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양자컴퓨터 연구센터' 설치
도쿄대·후지쓰 등과 산학연 도모
일본이 양자컴퓨터 연구에 국가적인 힘을 기울이는 데는 앞으로 양자기술을 활용한 각종 응용산업 분야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컴퓨터는 물론 통신기술 등의 혁신에 양자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일본은 그동안 양자기술에 대한 투자나 연구에서 미국과 중국에 크게 뒤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뒤늦게 정부차원에서 양자컴퓨터 관련 기술의 연구에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
나카무라 야스노부 연구센터장은 NEC 재직 때인 1999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양자컴퓨터의 기본소자인 '양자비트'를 만든 이 분야의 최고 권위자로 꼽힌다. 그는 구글 등과 같이 물질을 극저온에 냉동시켜 전기저항을 없앤 '초전도' 회로로 계산하는 방식의 양자컴퓨터를 개발해 왔다고 일본 언론은 전했다.
이번에 이화학연구소가 별도로 관련 연구시설을 설치할 것으로 예상되는 후지쓰는 이 분야에서 상당한 기술적 진전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양측은 이미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인 '후가쿠'를 공동개발한 전력이 있다. 이에 따라 양측은 양자컴퓨터에서도 서로 긴밀히 연계해 연구개발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목표다.
학계와 산업계에서는 본격적인 양자컴퓨터의 상용화는 앞으로 20년 가까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양자기술은 전기자동차 전용 배터리에 사용하는 소재개발 등 일부 용도에서 수년 내에 산업적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신약 개발이나 금융시장 리스크 예측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면서 차세대 꿈의 기술로 불리고 있다.
한편 이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은 막대한 투자와 연구역량을 통해 다른 나라를 크게 앞서고 있다는 평가이다. 양자컴퓨터의 하드웨어 관련 특허도 IBM이 140건으로 가장 많고, 3위인 마이크로소프트(81건)와 4위 구글(65건), 5위 인텔(37건) 등 미국 기업이 압도한다. 특히 구글은 2019년 슈퍼컴퓨터로 1만년이 걸리는 계산문제를 3분 만에 풀어내 세계에서 처음으로 극한의 한계를 돌파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중국은 양자기술 가운데 통신과 암호의 연구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양자컴퓨커 개발에도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중국과학기술대학 연구그룹은 지난해 말 구글이 2019년 돌파했다는 극한의 한계인 이른바 '양자 초월'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