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주민 '쓰레기 줄이기' 실험 주목
청주 인천 남양주 등 전국 확산
시민참여·캠페인·단속 등 병행
'쓰레기 줄이기 100일 실험' '쓰레기제로마을' '친환경 3무 청사' …
지자체들이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실험을 펼치고 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가 늘면서 쓰레기가 폭증한 반면 수도권매립지 사용종료, 소각장 부족 등 쓰레기 처리대책은 한계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충북 청주시와 시민들의 실험이 가장 주목받고 있다. 청주새활용시민센터(시민센터)는 21일 '쓰레기줄이기 100일간의 실천' 시민생활실천단 발대식을 열었다. 시민실천단 100가구(가구원 348명)는 22일부터 오는 7월 31일까지 100일간 12개 활동과제를 수행하고 실천 결과를 SNS 등으로 홍보하게 된다. 실천과제는 가정 내 쓰레기줄이기 자가진단표 작성, 고장난 우산 재사용, 플라스틱 줄이기 등이다. 별도 전문가그룹이 실천활동 전 과정을 모니터링하고 향후 활동결과를 토대로 자원순환 발전과제 등을 모색할 계획이다.
◆실험에서 실천으로 '100일의 기적' = 이번 활동은 앞서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2월까지 진행한 '쓰레기줄이기 100일간의 실험' 후속사업이다. 당시 100일간의 생활실험에서는 효과적인 쓰레기 발생저감·분리배출 요령을 발굴해 쓰레기양을 21.5% 감량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시민센터는 실험에 참여한 117개 가구에 분리배출함 저울 등을 나눠줬고 가정에서는 날마다 발생하는 쓰레기를 재활용품과 일반쓰레기로 나눠 기록했다. 오순완 시민센터 사무국장은 "실험은 성공적이었고 실천단 활동 역시 기대가 크다"며 "시민들이 찾아낸 쓰레기 줄이기 방안을 제도화하고 대형마트·업체 등에 플라스틱·비닐 사용 자제를 권고하는 시민운동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천시의 쓰레기 줄이기 정책은 민간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천주교 인천교구는 각 성당에서 일회용품 자원낭비 음식물쓰레기가 없는 '3무 친환경 자원순환 성당'을 조성해 쓰레기 줄이기에 노력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박남춘 인천시장과 정신철 천주교 인천교구 주교가 14일 업무협약을 맺었다. 지난 6일에는 민간기업에서는 처음으로 신한은행이 인천시와 3무 청사 협약을 맺었다. 이는 올해 2월부터 인천시청에서 진행한 '친환경 3무 청사' 정책이 민간으로 확산된 사례다. 지난해 11월에는 인천의 5개 종합병원도 '일회용품 없는 장례식장'을 조성하기로 인천시와 약속했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지속가능한 자원순환사회 실현을 위해서는 온 국민이 적극적으로 쓰레기줄이기에 참여해야 한다"며 "인천에서 실천하고 있는 공공과 민간 영역의 작은 발걸음들이 모여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는 계기가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장에선 '쓰레기와의 전쟁' 중 = 경기도 지자체들도 쓰레기 줄이기에 앞장서고 있다. 남양주시가 지난해 9월 '더 늦기 전에'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시작한 아이스팩 수거사업은 6개월 만에 64만톤을 수거하는 성과를 거두며 주목받았다. 아이스팩을 모아오면 종량제봉투로 교환해주는 사업으로, 전국 지자체로 확대되고 있다. 남양주시는 다세대·빌라 밀집지역인 화도읍 묵현리를 쓰레기 줄이기 시범마을, 일명 '북극곰 마을'로 정해 종량제봉투 지정장소(그린존)에 버리기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용인시는 시민과 함께하는 '쓰레기제로 마을' 실험에 나섰다. 시는 오는 6월까지 10~15명으로 구성된 마을실험실을 읍면동별로 조성, 11월까지 생활폐기물은 줄이고 재활용률은 높이기 위한 실천에 나선다. 용인시 관계자는 "시민 스스로 생활폐기물을 감축할 수 있는 실행과제를 선정하고 실천할 수 있는 장이 되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원시의 경우 무단투기 단속 등 강력한 생활폐기물 감량정책을 펴고 있다. 지난 2월부터 3월 29일까지 자원회수시설로 반입되는 생활폐기물을 대상으로 표본검사를 해 반입기준에 미달한 쓰레기를 배출한 동은 '생활쓰레기 반입 정지' 처분을 내리고 수거하지 않았다. 그 결과 소각용 쓰레기는 줄고 재활용 쓰레기는 늘어났다. 표본검사 시행 전 455.9톤(2월 15~21일)이었던 소각장 반입 쓰레기는 시행 5주차(3월 22~28일)에 405.2톤으로 11.1% 줄었다. 자원순환센터에 반입된 재활용쓰레기는 시행 전(2월 15~21일) 247톤에서 5주차(3월 22~28일)에 284톤으로 15% 증가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현장에선 말 그대로 '쓰레기와의 전쟁'중"이라며 "무단투기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주민들이 올바르게 쓰레기를 배출하도록 효과적으로 계도할 방안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