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학업 결손에 수능 최저학력기준 완화

2021-06-10 11:49:41 게재

서울대·서강대·중앙대 결정

22곳, 실기·실적 전형 변경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학습 결손으로 서울대학교가 2022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전형 지역균형선발전형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완화했다. 또 서강대와 중앙대도 최저학력기준을 완화했으며, 22개 대학은 대학별 고사 일정을 변경하고 실기를 축소하기로 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대학입학 전형위원회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대학별 고사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56개 대학의 2022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 신청을 승인했다고 9일 밝혔다.

◆고3 재학생만 응시 가능한 전형 = 서울대는 2021학년도에 이어 2022학년도에도 고3 재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수시 지역균형선발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하향했다.

변경 이전에는 음악대학을 제외한 전 모집 단위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최저학력기준이 '국어·수학·영어·탐구 4개 영역 중 3개 영역 이상 2등급 이내'였다. 또 음악대학의 경우 '4개 영역 중 2개 영역 이상이 3등급 이내'로 제한했다. 그러나 서울대는 음악대학을 제외한 전 모집 단위의 최저학력기준을 '4개 영역 중 3개 영역 이상 3등급 이내'로 변경했다. 음악대학의 경우 '4개 영역 중 2개 영역 이상 4등급 이내'로 하향 조정했다.

서강대도 수시 학생부교과(교과장 추천) 전형의 최저학력기준을 '국어·수학·영어·탐구(한 과목) 중 3개 영역 등급 합이 6등급 이내이면서 한국사 4등급 이내'에서 '국어·수학·영어·탐구(한 과목) 중 3개 영역이 각각 3등급 이내이면서 한국사 4등급 이내'로 하향했다.

또 중앙대 본교 캠퍼스는 인문계열의 지역균형전형 최저학력기준을 국어·수학·영어·사회/과학탐구(한 과목) 중 3개 영역 등급 합이 6 이내에서 7 이내로 완화했다. 자연계열의 경우 2개 과목 평균을 반영하던 탐구영역을 상위 1개 과목 반영으로 수정했다. 중앙대는 제2캠퍼스의 지역균형전형 최저학력기준도 완화했다.

대교협에 따르면 최저학력기준이 완화된 4개 전형은 모두 고3 재학생만 응시할 수 있어 수험생 유불리 논란과는 거리가 있다.

대교협 관계자는 "현 고3 학생들은 코로나19 때문에 작년부터 학업 결손이 생겼다"며 "최저학력기준을 완화하는 것이 고3을 배려하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문·이과 통합수능 때문 아니다" = 교육계 일부에서는 최저학력기준 완화를 두고 문·이과 통합 수능 체제 도입에 따라 인문계열 학생들이 불리해진 점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대교협 관계자는 "그 점을 고려했다면 엄청나게 많은 변화가 생기고 유불리 문제가 생겼을 수 있다"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입시업계는 최저학력기준 완화로 문과 학생들의 부담을 더는 효과가 생겼다고 분석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코로나19 상황만 고려한 것이 아니라 수능에서 문과 학생들의 불리함을 완화하는 조처로도 해석된다"며 "이번 조처로 학교 내신상위권 학생들은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학별 고사 일정 변경 = 한편 22개 대학은 실기·실적 전형 등에서 자격 기준과 기간 등의 범위를 변경했다. 각종 대회나 시험이 코로나19 등으로 열리지 않은 점을 고려해 지원 자격을 푼 것이다.

고려대는 외국인 특별전형에서 공인 한국어 성적이 없더라도 온라인 레벨테스트를 거쳐 언어 능력을 인정받으면 어학 능력 자격을 인정하기로 했다. 또 연세대는 체육 인재 특기자전형의 국내 경기실적 인정 기간을 연장했다.

수험생의 밀집도를 낮추기 위해 실기 고사 종목·유형을 축소한 대학도 한양대 성신여대 등 20곳에 달했다. 전형 일정을 변경한 대학도 연세대 한양대 등 7곳으로 집계됐다. 비대면 평가 방식 도입에 따라 변별력이 약해져 단계별 합격자 배수 조정을 하는 등 전형 요소 반영 방법을 변경한 대학도 17곳에 이르렀다.

대교협 관계자는 "각 대학은 대학별 고사 변경 사항을 안내할 예정"이라며 "수험생은 지원 대학의 입학전형 변경사항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할 경우 대학별 고사 일정 연기 등을 신청하는 대학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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