 찾아뵙고 안부를 확인할 수 있어 어르신의 고독사 예방 방지에도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성남 '안나의집'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실내 급식소 운영이 어려워진 뒤 지난해 1월부터 맞은편 성당 주차장에서 도시락으로 바꿔 끼니를 제공한다. 하루 700명분 도시락을 포장하고 나누어주는 데 필요한 인력과 식재료는 모두 자원봉사와 기부, 후원으로 이뤄진다.
김하종 신부는 "자원봉사자 35~40명이 어김없이 찾아오고, 오후 3시면 도시락을 받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든다"며 "지난해 1월부터 1년 넘게 도시락을 나눠주고 있지만 지금까지 단 한명의 코로나 확진자도 나오지 않았다. 하루하루가 기적같다"고 말했다.
홍정아 리포터 jah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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