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기능식품도 맞춤시대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구매 환경 만든다

2021-04-30 11:51:49 게재

코로나19로 면역력 강화 관심 높아 … "여러 개 섭취 시 부작용 우려, 전문가 상담 후 선택"

최근 면역력을 강화하거나 필요한 영양소를 섭취해야겠다는 욕구가 높아졌다.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은 그 욕구를 더 확장시켰고 관련 시장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쏟아지는 수많은 건강기능식품 가운데 나에게 맞는 걸 찾기는 쉽지 않다. 전문가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을 구매가 가능하도록 도와주는 시범사업을 시작했고 이르면 내년에 시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구매 환경이 얼마나 갖춰지고 있는지 살펴본다

식약처의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추천 판매 제도 시범사업을 진행 중인 서울지역 한 매장. 사진 식약처 제공


세계적으로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시장이 크게 확장되고 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2019년 세계 건강기능식품 시장규모는 1432억달러로 추정된다. 2022년에는 1700억달러 시장규모로 예상된다. 2015년부터 매년 5% 이상 성장했다.

◆프로바이오틱스, 국내 건기식 주도 = 2020년 건기식 국내 시장규모는 전년대비 6.6% 성장한 4조9805억원으로 추정되며 지난 5년간 약 1조4000억원 정도 시장규모가 확대됐다.

건기식협회의 '가구별 건강기능식품 구매지표 조사' 결과를 보면 소비자 구매 행동지표 지수도 모두 상승해 건강기능식품 섭취가 대중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구매경험률은 78.9%로 100가구 중 79가구가 1년에 한번 이상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했다. 연평균 구매액도 2020년 32만1077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시장의 큰 변화는 건강기능식품 직접구매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선물 혹은 직접구매 금액 비중이 28.7%(-2.7%), 71.3%(+11.0%)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선물보다는 자신과 가족 건강에 대해 투자를 늘린 결과로 분석된다.

지난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기능성 원료는 홍삼 > 프로바이오틱스 > (종합 혹은 단일)비타민 >오메가-3(E PA-DHA 함유 유지) 순이었다. 이들 제품은 3조2117억 매출규모로 전체 시장의 64.5%를 차지했다.

건기식협회에 따르면 2017년부터 4000억원 규모 시장을 형성한 프로바이오틱스가 성장주도 원료로 자리매김했다. 면역기능 관련 수요가 증가하면서 비타민도 긍정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또 체지방 감소, 눈 건강, 피부 건강 등 새로운 기능성 원료가 포함된 기타 시장도 확장 추세다.

건기식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 상황 속에서 건강에 대한 관심과 소비가 확대되면서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그 규모가 성장하고 다양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1년 내내 섭취자 27.9% = 지난 5년(2016∼2020년) 동안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직접구매와 선물 제외)에서 인터넷몰이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2020년 1조7229억원의 시장규모를 이뤄 2016년 대비 약 3배 가량 성장했다. 다음으로는 다단계, 대형할인점, 대리점, 방문판매, 약국 순으로 나타났다.

최근 국내 건강기능식품 소비자의 구매행동 지표를 보면 67.5%는 건강기능식품을 항상 섭취하고 20.3%는 환절기나 특별한 계절에만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섭취 기간은 최근 1년간 섭취자 가운데 46.6%는 2∼3개월 동안, 23.2%는 4∼5개월 동안 섭취했다. 거의 1년 내내 섭취한 경우도 27.9%에 이르렀다.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하는 이유는 △인체기능향상(49.8%) △질병예방(32.8%) △영양보충(31.7%) 등으로 나타났다.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할 때 특정 브랜드를 선택한 이유는 주로 브랜드와 제품에 대한 신뢰도/인지도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20∼30대는 주로 블로그 등의 후기를 보고, 30∼40대는 할인/프로모션 때문에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0대 이상은 잘 알려진 제품이거나 믿을 수 있는 상표라서 선택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건강기능식품을 선택할 때 소비자의 자의적 선호에 따라 구매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전문상담, 의학 치료 연계는 제한 = 자신의 건강상태와 생활습관 등에 맞은 건강기능식품을 선택하려는 욕구도 커졌다. 외국의 경우 소비자가 의뢰한 유전자 분석에 맞게 맞춤형 성분을 찾는 행태도 늘어났다.

식약처는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추천 판매제도'를 시범 운영 중이다. 개인용 의료기기 자가 측정이 이뤄지고 소비자의뢰유전자검사(DTC) 결과 등을 통해 소비자의 현재 식습관·생활습관을 분석해 보충이 필요한 건강기능식품을 전문가가 추천하고 일회 분량으로 섭취할 수 있도록 소분포장하여 판매하는 서비스다.

법령은 판매업소의 소분을 금지하고 있다. 지난해 4월 27일 산업통상자원부 규제특례심의위원회는 총 17개사 172개 매장에서 관련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제 전문가가 소비자 개인별로 필요한 건강기능식품을 조합해 소분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소분 판매는 개봉 후 품질 변화가 거의 없는 정제 캡슐 환 편상 바 젤리 등 6개 제조 형태로 한정했다. 물론 위생적으로 소분 포장할 수 있는 장치를 갖춰야 한다.

소비자에게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을 추천할 수 있는 보건 관련 전문가는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약사 한약사 영양사 등이다. 전문가는 개인용 건강관리 제품의 측정 결과 혹은 설문조사를 토대로 상담을 통해 개인에게 꼭 맞는 건강기능식품을 추천한다. 소비자의 섭취편의성은 높아지고, 과다섭취·오남용을 예방할 수 있다.

다만, 질병을 예측하거나 의학적 내용과 연관시키는 행위, 소비자의뢰유전자검사 결과를 질병 또는 치료와 연계하는 행위, 의약품(한약 포함)의 효능 및 효과와 유사하다는 광고를 하면서 제품을 추천하는 행위 등은 할 수 없다.

◆11월까지 추천 판매 모델 개발 = 식약처는 오는 11월까지 안전하고 효율적인 제도 운영을 위해 '개인맞춤형 건강 기능식품 추천 판매 표준모델'을 개발할 예정이다.

매장형태별로 상담할 때 사용할 설문내용을 표준화하고 상담 방법, 건강상담자 교육 등을 포함하고 소분할 때 위생-품질관리 준수사항, 소분 기준, 표시, 위생관리자 교육 등의 내용을 갖춘다.

올 12월부터 실증특례 시범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판매 법제화를 위해 건강기능식품법 개정 작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업종을 새로 만들고 소분 기준, 영업자 준수사항, 위반시 처분 규정 등을 담는다.

손영욱 식약처 건강기능식품정책과장은 "소비 트렌드 변화로 개인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소분 판매 제도 도입 요구가 높다"며 "제도의 안전한 안착을 위해 사후관리를 지속하고 시범사업 결과를 면밀히 검토하여 올해 안에 법제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4월 현재 서울 경기 대전 부산의 대형마트 약국 일반매장 등 31개 매장을 시범운영 중이며 5월 10개를 포함해 연내 150여개 매장이 운영을 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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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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