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장대식 넷제로2050기후재단 이사장

"기후위기대응, 기술개발이 곧 실천"

2021-06-03 10:51:07 게재

민간·지역 주도형에 중점

미래세대 환경 교육 중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서는 기술개발과 미래세대 교육이 중요합니다. 탈탄소경제 실현을 위해서는 고탄소 지향적인 압축성장 패러다임에서 탄소중립적인 지속가능발전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이때 필요한 것이 민간주도의 기술혁신입니다. 탄소중립을 위한 기술혁신 없이는 탈탄소경제 정착에 따르는 고비용 구조를 감당할 수 없어요. 기술이 곧 실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사진 이의종


1일 서울 남부터미널 인근에서 만난 장대식 '넷제로(NET ZERO) 2050기후재단' 이사장은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넷제로2050기후재단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국내외 학계, 시민사회 등과 연대해 정책개발과 제언, 미래세대 교육 등을 한다. 외교부 산하 비영리법인으로 지난해 출범했다.

장 이사장은 인터뷰 내내 연대를 강조했다. 탄소중립 사회 실현을 위해서는 단일 국가 단위 노력으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장 이사장은 "글로벌 시민사회 일환으로 세계와 함께 기후위기와 지속가능발전에 대해 고민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미국 유럽연합 등 선진국들과 정책교류 및 협력을 위한 채널이 있어야만 탄소국경세 등 새로운 통상 압력에 흔들리지 않고 우리나라만의 탄소중립 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탄소국경세란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국가에서 배출량이 적은 국가로 상품·서비스가 수출될 때 적용되는 무역관세의 일종이다.

◆세대를 뛰어넘는 기후위기 대응 가치 공유 =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서는 지역뿐만 아니라 세대를 뛰어넘는 가치 공유와 인식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10대들이 40대가 되어 겪게 될 문제를 우리 세대가 선제적으로 고민하고 해결방안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때문에 기성세대와 어린이 청소년 MZ세대(1980년대 초 ~ 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Z세대'를 아우르는 말) 등이 기후위기에 대해 소통하며 공통된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합니다."

넷제로2050기후재단은 미래세대 환경 교육을 다양하게 준비 중이다. 자연환경 보호 위주의 종전 교육 프로그램에서 한층 발전해 △에너지 생산과 활용 △에너지 효율화 △소재의 탈탄소화 △산림복원 등 여러 영역을 다룰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고려대와 교육 현장에서 탄소중립 관련 프로그램을 추진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폐교를 활용해 미래세대 환경교육장을 만드는 작업도 하고 있다.

◆지역은 물론 남북 탄소중립 교류에도 역할 = 넷제로2050기후재단은 4월 5일 춘천시와 탄소중립 도시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넷제로2050기후재단의 전문가 그룹들과 함께 1억그루 나무심기 등 다양한 탄소중립 실천 프로젝트를 할 계획이다.

장 이사장은 "중국 엘리언그룹의 사막화 방지사업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쿠부치 사막의 녹화사업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는 물론 기업 성장으로 이어진 사례로 우리에게도 많은 시사점이 있다"고 말했다. 엘리언그룹은 30여년간 쿠부치 사막에서 대규모 녹화사업을 벌이는 등 사막화 방지 사업을 벌였다.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 사무국으로부터 '올해의 생명의 땅(Land for Life)' 상을 받기도 했다. 넷제로 2050기후재단은 엘리언그룹과 사막녹지화 등 공동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탄소배출권을 확보, 향후 배출권거래 사업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장 이사장은 "중장기적인 과제인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서는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일관성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중앙정부 주도가 아닌 지역 주도형 모델이 필요하다"며 "탄소중립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알려진 덴마크 코펜하겐의 경우 지역과 지방정부 상황에 맞게 정책의 우선순위를 정해 꾸준히 실천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역에 기반을 둔 산업의 성장과 지방정부의 탄소중립 전략이 상호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넷제로2050기후재단은 북한과의 협력 방안도 고민 중이다. 우선 통일부와 8월 31일부터 9월 2일까지 '2021 한반도 국제평화 포럼(KGFP 2021)'을 열 계획이다. '새로운 남북관계 비전과 한반도 평화, 경제, 생명공동체'가 포럼 주제다.

"통일을 대비해 탄소중립적인 남북교류를 어떻게 할 수 있을지 논의를 하는 자리입니다. 글로벌 이슈라고 강조하면서 정작 북한과의 협력 방안을 고민하지 않는 것은 말도 안 되잖아요. 남북이 앞으로 어떤 방향의 산업으로 함께 가야할지 등 다방면으로 고민 중입니다. 탄소중립 사회 실현을 위해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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