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MZ세대도 암호화폐 투자 열기

2021-06-11 11:39:00 게재

'암호화폐 거래 단속'에도 내 집 마련 등 희망 품고 투자

중국 정부의 암호화폐 거래 단속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MZ세대(20·30대)들은 암호화폐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암호화폐 투자를 통해 내 집 마련 등 중산층 진입을 꿈꾸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0일 중국의 MZ세대가 친구들이나 온라인 인플루언서의 영향을 받아 암호화폐 투자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이달 초 웨이보(중국의 트위터)를 통해 진행된 암호화폐 관련 설문조사에서 2만9000명의 응답자 중 44.8%가 암호화폐에 투자했다고 답했다. 웨이보에서만 '비트코인'을 검색하면 117억회 이상 조회된 수십만개의 게시물이 나온다. 다른 중국 소셜 미디어에도 수많은 게시물이 있다.
중국 당국의 통제에도 불구하고 암호화폐에 투자하려는 MZ세대가 점점 더 늘어나면서 장기적으로는 법정화폐와 암호화폐가 경쟁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연합뉴스


사이먼 자오 북경사범대-홍콩침회대 연합국제학원(BNU-HKBU) 인문사회과학부 학장은 "중국 젊은이들은 휴대폰을 사용해 주식을 구입하고 온라인 대출을 신청하는 데 익숙하기 때문에 인터넷을 통해 암호화폐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빅데이터 컨설팅업체인 모브테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8000만명 이상의 중국 투자자들이 모바일 앱을 이용해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데이터에 따르면 모바일 앱을 통해 투자 관련 구매를 하는 신규 개인의 수는 2000만명을 넘어섰으며 그중 52.9%가 30세 미만이었다.

자오 학장은 "중국 젊은이들은 40~50대보다 투기에 더 관심이 많고 장기 투자에 대한 관심은 적다"면서 "고위험 고수익 투기 시장은 많은 젊은 중국인들에게 항상 인기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신문이 만난 선전에 사는 온라인 콘텐츠 프로듀서 웬디 리(32세)와 비디오 에디터인 그녀의 남자친구 헨리 이(29세)는 지난 4월 중국의 암호화폐거래소 중 하나인 지비닷컴을 통해 8만위안(약 1393만원)을 함께 투자했다.

그들은 앱을 통해 6.47~6.81위안에 테더코인(USDT)를 구입한 다음 유니코인, 폴카도트코인, 이더리움, 라이트코인 등을 샀다. 몇 주 후에 그들의 암호화폐 자산가치는 10만위안(약 1740만원)으로 상승했지만 5월 초 시장이 급락했고 그들은 추가로 3만위안(약 522만원)을 투자했다.

최근 전체 자산가치가 절반으로 줄어들면서 암호화폐에 대한 두 사람의 입장이 갈라졌다. 웬디 리는 "많은 정부가 암호화폐 거래와 채굴을 단속하는 정책을 도입했다"면서 "리스크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하지만 헨리 이는 시장이 다시 예전처럼 급등할 것이라고 보고 가격이 하락했을 때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는 "암호화폐는 리스크도 매우 높지만 우리와 같은 젊은 서민들이 빨리 부자가 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면서 "이걸 놓치면 우리는 평생 동안 선전에서 아파트 살 돈을 가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많은 젊은 중국 투자자들은 다양한 지표나 암호화폐 시장의 운영 논리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인터넷 정보 및 해외 투자 규제 때문에 시장 변화에 대한 대응도 늦다.

선전의 디지털경제 평론가 궈중샤오는 "대부분의 중국 젊은이들은 암호화폐와 금 가격, 미국 달러, 글로벌 인플레이션 기대 등과의 상관관계에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베이징 소재 블록체인 및 빅데이터 컨설팅업체 데이터친의 프랭크 쿠이 수석연구원은 "중국에서는 정부가 암호화폐 거래를 불법으로 간주하고 있고 개인 투자자가 시장을 이해하고 위험을 적절하게 평가할 충분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훨씬 더 위험하다"고 평가했다.

쿠이 수석연구원은 "공식 언론은 시장 거래와 외환에 대한 단속과 제한에 대한 뉴스만 게재할 것"이라면서 "중국에서 암호화폐는 가격 변동에 제한이 없고 법적 보호도 없는 24시간 도박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쿠이 수석연구원와 자오 학장은 중국 당국의 통제에도 불구하고 암호화폐에 투자하려는 MZ세대가 점점 더 늘어나면서 더 많은 시장 충격이 생기고 장기적으로는 법정화폐와 암호화폐가 경쟁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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