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금 투자 확대
국제 금값 3개월째 상승세 지속
암호화폐 급락에 안전자산 주목
25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 따르면 전일 6월물 금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7.80달러(0.4%) 상승한 1884.50달러에 마감했다. 지난 1월 이후 최고치다.
금값 상승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이 예상보다 빨리 진행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자극했다. 달러화 약세도 금 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금리 안정화와 달러 약세 전환을 꼽을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 위험회피 수요 유입으로 금과 은의 투자 매력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금과 같은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 선호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길게 보면 연말까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암호화폐의 급락도 금값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가격 급락으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약화되며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상대적 선호가 높아지고 있다"며 "이달 들어 비트코인 신탁의 자금이 급격히 줄어드는 가운데 금 상품으로의 자금 유입이 늘어났는데 암호화폐의 변동성이 확대될수록 금 투자가 확대될 개연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다만 하반기에는 금값의 상승세가 제한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강해지는 가운데 국채 금리 상승, 미국 달러 강세 등을 감안하면 상승 추세가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라는 설명이다.
황현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쯤에는 연준의 테이퍼링 언급 가능성이 상존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금 가격의 강세를 견인했던 명목금리 경직과 실질금리 유지 속 기대 인플레이션율 개선이라는 매크로 흐름에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며 "이는 곧 매크로 측면에서의 금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최근에는 연준의 물가채 보유잔고 증가세가 둔화된 모습이다. 황 연구원은 "이는 실질금리의 상승으로, 즉 미국의 물가연동국채(TIPS) 가격 상승으로 연계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러한 현상은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자리매김했던 금 가격의 하락을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