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상균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총장

"재단처럼 운영되는 기부자 맞춤기금 활성화"

2021-05-24 12:49:14 게재

코로나19 재난시기 취약계층 지원 한층 강화 … 사회백신프로젝트로 복지서비스 단절 차단

코로나19 유행 장기화로 복지 취약계층들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모금 및 배분 전문기관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열매)의 보다 더 적극적인 복지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랑의열매는 지난해 코로나19 유행이라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역대 최대 규모인 8462억원을 모금했다. 더불어 기부자들의 성원에 따라 전국에 다양한 복지지원사업을 펼쳤다.

18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본부에서 김상균 사무총장에게 사랑의열매가 기획하고 있는 취약계층 대상 복지서비스의 활성화 방안 등을 물었다.

김 사무총장은 "코로나19 재난시기에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한층 강화하겠다"며 "재단처럼 운영하는 기부자 맞춤기금을 활성화하고 사회백신 프로젝트 사례 등을 전국적으로 확산해 복지서비스가 단절되는 경우를 차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균│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총장(2021년 2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전남지회 사무처장, 사회복 지공동모금회 1급(전남-전북-충남-광주지회 사무처장), 메리츠증권 광주지점장, 한국투자신탁 및 서울증권 근무. 사진 사랑의열매 제공

■ 올해 모금회 주요사업에서 주목할 부분은 무엇인가.

기부자 맞춤기금을 활성화시키려 한다. 고액기부자들 중에는 재단을 만들려는 경우가 있다. 재단을 만들면 여러 가지 관리-유지-감사 등 추가활동이 필요하고 모금과 사업활동 기획 추진도 만만치 않다. 재단 설립을 공동모금회 안에서 할 수 있다. 모금회의 전문인력이 기부자가 원하는 배분사업을 대신하며 재단활동과 동일한 효과를 볼 수 있다.

10억원 이상 일시 혹은 5년간 약정기부로 시작할 수 있다. 현재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고 최우석 가족(전 중앙일보 주필) 등 9호가 활동 중이다

■ 코로나19 유행으로 취약계층 어려움 가중되고 있다. 민간복지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모금회의 계획은

복지서비스가 중단된 폐지 줍는 노인, 활동지원 부재로 일상활동이 불가능해진 장애인, 등교 제한으로 학대와 방임 위험이 높아진 아동 등 취약계층들은 더 힘들다. 정부와 지자체의 획일적인 지원과 달리 기부금 수요자의 요구에 맞게 차별화된 지원을 확대하고자 한다. 지난해 1142억원을 코로나 특별지원에 진행했다.

특히 사랑의열매 '사회백신 프로젝트'로 복지서비스 단절을 막기 위해 지원책을 마련했다. 5년간 200억원을 투입해 현재 1차 공모로 선정된 6개 기관에 38억원을 지원했다.

코로나19로 의료접근성이 제한된 가운데 지역 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왕진과 방문간호 등 의료-주거 통합 돌봄을 제공하는 통합돌봄사업(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온라인수업 등으로 돌봄공백이 발생한 아동의 식사-위생관리-학습관리 등 일상생활 기술을 증진시키는 프로그램개발과 운영하는 사업(한국학교사회복지사협회) 등 6개 사업이 진행 중이다.

■ 지난해 사랑의열매의 연간 모금액이 역대 최고 기록하고, 희망2021나눔캠페인 목표액도 초과 달성됐다. 자평한다면

국민에게 감사드린다. 지난해 개인 97만2583명이 2297억원, 법인 4만5968곳이 5142억원 코로나19 특별모금 1023억원이 모아졌다.

코로나19 유행 어려움을 이겨내자는 국민들의 상생과 연대의식이 이은 결과로 본다. 중소상인들이 힘든 상황에서 모금이 힘들 것으로 생각했는데 국민의식은 달랐다.

사랑의열매의 역할을 늘려 복지 사각지대를 살펴보고 필요한 사업을 진행하겠다.

■ 기부자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소액기부를 활성화하라는 요구가 높다. 최근 착한가정 모금프로그램 가입자 3000가정이 참여하기도 했는데 사랑의열매의 활동은

착한가정은 부모나 자녀 이름으로 일정액을 기부하는 가정을 말한다. 지난 12일 방송인 문천식씨가 사랑의열매 착한가정 3000호에 가입했다. 이봉주 박수홍 노라조 조빈 등이 가입했다. 소액 다수가 참여하는 나눔문화 확산에 착한 일터·가게 등도 있다.

2030세대가 참여할 수 있는 온라인 기반 기부플랫폼을 마련했다. 사랑의열매 크라우딩펀딩을 통해 시각장애인을 위한 투명마스크 지원, 차상위 계층의 자립을 돕는 사랑섬김사회적협동조합(김 생산 작업), 어린이통합차량 도로교통안전법 안전지원, 개선지원 사업(경광등·보조발판 설치, 노란색 전면도색 외) 등을 진행 중이다.

■ 전국적 사회복지의 균형 발전을 위한 지원사업은 어떻게 진행되나.

지역별 복지편차를 해소하기 위해 중앙회서 지역별 인구수, 복지대상수, 재정자립도, 인구1인당 모금액 등을 기준으로 매년 17개 시도지회에 지회 배분금을 지원한다. 지역에서는 지역의 복지 욕구를 전문적으로 해결하면서 지역별 모금액 편차 문제에서 비롯되는 지원사업 불균형을 해소한다.

매월 정기적으로 나눔 컨퍼런스를 열어 배분사업 결과를 배분기관과 국민에 알리고 있다. 보다 적극적으로 기부문화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

올해 651억원을 전국 17개 사랑의열매 지회에 지원한다.

■ 지역사회에서 복지사업을 하는 신규 단체의 지속가능성을 높여주기 위한 지원을 확대해야 하는 요구가 높다. 모금액 배분기획에 전환이 필요하지 않나.

소규모복지기관 지원사업 등을 통해 신생기관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고 있다. 배분사업에 참여하기 힘든 소규모 사회복지시설 지원사업에는 상시근로자 10인 이하 시설과 최근 1년 이내 배분내역이 없는 기관이 대상이다. 또, 비영리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사업을 통해 2인 이상 미설립단체, 설립 3년 미만의 신생단체를 지원했다.

■ 비대면 환경에서 모금을 활성화할 준비된 방안이 있다면

이전에 발로 뛰면서 지자체와 언론사와 같이 진행했다. 비대면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방문활동이 어려워졌다. 그럼에도 이전 만남 속에 있던 참여단체들은 연속선상에서 모금활동이 진행됐다.

비대면 상황에서 QR코드를 활용한 기부와 모바일 이용 기부방식을 개발·확대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제주지회는 제주올레 공식안내서 14곳에 QR코드 기부함을 마련했다. 기부금으로는 이동약자 접근성을 높이는 사업을 진행하게 된다. 제로페이 앱을 통해 원하는 금액을 입력해 기부하는 방식이다. 기부금영수증도 발급 가능하다. 일상 이용시설에서 활용하는 방법은 소액 참여자를 폭넓게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또 국민의 기부금을 얼마나 어떻게 사용했는지 유튜브 등을 통해 알리려 한다. 사회의 불공정 불공평 갈등 문제를 해결하는 데 모금회를 통한 기부 참여가 중요하다. 사람들의 마음이 각박해지지 않으려면 서로를 지지하며 통합하는 문화 확산이 필요하다. 모금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본다.

■ 기타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사랑의열매는 기부자와 배분 대상자의 중간매개체로 약 3만개 기관에 배분사업을 한다. 사업의 투명성 객관성 공정성을 유지하며 전문위원회가 운영해 배분 결과를 기부자에게 자세히 알려준다. 지역과 종교 정파를 초월해 온 국민이 기부문화에 참여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통로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관련기사]
사랑의열매, 학생 나눔교육 강화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김규철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