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강한 기업의 비밀│ (35) 듀오백(DUOBACK)
34년 의자 전문 외길 … IoT 스마트의자 시대 열다
신제품 '자세알고' 4월 출시, 35개국에 수출 추진
부친 이어 2세경영 … 영업익 30% 인센티브 제공
의자생활은 건강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이를 '의자병'이라고 정의했다. 많은 시간을 앉아 생활하면서 발생하는 질병을 통칭한 말이다. 대표적인 의자병 질환은 허리·목디스크, 거북목 증후군, 손목터널 증후군 등이 있다. 관절염 혈압 당뇨병 등도 앉아 생활하는 것과 관련 있는 질환들이다.
34년간 '의자와 건강'만을 고민해 온 기업이 있다. 나무의자가 전부였던 시절 국내 최초로 아동용 의자를 개발했다. 여성의 신체 특정을 고려해 여성용 의자도 내놓았다. 다음달 사물인터넷(IoT)기술을 결합한 스마트의자를 출시한다.
주인공은 듀오백(대표 정관영)이다. 듀오백(DUOBACK)은 갈라진 두 개의 등판 디자인으로 널리 알려졌다. 정관영 대표는 창업주인 부친 정해창 회장에 이어 듀오백을 이끄는 2세 경영인이다. 2004년 사장으로 선임된 이후 2012년 단독대표에 올랐다.
듀오백은 최근 새로운 도약의 기반을 마련했다. 기존 사무용의자 중심에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지난 2년간 적자를 탈출하고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44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318억원) 대비 38.6% 급증했다. 창립 후 가장 많은 매출이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지속해온 제품개발과 온라인 구축이 주효했다. 코로나19로 홈오피스시장이 확대되면서 듀오백 명성에 힘입어 온라인 매출이 크게 늘었다.
듀오백의 신제품 'D3'가 최근 대박을 냈다. 지난달 25일부터 한달간 진행한 크라우드 펀딩에서 9억4000만원 어치를 판매했다. D3는 의자 등판이 두개로 갈라진 디자인과 싱글백(일체형 등판)의 장점을 조합했다. 싱글백 뒷편에 듀오백 기능을 덧붙여 넣은 방식이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의자 신제품 '자세알고'도 주목된다. 자세알고는 의자 좌판에 설치된 센서를 통해 사용자의 앉은 자세를 측정·분석한 뒤 스마트폰 앱에서 실시간 자세를 점검해 올바른 착석 습관을 형성하도록 도와준다.
정관영 대표는 "자세알고는 그냥 '앉는 의자'가 아닌 '생각하는 의자'로 진일보한 제품"이라며 "다음달 국내시장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자세알고는 5년 가량의 노력이 낳은 산물이다. 듀오백의 집념과 스타트업 기술, 대학의 협력이 일궈낸 작품이다. 아동용부터 학생용, 성인용을 완성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아이와 성인의 착석 자세와 좌판 크기가 달라 이를 분석하고, 모집단을 만들어 유의미한 결과를 내놓기 위해서였다.
자세알고는 수출길에 오른다. 정 대표는 "주요국 파트너들과 함께 35개국에 진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매출의 15% 가량을 차지하는 수출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듀오백은 자사 온라인몰을 7월까지 오픈마켓 형태로 재편한다. 정 대표는 "온라인몰을 '앉는 것에 대한 모든 것'을 다루는 쇼핑몰로 만들어 온라인에서만 연간 100억원대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듀오백 온라인 회원은 40여만명이다.
2014년 시작한 헬스케어 전문숍 '리얼컴포트' 매장도 확대한다. 매장 내 마사지존, 슬립존, 스터디존에서는 다양한 제품을 체험하고 구입할 수 있다. 리얼컴포트는 현재 가맹점 중심으로 전국에 16개 매장을 운영 중인데 연내 30개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듀오백의 강점은 기술력이다. 34년간 소재 기획 디자인 생산까지 의자개발의 모든 경험을 축적했다.
듀오백의 전신인 해정산업은 교구부품을 만들어 당시 초등학교에 납품했다. 곡면 합판 책·걸상을 접하고 의자개발에 뛰어 들었다. 창업주 정해창 회장은 일본에 건너가 제조기술을 배웠다. 국내에 없던 곡면 합판 책·걸상을 내놓았다. 이 제품은 중동건설 붐을 타고 수출됐다.
회사는 듀오백을 접하면서 기술력을 갖췄다. 우연한 기회에 독일 의자전문업체 그랄(GRAHL)사의 듀오백을 만났다.
정 회장은 특허권 인수 협상을 했다. 처음엔 거절당했지만 다섯차례 설득 끝에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그랄사는 생산기술은 알려주지 않았다. 생산현장도 보여주지 않았다.
정 회장은 연구소를 설립, 자체 기술개발에 착수했다. 수년간의 실패 끝에 생산기술을 확보했다. 제품 개발에 성공했지만 판매에 어려움을 겪었다. '모양이 독특하다' '중소기업 제품이 가격이 바싸다'는 게 이유였다. 여기에 IMF사태까지 겹쳤다.
홈쇼핑은 듀오백을 알리는 계기였다. 정 회장은 직접 홈쇼핑에 출연해 듀오백의 장점을 설명했다. 입소문이 퍼졌고 매출이 수직으로 상승했다. 성장세를 기반으로 2004년 코스닥에 등록했다.
2004년 정 대표가 경영을 책임진 이후 매출액과 직원수는 2배 이상 늘었다. 자산은 4배 가량 증가했다.
정 대표는 "남들보다 과감히 도전하다보니 실패도 많았다"며 "한 제품을 개발에 10억원 가량 드는데 많이 까먹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의자를 고집하는 이유로 "의자를 만드는 과정이 재밌고 고객이 좋아하는 걸 보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듀오백은 최근 직원들에게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영업이익의 30%를 직원에게 인센티브로 지급하고 있다. 팀당 100억원 매출시 1억원을 별도 성과금으로 지급한다.
정 대표는 "열심히 일한 이익을 나눌 수 있는 구조를 정착시켜 직원들이 행복한 직장을 만들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