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앞다퉈 AI기술 첨단화 경쟁 나서

2021-04-21 12:05:01 게재

빅데이터와 결합해 은행업무 모든 영역 확대 … 노조는 일자리 우려로 대안 요구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각종 금융서비스 개발과 첨단화에 박차를 가하고 나섰다. 주요 은행들은 이번 달에만 AI 관련 각종 개발 움직임을 잇따라 공개하면서 잰걸음을 하고 있다. 고객의 각종 데이터와 결합한 AI가 은행 업무의 대부분을 잠식할 것이라는 우려에 노조는 대안 마련에 몰두하고 있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사진 왼쪽)과 구현모 KT 대표이사는 20일 서울 KT 광화문 이스트 사옥에서 'AI원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 우리은행 제공


우리은행은 20일 AI기술을 접목한 디지털금융 경쟁력 강화를 위해 KT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이번 협약으로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산학연이 참여하는 'AI원팀'에도 합류한다고 했다. 우리은행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AI기술을 활용한 금융서비스 혁신 △금융에 특화된 AI 신기술 공동연구 △금융 AI 인재양성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이날 협약식에서 "AI기술 발달로 과거에는 상상도 못했던 일들이 현실이 되고 있다"며 "우리은행은 AI원팀에 참여하고 있는 최고의 기업과 협업해 고객에게 차별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이날 인공지능(AI) 사업을 총괄하는 통합AI센터(AICC)를 설립하고, 센터장으로 김민수 삼성SDS AI선행연구랩(Lab)장(사진)을 영입했다 밝혔다.

김민수 신임 센터장은 1977년생으로 KAIST(한국과학기술원)에서 데이터마이닝을 전공하고, 삼성SDS AI선행연구소에서 AI 관련 기술의 연구를 이끌어 왔다. 신한은행은 "김 센터장은 자연어 처리에 기반한 텍스트 분석 개발과 딥러닝 기반 분류·추천 모델 개발 등의 전문가"라고 소개했다.

KB국민은행도 지난 13일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과 '디지털혁신 연구센터' 설립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이날 포스텍과 협약을 통해 디지털 금융상품 및 서비스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를 한다고 했다. 주된 연구분야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이 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은행은 또 한국마이크로소프트와도 '데이터·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기술 개발 및 디지털 생태계 확산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하나은행은 최근 다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알고리즘을 적용해 고객의 금융 패턴과 라이프 스타일을 분석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하나 자금관리 리포트' 서비스를 출시했다. 하나은행은 이 서비스의 출시로 고객의 월간 거래를 분석해 △월별 잉여자금 산출 △입출금 거래 분석 △출금 성향 분석 등 개인화된 리포트를 매월 초에 제공한다.

한편 은행들이 AI 기술의 첨단화를 통해 은행업무의 모든 영역으로 확대할 움직임이 나오면서 직원들 안에서는 불안한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향후 AI기술의 급속한 진전은 단순한 고객 응대 서비스를 넘어 대출과 펀드 및 보험 판매 등 복잡한 업무로 영역을 넓혀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AI가 기업금융이나 자산관리 등 단순한 데이터에만 의존할 수 없는 사람이 고도의 판단을 해야 하는 업무를 빼면 사실상 모든 영역으로 업무를 넓힐 것"이라며 "직원들의 업무 재배치 등 내부의 인력구조에도 변화가 수반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융노조는 최근 노사교섭에서 사측에 디지털화의 확산에 따른 은행원의 일자리 유지를 위한 대안이 필요하다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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