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고 고졸취업│인터뷰 - 안희원 대구일마이스터고 교장
"학생들 이력서 들고 기업 100곳 찾았다"
3년 연속 취업률 100%, 군 전역 후 '복직'까지 … 1학년부터 맞춤형 취업지도 만들어
지난해 실업계고에 혹독한 시련이 닥쳤다. 코로나19로 학교와 기업의 실습실 문이 닫혔다. 취업대신 진학을 선택한 학생들이 늘었다. 취업률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특성화고 졸업생들이 대기업 문턱을 넘는다는 것은 언감생심이다. 한쪽에선 청년일자리가 없다며 취업대란을 탓한다. 반면, 중소기업은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 무엇이 문제일까. 정부는 ‘선취업 후진학’을 지원하는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지만, 미스매칭(불일치)으로 끝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3년 동안 고졸취업 100%를 달성시킨 현장을 통해 고졸취업의 희망과 현실을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우선 학생들을 ‘선취업 후진학’ 정책 설계도에 따라 맞춤형으로 길러낸다. 일마이스터고는 미래 자동차 산업을 주도할 인재양성을 교육목표로 삼고 있다. 한 반 20명씩 6학급 120명을 선발한다. 전교생이 360명으로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한다. 이중 여학생은 8명이다. 최근 코로나19로 기숙사 인원을 절반으로 줄였다. 1학년 때는 자동차산업계열 공통과목 교육과정을 배운다. 2학년부터 자동차부품가공과, 자동차 금형가공과, 자동차생산자동화과로 나눈다. 자동차부품가공과에 군특 총포장비 전공 1학급 20명을, 자동화과에는 군특 통신장비 1학급 20명을 편성했다. 이 40명은 ‘군부사관학과’를 선택한 학생들로, 졸업 후 군 부사관으로 진출시킬 맞춤형 인재들이다.
안 교장은 매년 졸업할 학생 120명 명단을 쥐고 해당분야 기업을 찾아 나선다. 교문 옆에 2021년 졸업생이 취업한 기업 42개의 이름을 대형 펼침막에 적어 놨다. 포스코, 경북대첨단정보통신 융합산업기술원, 대주기계, 부광정밀, 상광엔지니어링, 대한 오토텍… 등등. 대부분 대구경북 지역 산업체다. 안 교장은 “지역에서 길러낸 산업인재를 지역사회에서 소화하기 위한 안내문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말에는 지역경제 강화와 지방분권, 지역인재 외부 유출 최소화 등의 큰 의미를 담고 있다.
안 교장이 취임 후 학생 취업을 위해 맞춤형(학생 전공분야 학습내용) 자료를 들고 방문한 기업은 100여 곳이 넘는다. 중소기업들은 필요한 인력 확보를 위해 홍보를 하거나 학교로 찾아오지만, 안 교장은 관련 기업이 필요한 인재가 3년 동안 어떻게 학교생활을 했는지를 설명해준다.
◆기술보다 인성교육을 더 강조하는 학교 = 일마이스터고는 기술이나 실력보다 인성교육을 강조한다. 인성교육은 사고능력을 키우고 사회성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단지 기술을 연마해 기업에 보내주는 형식이 아니라, 자아정체성이 확립된 시민(인재육성)을 길러 사회로 진출시킨다는 넓은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게 안 교장 설명이다. “기업이 원하는 것은 실력보다 인성이다. 사람됨 교육에 주력하는 이유다. 실력은 취업 후 더 배우면 되지만 인성이 부족하면 조직생활에 적응하기 어렵다. 참을성이 떨어지고 쉽게 퇴사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래사회에 적응력을 높이기 위해 창의융합 능력 교육을 더한다고 설명했다. 인성교육은 실천활동으로 이어진다. 전원 태권도 연마, 봉사활동 3년 동안 100시간 달성, 독서는 한 달에 100페이지 이상, 마라톤 년 1회 참석해 10km 완주하기 등이다. 남들이 고민하는 학교폭력이나 왕따, 학교생활부적응에 따른 학업중단 같은 말은 찾아보기 힘들다. 2019년 전국 중고교 태권도수업 시범학교 우수사례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졸업 때는 대부분 학생이 태권도 2단 유단자가 된다.
교실과 실습실을 둘러봤다. 안전한 공간확보와 깨끗한 교실, 첨단 실습장비를 갖췄다. 학생 만족도가 높은 이유다. 이런 환경을 학생 스스로 만들어가고, 학교가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고교학점제 시범운영에 따른 교과교실제도 안정적으로 운영한다. 이중 책읽기는 쉽지 않았다. 중고교생을 위한 그림책 읽기부터 시작했다. 책읽기는 사고력을 높이고 내면의 공부와 친구 이해하기, 관계망 개선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게 안 교장 설명이다.
◆4대천왕 설계도 따라 인재양성 = 안 교장은 학생 선발을 하고나면 맞춤형 취업설계도를 작성한다. 이른바 4대천왕이라는 이름으로 작전계시. 한 학년 120명을 대기업과 공기업 취업반, 군 특성화반, 강소기업반, 해외취업반으로 나눠 3년 동안 인재양성에 들어간다. 학부모들은 국내 취업도 어려운데 무슨 해외취업이냐고 반문한다. 그러나 2018년 아시아 최초로 독일 전력회사인 바텐팔에 인재를 보내는 성과를 거뒀다. 매년 6~8명 정도 해외취업을 위해 전략적인 인재양성 과정을 운영한다.
안 교장은 “대기업이나 공기업에 취업하면 당장은 좋겠지만, 자기개발에 따른 지속가능성은 오히려 떨어진다.”며 “소위 명장이라는 실력과 명예는 강소기업에서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전남 광주에서 입학한 김효진(여. 가명)씨는 졸업 후 강소기업에 취업했다. 초기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상담과 맞춤형 진로 교육으로 해소했다. 취업 2년 만에 실력을 인정받아 대리로 진급했다. 현재 기계설계제작분야 명장을 꿈꾸고 있다.
◆ 부사관학과, “우리는 군번이 3개” = 부사관학과는 적은 예산으로 효율성을 극대화 하는 정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군도 좋고 학교도 좋은 사례를 만들어내고 있다. 대구일마이스터고는 2016년에 도입했다. 국방부에서 예비역 장교 2명을 학교에 파견해 도움을 주고 있다. 국방부 예산지원으로 부사관학과 학생에게 년 110만원(피복비 생활비 50만원 포함)에 달하는 장학금을 지급한다. 졸업 후 임기제 부사관 기술병으로 18개월 근무하고 자동으로 부사관으로 전환되는 시스템이다. 지난해까지 80명을 배출했고 전원 부사관으로 군 생활을 하고 있다. 특징은 군에서 대학교육 과정을 밟고 있다는 점이다. 80명 전원 전문학사 학위를 받았고, 3사관학교 진학을 준비하는 부사관도 있다. 최초로 특성화고 부사관학과 출신이 장교영역으로 진입하는 사례다. 군번이 3개가 되는 셈이다. 제대 후 군무원으로 취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안정된 직장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일마이스터고 윤승주(3학년. 자동차생산자동차학과)군은 벌써 전공 관련 자격증만 6개를 취득했다. 취업 후 로봇유지보수 관련 업무를 하고 싶다며 자신감이 넘친다. 강병욱(2학년. 자동차생산자동화학과)군은 전공심화 동아리에서 활동 중이다. “미래 희망 직업은 로봇기술 관련 회사 취업하는 것”이라며 학교자랑이 늘어진다.
◆미래 자동차 설계하는 학생들 = 일마이스터고는 미래자동차로 불리는 전기차나 수소차 관련 전문 수업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1학년 때 공통과목으로 기본교육과정을 배운다. 이어 내연기관에 사용하는 반도체(전기 기계 관련)사용 전문가 분야를 다룬다. 특징은 내년부터 ‘산업기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산업기사는 전문대학 이상에서 도전하는 과정이다. 기능공이 아닌 기술공을 양성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안 교장은 정부와 기업에 호소했다. 고졸취업 활성화를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로 ‘고졸취업자 경력개발’을 제시했다. “군 제대 후 기업에 복직시키는 제도를 만들지 못하면 대기업을 선호하고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취업문화’를 절대 바꿀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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