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속 따뜻한 온정

취약계층에 도시락·우유 배달

2021-03-05 11:48:07 게재

"경로식당의 급식이 중단되면서 지난해 3월부터 간편식과 반찬을 마련해 지역 어르신 115분께 나눠드리고 있다."

은행종합사회복지관 이우창 과장의 말이다. 이 과장은 "많은 어르신들이 복지관을 찾아오셔서 음식을 받아가시지만 거동이 불편한 분은 복지관 직원들이 가정을 방문해 전달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부터 무료급식 대신 도시락을 제공하는 안나의집은 자원봉사자의 후원과 참여도 꾸준하다. 사진 안나의집 제공


코로나19가 저소득층 독거노인과 노숙인 등 저소득 취약계층 복지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감염 우려 때문에 노약자를 한곳에 모으는 일 자체가 부담이기 때문이다. 경로당이나 복지관 등 노인복지 시설이 폐쇄되고 무료급식도 중단됐다.

1992년부터 전국 26곳에서 독거노인 1만5000여명에게 주 3회 무료식사를 제공해온 천사무료급식소도 급식을 중단했다. 대신 지난해 7월부터 독거노인 1000여 가구를 대상으로 매일 아침 '사랑의 우유'를 배달한다.

이현미 기획팀장은 "다음날 우유가 그냥 있으면 어르신을 직접 찾아뵙고 안부를 확인할 수 있어 어르신의 고독사 예방 방지에도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성남 '안나의집'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실내 급식소 운영이 어려워진 뒤 지난해 1월부터 맞은편 성당 주차장에서 도시락으로 바꿔 끼니를 제공한다. 하루 700명분 도시락을 포장하고 나누어주는 데 필요한 인력과 식재료는 모두 자원봉사와 기부, 후원으로 이뤄진다.

김하종 신부는 "자원봉사자 35~40명이 어김없이 찾아오고, 오후 3시면 도시락을 받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든다"며 "지난해 1월부터 1년 넘게 도시락을 나눠주고 있지만 지금까지 단 한명의 코로나 확진자도 나오지 않았다. 하루하루가 기적같다"고 말했다.

홍정아 리포터 jah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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