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협력으로 포스트 코로나 대응 나선다

2021-05-26 12:11:51 게재

중소기업 업종간·하도급거래 양극화 심화

공공기관, 성과공유 협력 의미있는 성과

"개방형 혁신으로 포스트 코로나 대비"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가치사슬체계(GVC)가 급변하고 있다. 선진국의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고, 기존 글로벌 가치사슬이 지역화, 블록화되고 있다.

세계 유수 석학들은 코로나19는 기존 글로벌 가치사슬체계 붕괴를 촉발하고 향후 지역 공급가치사슬 변화 가능성을 제기했다.

장 폴 로드리그 미국 호프스트라대 교수는 지난해 4월 글로벌경제의 이중구조화를 전망했다. 선진국들 핵심산업은 내부화하고, 기술력 등에 제약없는 상품은 기존 글로벌 가치사슬을 활용하는 이원적 전략을 추진한다는 논리다.
수자원공사와 동양수기산업이 공동개발한 하이브리드형 흡입식 슬러지수집장치. 사진 동양수기산업 제공


이러한 변화는 국내 가치사슬체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의 업종간 양극화는 물론 대기업 의존도가 높은 하도급 기업간 차이도 커지고 있다. 실제 매출의 85% 이상을 대기업에 의존하고 있는 하도급기업은 생존마저 위협받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지난해 "기존 공급체인이 1차 벤더(협력사) 위주로 설계돼 2~3차 벤더는 위험의 사각지대에 노출돼 어려움에 직면한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포스트 코로나 대응 방안으로 '개방형 협력 강화'를 제시했다. 이미 선진국들은 자국내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백 훈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대기업은 내부혁신만으로 시장내 경쟁우위 확보의 한계성을 인지하고 공급처인 1차 하도급기업과 혁신활동을 촉진하면서 높은 부가가치를 실현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분석하며 "하지만 2차 이하는 대부분 대응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닥친 위기를 극복하고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려면 대기업의 적극적인 상생 노력과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통안전공단와 아이엑스가 개발한 '자동차 OBD 통신모듈'(KANET). 사진 아이엑스 제공

◆성과공유 기반 기술개발 = 상생협력에 공공기관이 모범을 보이고 있다. 성과공유제를 기반으로 중소기업 기술개발과 제품 판로를 지원하고 있다.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이 운영하는 성과공유제는 꾸준히 의미있는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성과공유제'는 수·위탁기업 간 신기술 개발, 원가절감 등 공동혁신 활동을 통해 성과를 창출하고, 이를 사전에 합의한 방식으로 공유하는 제도다.

한국철도는 중소기업 씨에스아이엔테크와 협력해 '철도차량 ATP MMI 국산화 개발' 과제를 통해 부품국산화에 성공했다.

한국철도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고가의 외산부품이 일방적으로 단종되자 부품 국산화에 나섰다. 공사는 제작비와 검사비용 등을 지원하고 씨에스아이엔테크는 자체 보유기술을 활용했다.

과제 성공으로 공사는 기존보다 1대당 약 23% 부품 구매비용을 절약할 수 있었다. 씨에스아이엔테크는 공사와 수의계약으로 약 1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농어촌공사는 중소기업 봄에코텍과 함께 '제주도 특화형 경량형 조립식 저류시스템 개발' 과제를 수행했다. 이를 통해 기존 저류조 단점을 개선하고, 제주도의 지형적 특성과 경관을 고려한 맞춤형 기술개발에 성공했다.

농어촌공사가 저류시스템 성능 개선을 진행한 이유는 기존 저류시스템의 고비용 등 비효율성 때문이다. 기술개발로 기존보다 약 30% 설치비용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봄에코텍은 농어촌공사와 수의계약을 체결해 6억8000만원 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교통안전공단은 아이엑스와 '자동차 OBD 통신모듈'(KANET)을 제작했다. KANET은 자동차에 설치된 첨단 전자식안전장치 이상 유무를 진단하는 시스템(KADIS) 운영관련 핵심부품인 자동차 전자장치 진단(OBD) 데이터를 송·수신시키는 연결장치다. 공단은 개발기술에 대한 특허 2건과 디자인 특허 1건을 출원했다.

교통안전공단은 "KANET은 자율자동차 기반의 첨단 전자식안전장치까지 효율적으로 검사할 수 있는 검사장비로 국내 자동차검사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아이엑스는 수의계약을 통해 2억3000만원 가량 매출을 올렸다. 2021년 하반기부터 민간검사소(약 1700여개)의 KADIS 사용이 확대될 것으로 보여 아이엑스의 추가 매출이 예상된다.

서울교통공사는 얍컴퍼니와 개발한 'ICT 기반 교통약자 모바일서비스' 기능. 사진 얍컴퍼니 제공

서울교통공사는 얍컴퍼니와 함께 'ICT 기반 교통약자 모바일서비스 연구개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 서비스는 서울교통공사의 '또타지하철' 모바일 앱에 도착역 알림서비스와 실시간 열차 운행정보 등을 문자와 음성으로 안내하는 등 교통약자(시각장애인)에 특화된 기능을 추가한 것이다.

현재 서울시내 3개 지하철역(군자, 신금호, 신용산)에 구축해 시범운영하고 있다. 이 서비스 개발로 서울교통공사는 얍컴퍼니와 7억4000만원 규모의 수의계약을 체결해 성과를 공유했다.

한국수자원공사와 동양수기산업은 '하이브리드형 흡입식 슬러지수집장치'를 개발했다. 기존 저농도·고유량 침전슬러지 제거가 어려웠던 공정상의 한계점을 극복하며 수처리 공정의 효율성을 높였다. 소모전력도 기존 대비 20% 이상 절감시켰다.

'하이브리드형 흡입식 슬러지수집장치' 개발로 수자원공사와 동양수기산업은 14억원 규모의 수의계약을 체결해 성과를 공유했다.

동양수기산업은 "성과공유과제를 통해 지속적으로 수자원공사에 제품이 판매되고 있으며, 향후 상·하수도를 관리하는 다른 기관들에게도 납품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소기업간 격차도 심해 = 한편 코로나19로 중소기업 업종간 양극화는 심화됐다. 중소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전기·전자(64.0%) △소프트웨어·인터넷·방송서비스(18.6%) 등 비대면 및 신산업 업종은 성장했다.

반면 △유통·대면서비스(-26.4%) △철강·금속(-37.8%) △서비스 업종과 기계(-72.8%) 등 전통 제조업은 성장이 감소했다.

거래관계 속 하도급 기업간 격차도 심각하다. 중소기업중앙회의 '2020년 중소기업실태조사'(2018년 기준)에 따르면 대기업이나 1차 하도급기업에게 위탁을 받는 수급기업 비중은 10년간 평균 45.6%였다.

매출액 의존률은 80% 이상으로 집계됐다. 매출액 의존도는 2009년 76.7%에서 2018년 81.8%로 증가했다. 소기업 일수록 의존율이 높았다.

지난해 2분기 기준으로 기업당 평균 부가세 신고금액의 경우 1차 하도급기업은 전년 동기보다 7.27% 줄었다. 2차 하도급기업은 1.3%로 약 3배 정도 악화됐다. 저기술 위주의 2차 이하 하도급기업은 대외 환경에 더욱 취약한 셈이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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