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산업 수출 경쟁력 높아졌다 … "올해 수출액 역대 최고 전망"

2021-04-09 12:45:52 게재

시스템반도체 수출 역대 최고치, 메모리반도체는 부동의 세계 1위

디스플레이 1위 유지, 자동차 배터리 2위 진단키트 5위로 껑충

올해 우리나라 수출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8일 산업통상자원부 주재로 열린 '신산업 수출 활성화를 위한 수출역량 점검 회의'에서 올해 연간 수출액을 전년보다 18.1% 증가한 6053억달러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전망치 5643억달러보다 상향 조정한 것으로, 2018년 6049억달러를 넘어서는 역대 최고치다.


최근 우리 수출 흐름과 세계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한 전망으로, 연간 교역 규모도 1조1545억달러로, 1조달러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내다봤다.

1분기에는 주력품목 고도화와 유망품목 고성장을 바탕으로 총수출액과 일평균 수출액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다만 "미중 무역 갈등 심화, 코로나19 이후 회복 과정에서 글로벌 버블 붕괴 우려, 원화 절상 가능성 등 하방 리스크 요인이 있어 2분기 이후 불확실성도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올해 수출 전망이 밝은 것은 기존 주력 품목뿐만 아니라 신산업 분야에서 세계 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시스템 반도체, 전기차, 바이오·헬스, 자동차 배터리 등 우리나라 주요 유망 성장산업의 수출 경쟁력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시스템 반도체 수출액은 303억달러로, 전년대비 17.7%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지난해 수출 5위 품목인 철강(266억달러)을 넘어선 실적이다. 전체 반도체 수출 중 시스템 반도체 비중도 2019년 27.4%에서 2020년 30.5%로 커졌다.


우리산업의 든든한 버팀목인 메모리 반도체는 세계 시장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지속하며 1위를 유지했다. 세계 1위 삼성전자와 세계 2위 SK하이닉스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각각 36.6%, 20.2%에 달했다.

자동차 전체 수출액은 356억달러로 독일과 일본, 미국에 이어 세계 4위로 나타났다. 2019년 5위에서 한 계단 상승했다.

이 중 친환경차 판매 대수로만 보면 현대·기아가 2019년 7위에서 2020년 4위로 3계단 뛰어올랐다. 친환경차 1위는 테슬라, 2위 폭스바겐, 3위 GM그룹으로 현대·기아차, 르노·닛산, 도요타를 제쳤다.

디스플레이의 경우 세계 점유율 1위를 유지한 가운데, 고부가가치 품목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수출이 109억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국가별 OLED시장 점유율은 한국이 85.8%로, 2위 중국(13.2%), 3위 대만(0.5%)과 큰 격차를 보였다.

바이오·헬스는 진단키트 호조로 사상 첫 100억달러를 넘어서며 수출액 기준으로 우리 10대 수출 품목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국가별 진단용제품 수출규모는 1위 미국, 2위 독일, 3위 네덜란드, 4위 영국, 5위 한국이다.

전기차용 배터리(이차전지) 판매량은 2019년 세계 3위에서 지난해 일본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우리 기업들의 판매용량이 모두 전년 대비 80% 이상 늘어난 덕분이다.

기업별 전기차 배터리시장 점유율은 중국의 CATL이 24.0%로 1위를 차지했다.

한국기업은 LG에너지솔루션(23.5%) 2위, 삼성SDI(5.8%) 5위, SK이노베이션(5.4%) 6위였다. 일본의 파나소닉(18.5%)과 중국의 BYD(6.7%)는 3, 4위로 조사됐다.

저장장치(SSD)는 비대면 경제특수가 이어지며 데이터센터용 수요가 급증해 우리나라가 수출액 세계 1위(101억달러)에 올랐다. 2위는 대만(89억달러), 3위는 미국(46억달러)이었다.

기존 주력 수출 품목 선전도 눈길을 끌었다.

스마트폰 TV 냉장고 세탁기 등 주요 품목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점유율 1∼2위를 유지했다. 2020년 기업별 스마트폰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20.8%로 1위를 차지했으며, 이어 애플(16.8%), 화웨이(13.6%), 샤오미(12.8%), 오포(11.2%) 순이었다.

철강은 생산량 기준으로 세계 순위 4위 유지가 유력하고, 선박은 수출액 기준으로 세계 2위를 유지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최근 흐름이 이어진다면 올해 확실한 수출 반등과 무역 1조달러 달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새로운 도약을 위한 전환점을 맞으려면 고부가가치 유망 품목들의 발굴과 육성이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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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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