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부글 부글' … 7월 행동 나서나

2021-06-02 11:43:06 게재

손실보상법 처리 미뤄 정부·여당에 실망

내년 최저임금 수준따라 갈등 폭발할 수도

소상공인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뭔가 터질 분위기다. 국회가 코로나19 방역조치에 따른 영업손실 보상법 처리가 계속 미뤄지고, 정부가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어서다.

최근에 만난 소상공인 단체 핵심 관계자는 "소상공인들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당장이라도 거리로 나설 분위기"라며 "정부와 민주당은 소상공인의 분노를 여전히 모르는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각에서는 '7월을 주목하라'는 말이 나온다.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할 법정 시한이 7월이다. 소상공인에게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 최저임금 결정 수준에 따라 갈등이 폭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소상공인연합회 회원들이 4월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소상공인 손실보상 소급적용 법제화 처리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 소상공인연합회 제공


◆법안소위 무산에 비난 = 소상공인들 사이에서는 정부와 여당을 향한 비난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소상공인들이 모였다. 지난 5월 28일 '손실보상법'을 논의할 예정이었던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법안소위가 무산된데 따른 항의다.

5월 12일 법안심사 소위에서 여야는 손실보상법을 소급적용하자는 데 뜻을 하나로 모았다. 25일에는 여야 국회의원 117명이 나서 손실보상법의 신속한 통과를 촉구하기도 했다. 소상공인들은 희망을 가졌다. 그러나 법안소위 연기로 소상공인 기대는 희망고문으로 끝났다

소상공인비상행동연대는 "정부의 방역조치로 1년 반 동안 소상공인들은 정부의 일방적인 규제로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면서 "피해액에 대한 손실보상 소급적용을 당장 실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단체는 "정부와 여당은 손실보상법 논의는 무산시키고 4차 수퍼재난지원금을 개인별로 지급하기로 했다"면서 "손실보상법은 유령소상공인단체를 내세워 최저금리대출 등 대책으로 포장해 국회통과를 노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같은날 소상공인연합회도 "입법 청문회까지 개최해 놓고 법안소위를 연기한 것은 소상공인들의 절박한 처지를 외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합회는 "K-방역의 최전선에서 적극 협조한 대가가 처참하고 절박한 처지만 남은 상황"이라며 "정부와 여당은 대승적으로 나서 소상공인들의 염원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천막농성 51일째와 단식농성 6일째를 이어온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은 "영업손실은 단순히 금전적 보상 차원이 아니다"며 "공권력에 의해 훼손된 대한민국 국민으로써 헌법적 권리인 '인간의 존엄성 회복'과 '생존권 보장'과 관련된 문제"라고 강조했다.

◆기대가 분노로 바뀌어 = 정부와 여당은 갈팡질팡하거나 이견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맞물려 경기 활성화를 위한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필요성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27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손실보상 방안으로 '선 지원 후 법제화 논의'를 제시했다. 소상공인 손실보상제 법제화에 대한 논의는 별도로 하고 급한 불을 먼저 끄는 게 소상공인에게 도움이 된다는 취지다. 그는 "(손실보상제에 대한) 법리 논쟁에 빠져서 버팀목자금 플러스가 나간 이후 (추가 지원이) 논의조차 안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전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것보다 같은 재원을 들이더라도 어려운 계층을 좀 더 두텁게 지원하자는 입장이다.

소상공인들의 절박함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다. 이는 소상공인과 정부 사이에 갈등을 악화시키고 있다.

소상공인단체 관계자는 "소상공인단체들은 정부와 호흡을 맞추려 하지만 본심은 이미 기대를 접었다"면서 "밑바닥 민심은 대정부 투쟁을 강하게 요구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7월'이 주목받고 있다.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법정 시한이 7월이다.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에 따라 소상공인들이 집단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소상공인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소상공인 93%는 내년 최저임금의 동결 또는 인하를 요구했다. 현재 내년 최저임금을 놓고 경영계와 노동계는 대립하고 있다. 경영계는 '최저임금 안정' '업종별 차등적용'을 요구하고 있다. 노동계에서는 '최저임금 1만원' 달성을 주장하고 있다.

현직 소상공인 단체장은 "정부와 여당은 소상공인의 기대가 분노로 바뀌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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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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